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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돈(異次頓)의 순교 당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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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元和) 13년(818) 무술(戊戌) 8월 10일 부처 … 왕이 명분을 잃고 고분고분 따르는 것을 견디지 못하였는데, 나라는 백성들의 역(役)이 부족하여 ▨민(民)에게서 ▨를 거두어 들여 불법(佛法)을 일으키고 … 국왕은 잘 때나 밥 먹을 때나 진정으로 하늘을 우러러 부처를 부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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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찌하리오. 천하(天下)에 나 혼자이니, 누구에게 의지하여 짝을 삼아 불교를 일으켜 세우고 법을 남기리오.”라고 하였다.
이때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염촉(猒髑)이었다. (그는) 임금의 얼굴을 우러러 쳐다보고 울분이 나서 먹는 것도 잊은 채 엎드려 임금께 천천히 아뢰었다. “보잘것없는 제가 생각건대 임금께서 큰 뜻을 가지고 계신 듯합니다. 옛사람의 말에 나무꾼에게도 계책을 물어본다고 하였으니, 제게도 물어 보시기를 원하옵니다.” 왕이 곧 화를 내면서 말하기를, “얘야.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염촉이 정중하게 답하여 말하기를, “임금께서 긍휼히 여기시는 것은 불법(佛法)이 되어야 옳은 것이 아니옵니까?”라고 하였다. 임금께서 곧 천천히 일어나며 탄식하듯 말하였다. “어린 사람도 이와 같은데, 어찌 옳지 않겠는가? 만약 내가 천하에 불교를 유행시킨다면, 벌레 같은 무리도 인간세계나 천상 세계로 상승할 수 있으며, 나라는 풍요롭고 백성은 평안하여 가히 삼한(三韓)에 통할 수 있고 또한 사해(四海)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염촉이 말하기를, “여러 신하가 … 비밀스런 계책을 들으니 … 북서(北西)의 군사를 항상 …”라고 하였다.
(임금께서 말하기를,) … “…나도 이미 들었으니 … 방도로 삼으리라”고 하였다. 염촉이 말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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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신하가 말다툼을 하다가 고의로 잘못을 범하여 … 저의 목을 …하면, 신하와 백성들의 나태함이 사라질 것이니, 어찌 감히 명을 감히 어기겠습니까?”라고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비록 이 ▨가 있다고 하나, 어찌 감히 무고한 목숨을 ▨하겠느냐?”라고 하였다. 염촉이 말하였다. “천하의 ▨에 ▨보다 ▨한 것이 없고, 불자(佛子)의 ▨에 죽음보다 ▨한 것은 없습니다. … 비록 죽더라도 불법이 유행하게 된다면, 작은 ▨에 비길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임금이 … 작은 것을 잊고 큰 것을 … 깨달은 듯 탄식하였다. 염(촉)이 말하기를, “▨는 벼슬은 하지 않았지만 …를 품고 …은 백성에게 있고 마음은 왕에게 …”라고 하였다. … 만약 이와 같은 자라면, 가히 불법에 귀의하여 믿음이 두터운 사람이라고 할 만하도다. 왕의 … 할 수밖에 없었다.
…을 정전(正殿)에서 … 칼을 찬 사람을 사방에서 방비케 하며, … . 왕이 이에 묻기를, “그대들은 내가 불법을 믿어서 탑을 세우고자 한다고 해서 반역을 꾸며 … ”라고 하였다. 여러 신하들이 엎드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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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를, “신들은 절대로 반역의 뜻을 ▨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가 있다면, … 맹세합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를 불렀으나 … 대답이 없었다. 왕이 … 염촉을…하였다. (염촉은) … 하면서 눈물을 뿌리며 북쪽으로 향하였다. 관리가 곧 관을 벗기고 그 손을 뒤로 묶어 관아의 뜰로 끌고 가서 큰 소리로 목숨을 거두겠다고 고하였다. 목을 벴을 때 목 가운데에서 흰 젖이 한 장(丈)이나 솟구치니, 이때 하늘에서는 꽃비가 내리고 땅이 흔들렸다. 사람들은 서글프게 울었고 동요하면서 불안해 하였다. 길에는 곡(哭)소리가 이어졌고 우물에는 완전히 발길이 멎었으며, 눈물을 흘리면서 염을 마쳤다. 시신은 북산(北山)에 안장하고 서산(西山)에 사당을 세웠다. 저 법흥왕(法興王)이 즉위한 대동(大同) 15년 을미년(乙未年) 이래로 지금 당(唐)나라 영태(永泰) 2년 병오(丙午)에 이르기까지 253년이다.
이때 늙은 혼백(老魄)이 채찍을 들고 배회하며 도성 주변에 이르러 옛 무덤을 바라보니, 그 가운데 한 무덤에서 어린 혼백(幼魂)이 홀연히 나왔다. 늙은 혼백이 가엽게 여기며 말하기를, “슬프구나! 그대여. 단지 옛사람의 무덤을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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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만났는데, 꿈에 본 아들의 혼백과 같구나.”라고 하였다. 혼백이 대답하였다. “너는 듣지도 못하였느냐. 옛날에 어떤 왕이 불법을 일으키고자 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하였다. 나는 염▨로서 …”라고 하였다
(이하 해석 불가).
「이차돈 순교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