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세존께서 파사닉왕(波斯匿王) 등 모든 큰 나라 왕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으라. 내가 그대들을 위하여 나라를 보호하는 법을 설할 것이다. 일체 국토가 만약 어지러워지려고 할 때는 여러 재난이 있으며 도적이 와서 파괴하니, 그대들 모든 임금은 마땅히 이 ‘반야바라밀다(般若波羅蜜多)’를 마음에 받들어 새기고 암송해야 할 것이다. 도량을 장엄하게 꾸미어 100개의 불상, 100개의 보살상, 100개의 사자좌를 모시고 100명의 법사를 청하여 이 경을 해설하라. 모든 자리 앞에는 갖가지 등을 켜고 갖가지 향을 사르고 여러 가지 꽃을 흩뿌리며, 의복⋅와구(臥具)⋅탕약⋅방사(房舍)⋅자리[床座] 등 일체 공양하는 일로 널리 공양하며 매일 두 번 이 경을 읽어라.
만약 왕이나 대신, 비구⋅비구니⋅우바새(優波塞)
출가하지 않고 불제자가 된 남성
⋅우바이(優婆夷)
출가하지 않고 불제자가 된 여성
가 듣고 기억하여 읽고 법답게 수행하면 재난이 곧 멸할 것이다. 대왕이여, 모든 국토 가운데 헤아릴 수 없는 귀신이 있고 하나하나의 귀신에 다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권속이 있어서 만약 이 경을 들으면 그대의 국토를 보호할 것이다.
만약 나라가 어지러워지려 하면 귀신이 먼저 어지러워지니, 귀신이 어지러운 까닭에 곧 만인이 어지러워지며 마땅히 도적이 일어나서 백성들이 삶을 잃게 된다. 국왕⋅태자⋅왕자⋅백관이 서로 시비하며 천지가 변괴하고 해와 달, 뭇 별이 때를 잃고 법도를 잃으며 큰불⋅큰물⋅큰바람 등이 일어나게 된다. 이런 모든 어려움이 일어날 때 마땅히 이 ‘반야바라밀다’를 받들고 강설하면, 일체 구하는 벼슬과 재산의 넉넉함과 남녀와 지혜와 가고 옴이 뜻대로 되며, 사람과 하늘의 과보를 다 만족하게 얻으며 질병과 액난이 곧 없어져 치유되며, 큰 칼을 쓰고 발에 쇠고랑을 채우며 몸을 묶어도 다 벗어나게 될 것이며, 네 가지 중한 계와 다섯 가지 역죄(逆罪)를 짓고 또 모든 계를 깨뜨린 한량없는 죄라도 다 소멸하게 될 것이다.
불공 한역, 『인왕호국반야바라밀다경』하, 호국품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