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선대원군(興宣大院君, 1820~1898)
이 처음 국정을 맡고서 어느 공식 석상에서 기세를 높여 여러 대신에게 말하기를, “나는 천리(千里)를 끌어다 지척(咫尺)으로 만들고, 태산(泰山)을 깎아 평지를 만들고, 남대문을 높여 3층으로 만들고자 하는데, 여러 공들은 어떠시오?”라고 하였다. 이에 많은 재상들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는데 김병기(金炳冀, 1818~1875)가 머리를 치켜들고 말하기를, “천리를 지척으로 하려면 지척이 될 것이고, 남대문을 3층으로 하려면 3층이 될 것입니다. 대감이 지금 무슨 일인들 하지 못하겠습니까? 하지만 태산은 본디 태산이니, 어찌 쉽게 평지로 만들 수 있겠습니까?”라 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흥선대원군이 오랫동안 생각에 잠겨있다가 말하기를, “혼자 잘났군.”이라 하였다. 대저 천리를 지척으로 만든다 함은 종친을 높인다는 뜻이요, 남대문을 3층으로 높인다 함은 남인
을 천거하겠다는 뜻이요, 태산을 평지로 깎는다 함은 노론
을 억제하겠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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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천야록』권1, 갑오이전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