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료는 1893년 11월(음) 전북 고부(古阜)에서 전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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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20명이 동학농민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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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시작을 알리는 통문이다. 사발을 엎어 그린 원을 중심으로 참가자의 명단을 빙 둘러가며 적은 통문이기 때문에 사발통문(沙鉢通文)이라고 부른다. 사발통문은 어떤 일이나 봉기, 사건 등의 행위를 할 때 주동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게 사발 모양으로 둥글게 이름을 적어 넣은 일종의 통문이다. 이러한 사발통문은 조선후기 일어난 민란에서 자주 활용되었다. 이 사발통문에는 동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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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주 전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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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동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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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 20명과 함께 서명하였으며, 1894년 동학농민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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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단초가 되었다.

1890년대 고부는 전운사(轉運使) 조필영(趙弼永)과 균전사(均田使) 김창석(金昌錫)의 탐학 등으로 농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었다. 여기에 군수 조병갑(趙秉甲)의 학정과 수탈이 가중되었다. 조병갑은 1892년 4월 고부 군수로 부임하여 갖은 탐학을 일삼았다. 만석보(萬石洑)를 새로 수축한다면서 약속과 달리 물세를 추가로 거두었고, 농사지을 수 없는 진황지(陳荒地)에 대해서도 토지세를 부과했으며, 부자들에게는 불효·음행 등의 죄목을 씌워 돈을 착복하였다. 특히 동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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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에 대한 수탈이 심하였다.

1893년 11월 초 전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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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비롯한 농민 40여 명은 군수 조병갑에게 나아가 만석보의 물세를 감해 달라고 등소(等訴)

여러 사람이 이름을 잇대어 써서 관청에 올려 하소연함

했지만, 조병갑은 백성들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전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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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감옥에 가두어 버렸다. 이후 전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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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동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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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 20여 명은 이해 11월 하순 사발통문 작성하고 기포를 준비하였다. 사발통문의 내용은 첫째 고부성을 격파하고 군수 조병갑을 효수할 것, 둘째 군기 창고와 화약 창고를 점령할 것, 군수에게 아첨하여 인민을 침탈한 아전들을 응징할 것, 넷째 전주 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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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함락하고 서울로 직향할 것 등 4개 항목의 거사 계획이었다. 사발통문에는 고부 접주 전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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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송두호(宋斗浩)를 비롯해 정종혁(鄭鍾赫), 송대화(宋大和), 김도삼(金道三), 송주옥(宋柱玉), 송주성(宋柱晟), 황홍모(黃洪模), 최흥열(崔興烈), 이봉근(李鳳根), 황찬호(黃贊五), 김응칠(金應七), 황채오(黃彩五), 이문형(李文炯), 송국섭(宋國燮), 이성하(李成夏), 손여옥(孫如玉), 최경선(崔景善), 임노홍(林魯鴻), 송인호(宋仁浩) 등 20명이 서명하였다.

기포 직전 조병갑이 11월 30일 익산 군수로 발령되어 이 계획은 보류되었다. 그렇지만 조병갑이 익산 군수로 가지 않고 고부 군수로 있었다. 농민들은 12월 전라 감영을 찾아가 조병갑의 탐학에 대해 소장을 올렸지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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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소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농민들을 내쫓았다. 그 사이 이은용(李垠鎔), 신좌묵(申佐黙), 이규백(李奎白), 하긍일(河肯一), 박희성(朴喜聖), 강인철(康寅喆) 등이 고부 군수로 발령을 받았지만, 신병을 이유로 아무도 부임하지 않았고 결국 조병갑은 1894년 1월 9일 고부 군수로 재임명되었다.

조병갑이 고부 군수로 재임명되자, 전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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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이 이끄는 동학농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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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사발통문의 계획에 따라 1월 10일 풍물패를 일으켜 사방에서 모인 군중을 정비하고 대나무로 죽창을 만들어 무장하고, 다음날 1월 11일 아침 고부 관아를 습격하여 고부 기포가 일어났다. 이는 사발통문의 계획과 준비에 의해 일어난 것이다.

동학농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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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아전들을 끌어내어 처벌하고 감옥을 부수고 억울하게 갇힌 죄수들을 풀어 주었고, 물세 등으로 거두어들인 양곡을 몰수하여 농민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어 말목장터로 나와 만석보를 허물었다. 기세가 오른 동학농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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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말목장터에서 백산(白山)으로 진을 옮겼다. 파견된 안핵사(按覈使) 이용태(李容泰)는 고부 기포의 주모자로 동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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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들을 잡아들이자, 동학농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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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일시 해산하였다. 전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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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지도부는 무장 대접주 손화중을 찾아갔으며 조직을 재정비한 한 후 3월 21일 재기포하였다.

이 사발통문은 진위 논쟁이 있다. 고부 기포 당시의 원본이라는 입장과 이후에 기록이라는 논쟁과 사발통문에 서명한 송주성의 아들 송재섭이 기록한 「갑오 동학혁명난과 전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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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실기」에 서명자가 15명인 제2의 사발통문이 있다. 그렇지만 이 사발통문은 고부 기포와 무장 기포로 이어졌으며, 전국적인 동학농민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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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