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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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 14개조는 갑신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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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세력의 개혁 구상을 알 수 있는 문서이다. 김옥균(金玉均, 1851~1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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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효(朴泳孝, 1861~1939), 서재필(徐載弼, 1864~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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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광범(徐光範, 1859~1897), 홍영식(洪英植, 1855~1884) 등 이른바 개화당(開化黨)은 조선을 청(淸)으로부터 독립시키고 근대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1884년 10월 17일 정변을 일으켰다. 당시 집권세력인 민씨척족과 친(親)민씨세력들을 배척하고 왕실 종친과의 연합 아래 신정권을 수립했다. 그리고 10월 18일 밤부터 창덕궁 관물헌 건넌방에서 정령(政令)을 작성했고, 19일 오전 9시에서 10시 경 정령이 반포되었다. 개화당이 정령을 반포한 것은 정변의 목적을 제시함으로써 다른 정치세력이나 백성들의 의구심을 가라앉히고 정변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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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정령이 확인되는 자료는 김옥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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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갑신일록(甲申日錄)』이다. 『갑신일록』은 김옥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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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갑신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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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계기, 준비과정, 전개과정 등을 상세하게 기술한 책으로 원본은 전하지 않고 필사본만이 국내외에 존재한다.

『갑신일록』에 정령 14개조가 확인되지만 실제 정령의 개수는 14개보다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갑신일록』 에 ‘약록(略錄)’, 즉 ‘간략하게 기록했다’라고 되어있기 때문이다. 서재필(徐載弼, 1864~1951)의 회고에 의하면 정령이 80여 조목에 이르렀다고 한다.

정령 14개조를 보면 개화당이 근대국가체제를 지향하면서 국가 제도를 개혁하고 정치 권력 구조를 개편하려고 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정령 14개조는 외교(제1조), 정치(제4조, 제5조, 제7조, 제8조, 제10조, 제11조, 제13조, 제14조), 사회(제2조), 경제(제3조, 제6조, 제9조, 제12조)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외교 관련 조문인 제1조에서 조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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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례를 폐지한다고 한 것은 개화당이 청에 대한 독립과 국권의 확립을 도모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대원군을 청에서 데려오도록 한 것을 통해 개화당이 대원군세력과 반(反)민씨세력, 반청세력을 규합하고 민중의 지지를 획득하려 했음을 알 수 있다.

정치 관련 조문은 정령 14개조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제4조에서 내시부의 혁파를, 제7조에서 규장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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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혁파를 주장한 것은 왕권의 제한과 왕실 권위의 축소를 의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제5조는 단순한 탐관오리의 처벌이 아니라 민씨척족과 그 일파의 처단을 의미하며, 제10조는 당시 유배, 금고(禁錮)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관리에 임용될 자격을 정지시키는 형벌

되어 있었던 대원군세력과 위정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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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그리고 금고되어 관계 진출이 차단되어 있었던 서얼들의 협조와 지지를 획득하기 위한 조문으로 볼 수 있다. 제8조와 제11조는 정권의 물리적 기반에 해당하는 치안권과 군사권에 관한 조문이다. 개화당이 정치적 반대세력의 반격과 민중의 동요에 대비해 치안권을 장악하려 했고 부국강병책의 일환이자 군 통수권의 확립을 위해 군제를 개혁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13조와 제14조는 정치체제와 국가권력 운영 구상을 알 수 있는 조문이다. 의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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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대신, 참찬으로 구성되는 의정소(議政所)에서 국왕을 배제한 채 국사를 협의하도록 구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정부조직을 의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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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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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일원화하여 두 기관이 국가권력 행사의 중심이 되도록 했다.

사회 관련 조문인 제2조의 문벌의 폐지는 민씨척족을 비롯해 당시 정치적 실권을 행사하고 있던 세력과 유력 가문의 제거를 의미하며 인민 평등권의 제정은 신분제 하에서 소외되어 있었던 서얼, 중인, 상민, 천민 등을 규합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사람에게 관직을 택하게 하고 관직으로써 사람을 택하지 말 것은 과거제를 폐지하고 개화당 중심의 정치세력을 확대시킬 수 있는 근대적 관료제도의 도입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마지막으로 경제 관련 조문을 보자. 제3조는 국가재정 주수입원인 지조(地租), 즉 토지세의 전면적 개혁을 주장한 것으로, 토지세 개혁을 통해 관리의 수탈을 방지하고 백성을 구제하며, 당시 국가재정의 위기를 타개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6조는 환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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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폐단을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와환(臥還), 즉 환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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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원곡(元穀)은 받지 않고 이자인 모곡(耗穀)만을 받겠다는 것은 환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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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진휼 기능은 포기하고 재정보용의 기능만은 유지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제9조의 혜상공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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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파는 당시 혜상공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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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부상들을 총괄하는 기구로서 관권과 결탁해 집권세력의 정치적, 경제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장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제12조는 당시 선혜청 등 난립되어 있던 재정관련 기구들을 모두 혁파하고 국가재정기구를 호조로 일원화해 국가재정을 통일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상과 같이 갑신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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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 14개조를 통해 개화당의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부문에서 개혁 구상을 알 수 있다. 청에 대한 독립을 지향하고 있었음이 확인되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권력의 확보와 권력구조의 개편과 같은 국내 정치 부문에서의 개혁 내용이 큰 비중을 이루고 사회, 경제 부문의 개혁도 개화당의 권력을 사회적, 경제적으로 뒷받침하는 방향에서 구상된 특징을 보인다. 이는 당시 개화당에게 국내 기반의 마련과 권력 장악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였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