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로 본 한국사시대별조선 후기경제상품 화폐 경제의 발달

공인의 활동

무릇 전세(田稅)공물(貢物)로 거두는 물품은 다음 해 6월을 기한으로 하여 상납하도록 한다.전세 외의 공물은 2월을 기한으로 한다. ◑호조는 매년 말 여러 관청으로 납입되는 공물의 수를 살펴, 미납이 여섯 관청 이상인 수령은 임금에게 보고하여 파직하여 내쫓는다.】 제향용의 진상품 및 계절 물품은 모두 때를 맞추어야 한다.

경국대전』권2, 「호전」, 세공

여러 도의 공물은 지금은 쌀과 포목으로 상납한다.【평안도의 공물은 지금은 상납하지 않고, 그 대가는 호조의 미(米)⋅전(錢)⋅포(布)로써 공인(貢人)에게 지급한다.】 방민(坊民)을 선택하여 주인(主人)1)으로 정하고, 그 가격을 넉넉하게 산정하여 미리 준비시켜 공납하도록 하되, 본색(本色)으로 상납하는 경우에는 기한에 맞추어야 한다.

속대전』권2, 「호전」 세공

1)주인(主人) : 공주인(貢主人), 공물주인(貢物主人)을 말한다. 이는 대동법 시행 후 궁중과 각 관청에서 필요한 물품을 조달하던 공인의 별칭이다.

凡收稅貢之物, 限翌年六月上納.【田稅外貢物則限二月. ◑本曹每歲季, 考諸司貢物所納之數, 未納六司以上守令. 啓聞罷黜.】 祭享進上及節物並趁時.

『經國大典』卷2, 「戶典」, 稅貢

諸道貢物今作米布上納.【平安道貢物今無上納, 其價以本曹米錢布出給貢人.】 擇坊民定爲主人, 優定其價, 使之豫備以供, 而以本色上納者趁時.

『續大典』卷2, 「戶典」 稅貢

이 사료는 『경국대전』과 『속대전』 「호전」 ‘세공’에 기록되어 있는 공인의 활동에 대한 내용이다. 『속대전』은 조선 영조(英祖, 재위 1724~1776) 때의 문신 김재로(金在魯, 1682〜1759) 등이 왕명을 받아 『경국대전』의 법령 중 상호 모순되는 것을 정리하고 시행할 수 없는 법은 바꾸거나 증보하여 1746년(영조 22년) 편찬한 법전이다.

조선 전기에는 지방의 공물(貢物)을 현물로 납부하는 공납을 실시하였다. 그런데 공납 제도는 부담이 불공평하고 수송과 저장에도 불편이 많았다. 또 이러한 제도의 미비함을 이용한 방납(防納) 행위가 확산되면서 농민의 부담이 늘어났다. 방납은 공물을 대신 납부하고 중간 이윤을 얻는 행위를 말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16세기에 조광조(趙光祖, 1482~1519)이이(李珥, 1536~1584)유성룡(柳成龍, 1542~1607) 등에 의해 개선책이 논의되었고, 1608년(광해군 1년) 5월에는 경기도에 한하여 대동법이 실시되었다. 대동법은 공물을 쌀로 통일하여 바치게 한 납세 제도이다. 이에 조선 전기의 지방 공물을 현물로 상납하는 공납대동법의 실시 이후 관청에서 필요한 물품은 공인으로 하여금 구매⋅납품하게 하였다.

공인선혜청(宣惠廳)에서 쌀을 지급받는 아문(衙門)과 계(契)⋅주인(主人)⋅전(廛) 등에서 공인으로 인정하는 문서를 받았다. 그 속에는 공인이 납품할 공물의 지역과 종류⋅수량⋅가역미(價役米)가 기재되어 있었다. 공인공가(貢價)를 받아 공물을 매입 납품하는 상인 성격의 공인과 공물을 제조 납부하는 수공업자 성격의 공인이 있었다. 공인은 제도적으로 보장된 공가 자체의 이윤에만 만족하지 않고, 유통과 제작 과정에 적극 참여하여 성장해 나갔다.

따라서 공인대동법의 실시로 등장한 공납 청부업자인 어용상인으로서 수공업과 상업의 발달을 촉진시켰다. 또한 화폐의 유통을 촉진시키고, 운송 활동의 증대를 가져와 교환경제 체제로 전환되도록 하였다. 조선 후기의 공납 제도 개혁과 그에 기반한 공인의 활동은 상공인층의 사회적 성장을 촉진시키고 종래의 신분 질서가 와해되는 데 영향을 주었다.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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