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엔 반드시 식량을 비축하여 / 3년이면 1년 치를 비축하고 / 9년이면 3년 치를 비축하여 /검발하여 백성 먹여 살리는 건데 / 한번 사창
이 시작된 후로 / 불쌍히도 수많은 목숨 떠돌이 됐지 / 빌려 주고 빌리는 건 두 쪽이 다 맞아야지 / 억지로 시행하면 그건 불편한 거야 / 천하 백성이 다 머리 흔들지 / 군침 흘리는 자는 한 명도 없어 / 봄철에 좀먹은 것 한 말 받고 / 가을에 정미 두 말을 갚는데 /더구나 좀먹은 쌀값 돈으로 내라니 / 정미 팔아 돈으로 낼 수밖에 / 남는 이윤은 교활한 관리 살찌워 / 환관 하나가 밭이 1000두락이고 / 백성들 차지는 고생뿐이어서 / 긁어 가고 벗겨 가고 걸핏하면 매질이라 / 가마솥 작은 솥을 모두 다 내놨기에 / 자식이 팔려 가고 송아지도 끌려간다네 / 군량미 비축한다 말도 말게나 / 그 말은 교묘하게 둘러맞추는 말일 뿐 / 섣달그믐 임박해서 창고 문 닫아걸고 / 새봄이 되기 전에 곳간이 바닥나니 / 쌓아 둔 기간은 겨우 몇 달뿐이요 / 그 나머진 1년 내내 비어 있는 꼴이지 / 언제 어찌 될지 몰라 대비라면 /그때만 꼭 탈 없으란 법 있다던가 / 농가 식량 대 준다는 그 말도 하지 말게 / 지나치게 사랑을 베푸는 소리로세 / 자녀들이 제각기 살림을 났으면 / 부모로선 넌지시 저희들 하는 대로 / 헤프거나 아끼거나 저들 성격에 맡겨야지 / 죽 쑤어라 뭘 해라 간섭할 게 뭐라던가 / 부부끼리 상의해서 하는 것을 좋아하지 / 부모의 사랑은 바라지도 않는다네 / 상평의 그 법이 원래 좋았는데 / 아무런 까닭 없이 버림을 당했으니 / 다 두고 술이나 마시자꾸나 / 100병 술이 샘물같이 되게.
'사창' 관련자료
『여유당전서
'여유당전서' 관련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