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간(鄭司諫) [지상(知常)]의 다음과 같은 시(詩)가 있다.
비 갠 긴 둑에 풀빛 푸르른데 / 雨歇長堤草色多
남포에서 그대 보내며 슬픈 노래 부르네 / 送君南浦動悲歌
대동강 물은 어느 때나 마르려는지 / 大同江水何時盡
이별의 눈물이 해마다 물결을 더하네 / 別淚年年添作波
연남(燕南) 양재(梁載)가 일찍이 이 시를 베낄 때 ‘해마다 이별의 눈물 푸른 물결을 불게 한다[別淚年年漲綠波]’고 썼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작(作)’자나 ‘창(漲)’자는 모두 합당하지 않다. 이는 ‘푸른 물결을 보태네[添綠波]’라고 해야 한다.
또한
하늘과 땅이 멀리 떨어지지 않았으니 / 地應碧落不多遠
흰 구름과 사람이 서로 대하여 한가롭네 / 人與白雲相對閑
뜬구름 흐르는 물 따라 객이 절에 이르니 / 浮雲流水客到寺
붉은 잎 푸른 이끼 속에 승려가 문을 닫는구나 / 紅葉蒼苔僧閉門
푸른 버들 아래 문 닫힌 여덟아홉 집 / 綠楊閉戶八九屋
밝은 달 아래 누각에 기댄 서너 사람 / 明月倚樓三四人
북두성에 닿을 듯한 삼각형 집 / 上磨星斗屋三角
허공에 반쯤 솟은 누각 한 칸 / 半出虛空樓一間
바위 꼭대기의 늙은 소나무엔 조각달이 걸렸는데 / 石頭松老一片月
하늘 끝 낮은 구름은 수많은 산 덮었네 / 天末雲低千點山
등과 같은 정지상
의 시구는 시인들이 즐겨 쓰는 운율(韻律)이다.
'정지상' 관련자료
『익재집』, 『역옹패설』 후집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