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로 본 한국사시대별근대정치일제의 식민 정책과 민족의 수난

조선 총독 사이토가 구상한 부일 세력 양성책

조선 통치에 대하여

……(전략)……

그런데 안으로는 세계적 불안의 여파를 받아서 우리 조선 내부의 민심도 안정되지 못하였다. 불순한 조선인 등이 안팎으로 호응하여 불온한 행동을 일으키거나 혹은 폭탄을 던지거나 혹은 암살을 행하거나 혹은 각종의 폭행 협박을 기도하거나 혹은 언론⋅출판⋅집회 등에서 불온사상을 선전하는 등 형세가 반드시 낙관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러한 행동은 양민(良民)의 독이 될 뿐 아니라 실로 동양 평화를 교란하여, 일선 병합의 본뜻에 배반하는 것이므로 조금도 용납하지 말고 단호하게 제압할 방법을 강구하였다. 다행히 작년 이래 고심한 경찰력의 충실은 본 연도에 들어와 점점 완성되어

……(중략)……

점차 반도의 치안을 회복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국외의 불순한 조선인[不逞鮮人]에 대해서도 각각 적당한 조치를 취해 근원을 막고 뿌리를 말리는 수단을 강구하기에 이르렀다.

……(중략)……

다른 한편으로는 지방 자치를 실시하여 민의 창달의 길을 강구하고, 교육 제도를 개정하여 교화 보급의 신기원을 이루었고, 게다가 위생적 시설의 개선을 촉진하였고, 또한 산업 개발을 위해 혹은 산미 증식의 계획을 세우거나 ……(중략)…… 게다가 일본인과 조선인 사이의 차별 대우를 철폐하고 동시에 조선인 소장층 중 유력자를 발탁하는 방법을 강구하여, 군수⋅학교장 등에 발탁된 자가 적지 않다. 그뿐 아니라 현재 관제를 개정하여 직예총독부에 조선인 사무관 5인, 도(道)에 이사관 13인을 신설하여 조선인 임용의 길을 열었고, 이로써 일반 조선인의 발분 노력을 촉진하였다.

……(중략)……

해가 다시 바뀌어도 조선 통치의 근본 방침은 의연히 바뀌지 않을 것이다. …… 치안의 유지, 교육의 보급, 지방자치의 진흥, 산업 교통의 개발 및 위생을 개선하는 것은 반도의 개발, 여기에 민생의 번영 상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전력을 경주하여 이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중이다. 그 중 교육 제도의 확립은 백 년의 장기계획이기 때문에 교육령을 개정하여 보통학교 및 고등보통학교의 수학 연한을 연장하였는데, 이번에 다시 교육조사위원회를 설치하여

……(중략)……

다만 내가 종래 유감으로 여겼던 것은, 조선의 통치 방침이 오히려 일반 민중에게 철저하지 않아서 종종의 오해를 샀다는 점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당국에서도 각종 방법을 강구하여 오던 중, 이번에 다시 정보위원회를 설치하여 극력 이의 철저에 노력할 생각이다.

……(중략)……

조선 통치는 매우 중대한 문제이고 단지 일부 관헌의 힘에만 의지하여서는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모름지기 국민 일반의 양해를 얻고 협력 일치하여 이에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조선인과 일본인 모두 작은 차이를 버리고 대동으로 같은 인종, 같은 뿌리의 관계를 기초로 한 참된 정성을 피력하여 서로 융화하지 않으면 도저히 완전하게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 금후 더 한층의 내선융화(內鮮融化)의 결실을 거두기 위해 각종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 일례를 들면 일본인 종교가⋅교육가가 앞장서서 조선인 지도의 임무를 맡는 것, 또는 일본의 자본가가 일본인-조선인 공동 사업을 시작하는 것 등.

……(하략)……

조선 총독부, 『사이토 마코토 문서』1, 고려서림, 1990, 419~430쪽

朝鮮統治ニ就テ

……(前略)……

而シテ之ヲ內ニシテハ世界的不安ノ餘波ヲ授ケテ我ガ朝鮮內部ノ民心モ安定ヲ見ルニ至ラズ。不逞鮮人等內外呼應シテ不穩ナル行動ニ出デ或ハ爆彈ヲ投ジ或ハ暗殺ヲ行ヒ或ハ各種ノ暴行脅迫ヲ企テ又言論出版集會等ニ不穩思想ヲ宣傳スル等形勢必ズシモ樂觀ヲ許サザルモノナカッタ。如斯ノ行動ハ良民ノ○毒タルノミデハナイ實ニ東洋ノ平和ヲ攪亂シ日鮮倂合ノ本旨ニ背反スルモノナルガ故ニ寸毫モ○○モ斷乎トシテ制壓スルノ方法ヲ講ジタ。幸昨年以來苦心セル警察力ノ充實ハ本年度ニ入リテ愈愈完成シ… 漸次半島ノ治安ヲ回復シ得タル許リデナク國外ニ於ケル不逞鮮人ニ對シテモ夫夫適當ナル措置ヲ○リ源ヲ塞キ根ヲ枯ラスノ手段ヲ講スルニ至ッタ。

更ニ他ノ一面ニ於テハ地方自治制ヲ施シテ民意暢達ノ道ヲ講ジ敎育制度ノ改正ヲ施シテ敎化ノ普及ニ一生面ヲ開キ更ニ衛生的設備ノ改善ヲ促進シ又産業開發ノ爲ニ或ハ産米增殖ノ計劃ヲ立テ…民衆ノ福利增進ヲ企圖シテ…。加フルニ內鮮人差別待遇撤廢ト同時ニ鮮人少將有爲者ヲ拔擢スルノ方法ヲ講ジ郡守學校長等ニ拔擢シタル者モ尠ナクナイ許リデナク現ニ官制ヲ改正シテ府ニ鮮人事務官五名道理事官十三人ヲ新設シテ鮮人任用ノ途ヲ啓キ以テ一般鮮民ノ發奮努力ヲ促シタルデアル。

……(中略)……

歲玆ニ新タルモ朝鮮統治ノ根本方針ハ依然トシテ不易テアル。… 治安ヲ維持シ敎育ヲ普及シ地方自治ヲ振興シ産業交通ヲ開發シ衛生ヲ改善スルハ半島ノ開發玆ニ民生ノ繁榮上目下最モ重要ナル問題ナルヲ以テ全力ヲ傾注シテ是カ實現ニ努メムコトヲ期シテ居ル次第テアル。 就中敎育制度ノ確立ハ百年ノ長計デアルカ故ニ敎育令ヲ改正シテ普通學校及高等普通學校ノ修學年限ヲ延長シタルカ今次更ニ敎育調査委員會ヲ設置シ

……(中略)……

只予カ從來遺憾トシテ居ル所ハ朝鮮ノ統治方針カ免角一般民衆ニ徹底セズ種種ノ誤解カ行ハルルコト是テアル之カ爲ニ當局ニ於テモ種種ノ方法ヲ講シ來ツノテアルカ今回更ニ情報委員會ヲ設置シ極力コレカ徹底ニ努ムル考デアル。

……(中略)……

朝鮮統治ハ頗ル重大ナル問題デアッテ單ニ一部官憲ノ力ノミニ依リ其ノ目的ヲ達シ得ヘキモニテハナイ須ラク國民一般ノ諒解ヲ得テ協力一致是ニ處ルコト要スル卽チ內鮮人共ニ小異ヲ捨テテ大同ニツキ同種同源ノ關係ヲ基礎トシ赤誠ヲ披瀝シテ相融和スルニアラサレハ到底完全ニ其目的ヲ達スルコトカ出來ナイト思フ。 … 今後尙一層內鮮融和ノ實ヲ擧タルカ爲ニ各種ノ方法ヲ講シナケレハナラヌト信ス其ノ一例ヲ擧クレハ內地ノ宗敎家敎育家カ進メテ鮮人指導ノ任ネツクカノ如キ又內地ノ資産家カ內鮮人共同事業ヲ初ムルカ如キ…

……(下略)……

朝鮮總督府, 『齋藤實文書』1, 고려서림, 1990, 419~430쪽

이 사료는 조선 총독 사이토 마코토(齋藤實)가 1921년 봄 취임 1년을 회고하며 부임 시 유고(諭告)했던 조선 통치의 방침을 재확인하는 한편, 새로운 정책으로서의 ‘친일 세력’ 육성 정책을 피력한 것으로, 훗날 ‘조선 민족 운동에 대한 대책’으로 구체화된다.

사이토는 국내적으로는 경찰력의 충실 등을 통해 3⋅1 운동 여파를 가라앉혔고, 국외적으로는 간도 토벌 등의 결과로 독립군을 진압하였다고 회고하면서, 교육 보급 및 산업 개발 등 자신이 부임 초 공언했던 ’적극적 정책‘, 이른바 문화 통치를 계속하겠다고 천명하였다.

그런데 이는 자료의 표면에 불과하고,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다. 1) 정보위원회를 설치했다는 것, 2) 조선 통치는 관헌의 힘으로만 되지 않기에 이에 협력하는 민간 측 협력자를 만들어 내겠다는 점이다. 사이토의 ‘조선 민족 운동에 대한 대책’에서 자세히 보겠지만, 정보위원회는 단순히 정책을 일반에 선전하는 것을 넘어 ‘유식자(遊食者)’를 이용한 여론 조작 및 반일 조선인을 단속할 계획도 가지고 있었고, 민간 측 담당자 육성이란 배일(排日) 세력 진압 및 친일 세력 적극 육성이란 정책으로 구체화되기 때문이다.

결국 사이토의 1921년 조선 통치 구상은, 정보기관을 통한 여론 정치 및 민족 분열 정책을 통해 배일적인 것을 제거한 후, ‘문화 통치’를 기반으로 일본 통치에 찬성하는 조선인 중심의 이른바 ‘내선 융화(內鮮融化)’를 이루겠다는 공언이라 하겠다.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저서
『지배와 저항 그리고 협력 : 식민지 조선에서의 일본제국주의와 조선인의 정치운동』, 김동명, 경인문화사, 2006.
『일제하 친일정치운동 연구』, 이태훈, 연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0.

관련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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