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 명이 계(契)를 맺어 매향(埋香)
하며 발원하여 지은 글
'매향(埋香)' 관련자료
무릇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묘과(妙果)를 얻으려 한다면 반드시 수행과 서원(誓願)이 서로 도와야 합니다. 수행이 있고 서원이 없으면 그 수행은 반드시 의지할 데 없이 홀로 되며, 서원이 있고 수행이 없으면 그 서원은 헛되게 됩니다. 수행이 홀로 남으면 그 과보(果報)를 잃고 서원이 헛되면 그 복이 적게 됩니다. 그러므로 두 가지 업(業)은 함께 이루어야 묘과(妙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빈도(貧道)와 수천 명의 사람들이 함께 커다란 서원을 일으켜 침향목(沉香木)을 묻고 자씨(慈氏 : 미륵불)의 하생(下生)과 용화삼회(龍華三會)를 기다리려 합니다. 이 향을 지니고 있다가 미륵여래(彌勒如來)에게 봉헌(奉獻) 공양(供養)하여 청정(淸淨)한 법(法)을 듣고 무생인(無生忍)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진리를 깨달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
을 깨달아 불퇴지(不退地)
수행에 있어 물러섬이 없는 단계
를 이루고자 합니다. 바라건대 함께 발원한 사람들이 모두 내원(內院)
도솔천에 있는, 미륵보살이 살면서 설법하는 곳
에서 태어나 불퇴지를 증명하기를 원합니다. 자씨여래(慈氏如來)께서는 보시고 우리를 위하여 증명하시어 우리가 미리 이 나라에서 태어나 설법을 듣고 도를 깨달아 일체가 모두 갖추어져 바른 깨달음을 이룰 수 있게 하소서. 주상전하(主上殿下)의 만만세(萬萬歲)와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하기를 기원합니다.
홍무(洪武) 20년 정묘년(丁卯年, 1387) 8월 28일 묻음
우바새(優婆塞)⋅우바이(優波夷)⋅비구(比丘)⋅비구니(比丘尼)
총합계[都計] 4100인
달공(達空)
새긴 사람[刻] 김용(金用)
쓴 사람[書] 수안(守安)
대화주(大化主) 각선(覺禪)
『한국금석전문』 중세하편(허흥식, 아세아문화사, 1983), 「사천매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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