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로 본 한국사시대별조선 전기경제과전법의 시행과 변화

직전법

과전(科田)을 혁파하고 직전(職田)을 설치하였다.

세조실록』권39, 12년 8월 25일(갑자)

革科田, 置職田.

『世祖實錄』卷39, 12年 8月 25日(甲子)

이 사료는 1466년(세조 12년) 과전법(科田法)을 혁파하고 그 대신 직전법(職田法)을 제정하였음을 말해 주는 내용이다. 고려 말에 제정된 과전법은 현직 관리뿐 아니라 산관(散官)에게도 분급되어 점차 과전에 충당할 토지가 부족해졌다. 직전법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과전을 폐지하고 현직 관리에게만 수조지를 분급하는 직전을 설치한 것이다.

원래 과전이란 관직과 연계되어 지급 받는 토지였으므로 관직 자체를 세습할 수 없는 이상 토지를 상속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과전법의 규정에 따르면, 관직에 나온 양반이 한번 지급 받은 토지는 그가 직역(職役)을 수행하는 자로서 자신의 의무를 수행하는 한 종신토록 지속되는 것이 가능하였고, 그가 죽은 뒤에는 정부의 승인 아래 처와 자식에게 수신전(守信田)휼양전(恤養田)의 이름으로 세습이 가능하였다. 과전을 지급 받은 자가 죽더라도 그의 처가 수절하면 남편의 과전을 수신전이라는 이름으로 세습하였으며, 자식이 있을 경우 전액을, 자식이 없을 경우 반액을 받았다. 부모가 모두 죽더라도 과전은 자식에게 휼양전이라는 이름으로 세습 가능하였다. 20세 미만이면 전액을 받고, 20세가 되면 각각 자기 관직의 등급에 따라 받았으며, 딸은 남편이 정해지면 남편의 등급에 따라 받고 나머지는 회수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처음부터과전이 부족하여 신진 관료에게 전액을 분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전 점유의 불균형과 격차는 갈수록 확대되면서 이는 기성 관료와 신진 관료의 대립, 과전을 받은 자와 받지 못한 자의 알력으로 심화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채택한 진고체수법(陳告遞受法)은 수조지를 받고자 하는 사람이 수조지를 받은 사람 중에 불법으로 수조지를 점유한 사례를 직접 발견해 신고한 뒤, 그 땅을 대체해서 받는 임시방편을 사용하였지만, 과전 점유를 둘러싼 양반층과 내부의 갈등과 대립은 더욱 심해졌다. 이로 인해 문종(文宗, 재위 1450~1452)세조(世祖, 재위 1455~1468) 초에 전제를 바로 잡자는 요구가 비등하였다. 정부가 과전 점유를 균등히 하는 방법은 과전을 경기도에 한해 분급하는 것을 폐지하는 것과 과전이 세습되는 것을 막는 것 중에서 수조권의 세습을 폐지하는 길을 택하였다. 그리고 그 대책으로 나온 것이 직전법이었다.

1466년(세조 12년) 과전의 폐지와 직전의 실시를 통해 수신전휼양전의 존재를 부정하고 직전이라는 명칭으로 관료에게 토지를 재분급하였다. 과전 몰수와 직전 재분배는 정부로서는 수조지의 확대를 초래하지 않고도 관료들 사이의 수조지 점유의 불균형과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직전은 현직자, 곧 직을 보유한 관료에 한하여 분급하였다. 지급액도 현저히 감축하여 정1품은 40결, 종1품에서 종3품까지는 20결씩, 정⋅종4품은 15결씩, 정⋅종5품은 10결이 감축되고 6품 이하의 나머지 관료는 모두 5결씩 감축하였다. 종래 17과에 속하여 10결씩 받던 정⋅잡직의 권무직(權務職)과 18과로서 5결씩 받던 영동정(令同正)⋅학생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직전의 시행으로 모든 관료는 일단 수조지를 취득할 수 있게 되었지만, 퇴직 후의 생계나 그의 사후 가족에 대한 생활 보장은 폐기되었다. 관료들은 수조권 세습을 복구시킬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세조 사후부터 성종(成宗, 재위 1469~1494) 대까지 직전 폐지와 과전 복설, 특히 수신전휼양전의 복구 논의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논란이 되었다. 그러나 과전 복구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과전을 복설하려면 현직 관료에게 분급한 직전을 몰수하여 관직이 없는 무직자에게 주어야 하지만 이를 실행하기는 어렵다는 것과, 과전은 본래 제정 당초부터 폐지하려던 것이 정부의 뜻이었다는 것 등을 내세워 반대하는 관료는 대부분 정부의 고관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공신전과 별사전(別賜田) 등 막대한 수조지를 점유하였을 뿐 아니라 대토지 소유자이기도 하였다.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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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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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저
「토지제도」, 김태영, 국사편찬위원회, 2003.
『조선시대 농업사 연구』, 한국농업사학회 편, 국학자료원, 2003.

관련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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