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모(伊夷模)는 아들이 없었는데, 관노부(灌奴部) (출신의 여인과) 사통(私通)하여 아들을 낳았으니, 이름을 위궁(位宮)이라고 하였다. 이이모가 죽자 (위궁을) 세워 왕으로 삼았는데 지금 고구려 왕 궁(宮)이다. 그 증조(曾祖)의 이름도 궁(宮)이었는데 태어나면서부터 눈을 뜨고 볼 수 있었으니, 그 나라 사람들이 그를 미워하였다. 그가 성장하자 과연 흉학하여 여러 차례 (중국을) 침략하였다가 도리어 고구려가 피해를 입었다. 지금 왕도 태어나면서부터 또한 눈을 뜨고 다른 사람을 볼 수 있었다. 고구려에서는 서로 닮은 것을 가리켜 ‘위(位)’라고 하는데, 그 증조부와 닮았기 때문에 그에게 위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위궁은 힘이 세고 씩씩하였으며, 말을 잘 타고 사냥을 잘했다.
『삼국지』권30, 「위서」30 오환선비동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