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릇 사물의 이름 여러 글자를 혹 1자 또는 2자로 지적되는 것은 모두 수록하였고, 연철되어 허자(虛字)로 불리는 수찰자(水札子), 마포랑(馬布郞) 같은 것은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혹 숨은 뜻이 있는 것은 주(註) 아래 달아 놓았다.
2. 한 사물의 이름이 여러 가지로 된 것이 있고 그 속칭이나 별명이 역시 여러 가지로 다른 것이 있는데, 만약 한 자 아래마다 수록하면 그 자리가 좁고 주(註)가 번거로울까 하여 나누어 여러 글자 아래 수록하였다. 비록 각 사물의 이름이 비슷한 것 같으나 실제로는 같은 사물이다. 그 주를 간단하고 편리하게 하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다.
3. 한 글자에 두세 개의 이름이 있는 것은 또한 두세 개의 이름으로 수록하였는데 채(蔡) 자(字)
아욱⋅해바라기
조(朝) 자(字)
조석⋅조정
행(行) 자(字)
덕행⋅시행⋅행보
와 같은 것들이다. 4. 무릇 사물의 이름 여러 글자가 상⋅중권에 방해가 되고 장애가 되어 수록하지 못한 것은 또 하권에 수록하였고, 그 밖의 허자는 배울 수 있는 자가 비록 많으나 이제 책 질이 번거로울까 하여 다 수록하지 아니하였다.
5. 무릇 글자의 음이 우리나라에 전해지면서 차이가 있는 것은 이제 많이 바로잡아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바르게 익히도록 기약하였다.
6. 의가(醫家)의 병명(病名)이나 약명(藥名)의 여러 글자가 혹시 뜻이 여러 가지로 해석되어 한 가지로 부르기 어려운 것과, 혹시 일상적으로 불리지 않는 것은 이제 같이 수록하지 아니하였다.
7. 주(註) 안에 속(俗)이라고 칭한 것은 한인(漢人)들을 가리켜 이른 것이다. 사람들 가운데 혹시 한나라 말을 배운 자도 겸하여 통할 수 있는 고로 한나라에서 속칭으로 일컫는 이름을 많이 수록하였으나 주(註)가 번거로울까 두려워 역시 다 수록하지 아니하였다.
8. 무릇 한 글자가 여러 가지로 풀이되는 것은 혹 일상적으로 쓰이는 풀이를 취하지 않고 먼저 특별한 뜻으로 사용되는 것을 들었다. 그것은 쓰이는 바가 특별한 뜻에 있고 일상의 뜻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9. 무릇 변두리 시골에 있는 무식한 사람은 언문
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제 곧 언문자를 같이 적어 그들로 하여금 언문
을 먼저 배우게 하고 다음에 훈몽자회를 배우게 한즉 거의가 깨우칠 수 있는 이로움이 있고, 문자를 통하지 못하는 사람도 역시 언문
을 다 배우고서 글자를 알게 한즉, 비록 선생이 없다 하더라도 역시 장차 문장을 통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언문' 관련자료
'언문' 관련자료
'언문' 관련자료
10. 주⋅군에 이 책을 널리 간행하여 한 마을에 한 권씩 각기 학장을 세워 어린이를 깨우쳐 부지런히 징계하고 권장하여 아이들이 학문을 이루기를 기다려 향교
와 국학
의 반열에 진출하게 되도록 돕는다면 사람들이 모두 배우기를 즐겨할 것이므로 이 책을 만든 뜻이 있을 것이다.
'향교' 관련자료
'국학' 관련자료
11. 언문자모(俗에서 이른바 반절 27자)
초성과 종성에서 쓰이는 8자
ㄱ(기역) ㄴ(니은) ㄷ(디귿) ㄹ(리을) ㅁ(미음) ㅂ(비읍) ㅅ(시옷) ㅇ(이응)
末 衣 두 자는 다만 그 글자의 우리말 뜻을 취해 사용하였다.
기 니 디 리 미 비 시 이 8음은 종성에 사용되었고, 역은 귿을 음 읍옷 응 8음은 종성에 사용되었다.
초성에만 쓰이는 8자
ㅋ(키) ㅌ(티) ㅍ(피) ㅈ(지) ㅊ(치) ㅿ(ㅿㅣ) ㅇ(이) ㅎ(히) 箕자 역시 이 글자의 우리말 뜻을 취하여 사용하였다.
종성에만 쓰이는 11자
ㅏ(아) ㅑ(야) ㅓ(어) ㅕ(여) ㅗ(오) ㅛ(요) ㅜ(우) ㅠ(유) ㅡ(응에서 종성은 사용하지 아니함) ㅣ(이에서 다만 중성만 사용함) · (사에서 초성은 사용하지 아니함)
초성과 중성이 합하여 글자가 된 예
ㄱ 초성에 중성 ㅏ를 합하여 ‘가’자가 된 즉 가자음이 되고 또 ㄱ음을 사용하여 종성에 합하여 쓰면 각자음이니 나머지 것도 이와 같이 모방하였다.
초성과 중성과 종성이 합하여 글자가 된 예
간(肝)갇(笠)갈(刀)감(枾)갑(甲)갓(皮)강(江)
ㄱㅋ 이하 각 음이 초성이 되고, ㅏ 이하 각 음이 중성이 되어 글자를 만든 것이 ‘가, 갸’와 같은 예로 176자를 만들 수 있다. ㄴ 이하의 7음을 종성이 되게 하여 글자를 만든 것은 간에서 강까지 7자이다. 오직 ㆁ의 초성과 ㅇ자음을 세간에서 서로 비슷하게 부르기 때문에 세간에서 초성으로 쓰인즉 모두 ㅇ음을 사용할 것이며 만일 위의 글자가 ㆁ음으로 종성이 되어 아래 글자에 사용되면 반드시 ㆁ음으로 초성이 되게 할 것이다. ㆁ자의 소리는 목구멍에서부터 나는 것으로 가볍고 허한 소리가 된다. 그러므로 부분적으로 달라도 대체로 비슷하다고 본다. 한자음의 ㆁ음 초성은 혹은 이음이 되든지 혹은 ㆁ과ㅇ이 서로 섞여 구별이 되지 않는다.
무릇 글자의 소리가 높거나 낮음이 모두 글자 곁에 점이 있는 것과 없는 것, 많음과 적음으로 결정이 되는데 낮은 소리의 글자는 평성인데 점이 없고 낮다가 나중을 높이는 글자는 상성인데 점이 둘이고 곧고 바르게 높은 글자는 입성인데 점이 하나가 된다. 우리말로 풀어도 마찬가지다. 또 글자들이 본래의 소리를 두고 다른 뜻이나 다른 소리로 사용되면 다르게 사용되는 소리로 그 글자의 뜻이 달라진다.
『훈몽자회』(규장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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