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로 본 한국사시대별근대정치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 정부

미국 대통령 윌슨의 14개조 평화 원칙 선언

윌슨의 14개조

1. 강화 조약은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또 공표되어야 한다. 그 체결 이후에는 어떠한 종류의 비밀 회담도 있어서는 안 된다. 외교는 항상 솔직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2. 평화시와 전시를 막론하고 영해 밖에서 항해의 자유는 절대 보장되어야 한다. 다만 국제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취해진 국제적 조치에 의해 해양이 전체 혹은 부분적으로 봉쇄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3. 평화를 희망하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는 모든 국가들 사이에는 가능한 모든 경제적 장벽을 없애고 동등한 무역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4. 각국의 군비는 상호 보장 아래 자국의 안보에 필요한 최소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

5. 식민지에서 주권과 같은 문제를 결정함에 있어, 당사자인 주민들의 이해는 법적 권리의 결정을 기다리는 정부의 정당한 청구와 동등한 중요성을 가져야 한다. 이 원칙을 엄격히 준수하는 기반 위에서 모든 식민지 문제는 자유롭고 열린 자세로, 절대적으로 공평하게 조정해야 한다.

6. 외국군은 러시아의 모든 영토에서 철수해야 하며, 러시아는 자국과 관련된 모든 정치적 발전과 국가정책을 자주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또한 러시아는 러시아의 모든 영토에서 외국군의 철수와 러시아와 관련된 모든 사안의 해결을 위해 세계 다른 나라들로부터 최선의 그리고 자유로운 협조를 보장받게 될 것이며, 이것은 정치 발전과 국가정책에 관한 러시아 스스로의 독립적인 결정을 제약하거나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러시아가 어떠한 사회체제를 선택하든 관계없이 자유국가 세계의 일원으로서 진심으로 환영받을 것이며, 러시아가 필요로 하거나 희망하는 모든 종류의 원조를 제공받을 것이다. 우방국에 의해 수개월 안에 이루어질 러시아에 대한 원조는 자국의 이해와 상관없이 우방국 러시아에 대한 선의, 이해 및 사려 깊은 호의를 반영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7. 벨기에는 세계의 모든 국가와 마찬가지로 주권을 회복하게 될 것이며, 벨기에에 주둔해 있는 외국군은 철수하게 될 것이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사실에 동의할 것이며, 벨기에의 주권을 제한하려는 어떤 시도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다른 어떤 행위보다도 각국이 자발적으로 국가 간 상호 관계를 정립하기 위하여 설정한 법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치유책이 없이는 국제법의 모든 구조와 효력은 영원히 손상될 것이다.

8. 프랑스의 모든 영토는 해방되어야 하고, 침략당한 지역은 회복되어야 한다. 또한 1871년 알자스-로렌 문제에 관해 프로이센이 프랑스에 가한 부당 행위는 거의 50년 동안 세계 평화를 교란했던 것인 만큼 다시 한번 모든 나라의 이익을 위해 평화가 확보될 수 있도록 시정되어야 한다.

9. 이탈리아 국경을 재조정하는 문제는 확실히 인정될 수 있는 민족적 경계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

10.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내의 민족들에 대해 우리는 그들의 국제적 지위가 보호되고 보장되기를 바라며, 따라서 그들에게는 자주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기회가 아무런 제약 없이 인정되어야 한다.

11. 루마니아,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에 주둔한 외국군은 철수해야 하며, 점령 지역은 원상 복구되어야 한다. 세르비아에게는 자유롭고 안전하게 해상에 접근하는 것이 인정되어야 한다. 발칸에 위치한 여러 국가 간의 상호 관계는 역사적으로 형성된 민족 정체성과 충성심에 바탕을 두고 우호적인 협의를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 발칸 국가들의 정치적, 경제적 독립과 영토 보전은 국제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12. 현재의 오스만 제국 중에서 투르크인이 차지하는 영토의 주권은 확실히 보장되어야 한다. 투르크의 지배를 받는 다른 민족들에게도 생활의 확실한 안전과 절대로 방해받지 않는 자율적인 발전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다르다넬스 해협은 국제적 보장 아래에 모든 국가의 선박 및 교역의 자유로운 통로로 영원히 개방되어야 한다.

13. 독립된 폴란드인의 국가가 수립되어야 한다. 독립국가 폴란드는 분명하게 폴란드 주민이 거주하는 영토를 소유하며, 해상으로 자유롭고 안전하게 나갈 수 있는 통로를 보장받게 될 것이다. 또한 국제협약에 의해 폴란드의 정치적⋅경제적 독립과 영토 보전을 보장해야 한다.

14. 강대국과 약소국을 막론하고 정치적 독립과 영토 보전을 상호 보장할 목적으로 특별한 규약 아래에 전체 국가의 연맹체가 결성되어야 한다.

『The Papers of Woodrow Wilson』45, 1917-1918, 536~538쪽

President Wilson′s Fourteen Points

I. Open covenants of peace, openly arrived at, after which there shall be no private international understandings of any kind but diplomacy shall proceed always frankly and in the public view.

II. Absolute freedom of navigation upon the seas, outside territorial waters, alike in peace and in war, except as the seas may be closed in whole or in part by international action for the enforcement of international covenants.

III. The removal, so far as possible, of all economic barriers and the establishment of an equality of trade conditions among all the nations consenting to the peace and associating themselves for its maintenance.

IV. Adequate guarantees given and taken that national armaments will be reduced to the lowest point consistent with domestic safety.

V. A free, open-minded, and absolutely impartial adjustment of all colonial claims, based upon a strict observance of the principle that in determining all such questions of sovereignty the interests of the populations concerned must have equal weight with the equitable claims of the government whose title is to be determined.

VI. The evacuation of all Russian territory and such a settlement of all questions affecting Russia as will secure the best and freest cooperation of the other nations of the world in obtaining for her an unhampered and unembarrassed opportunity for the independent determination of her own political development and national policy and assure her of a sincere welcome into the society of free nations under institutions of her own choosing; and, more than a welcome, assistance also of every kind that she may need and may herself desire. The treatment accorded Russia by her sister nations in the months to come will be the acid test of their good will, of their comprehension of her needs as distinguished from their own interests, and of their intelligent and unselfish sympathy.

VII. Belgium, the whole world will agree, must be evacuated and restored, without any attempt to limit the sovereignty which she enjoys in common with all other free nations. No other single act will serve as this will serve to restore confidence among the nations in the laws which they have themselves set and determined for the government of their relations with one another. Without this healing act the whole structure and validity of international law is forever impaired.

VIII. All French territory should be freed and the invaded portions restored, and the wrong done to France by Prussia in 1871 in the matter of Alsace-Lorraine, which has unsettled the peace of the world for nearly fifty years, should be righted, in order that peace may once more be made secure in the interest of all.

IX. A readjustment of the frontiers of Italy should be effected along clearly recognizable lines of nationality.

X. The peoples of Austria-Hungary, whose place among the nations we wish to see safeguarded and assured, should be accorded the freest opportunity of autonomous development.

XI. Rumania, Serbia, and Montenegro should be evacuated; occupied territories restored; Serbia accorded free and secure access to the sea; and the relations of the several Balkan states to one another determined by friendly counsel along historically established lines of allegiance and nationality; and international guarantees of the political and economic independence and territorial integrity of the several Balkan states should be entered into.

XII. The Turkish portion of the present Ottoman Empire should be assured a secure sovereignty, but the other nationalities which are now under Turkish rule should be assured an undoubted security of life and an absolutely unmolested opportunity of autonomous development, and the Dardanelles should be permanently opened as a free passage to the ships and commerce of all nations under international guarantees.

XIII. An independent Polish state should be erected which should include the territories inhabited by indisputably Polish populations, which should be assured a free and secure access to the sea, and whose political and economic independence and territorial integrity should be guaranteed by international covenant.

XIV. A general association of nations must be formed under specific covenants for the purpose of affording mutual guarantees of political independence and territorial integrity to great and small states alike.

『The Papers of Woodrow Wilson』45, 1917-1918, 536~538쪽

이 사료는 1918년 1월 8일 미국 28대 대통령이던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 1856~1924)이 미국 의회 연설에서 선언한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평화 체제 수립을 위한 ‘14개조’ 전문이다. 각각의 민족은 스스로 정치적 운명을 결정할 권리가 있으며, 다른 민족의 간섭을 받을 수 없다는 ‘민족 자결주의’가 담겼다.

14개조 가운데 앞의 4개조는 공개적인 평화회담 개최, 전시나 평시를 막론하고 항행의 자유 보장, 장애물 없는 동등한 통상 조건 수립, 국내 질서 유지에 필요한 군비 축소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5조부터는 식민지의 조정과 영토 조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민족의 자결권을 존중하며 영토 조정을 해야 한다는 민족 자결주의에 관한 내용이다. 그러나 민족 자결을 적용한 국가가 유럽에 국한되었고, 독일제국,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오스만제국의 해체에 주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해 11월 전쟁이 종결된 후 1919년 1월부터 미국⋅영국⋅프랑스 등 승전국은 파리에서 모여 국제 질서 회복을 위한 강화 회의를 개최하였다. 강화 회의에서는 윌슨의 ‘14개조’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민족 자결주의 원칙은 식민지 상태의 약소민족이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기본권임과 동시에 그 정당성을 주장하고 독립운동을 전개하는 밑바탕이 되었다. 1919년 1월부터 파리 강화 화의가 개최되자, 유럽 외 지역의 피식민지 국가들이 대표단을 파견하고 독립을 청원하는 글을 보냈다. 피식민지 국가는 이집트와 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 그리고 일제 치하의 조선 등이었다.

윌슨의 14개조와 파리 강화 회의 개최 소식이 들리자 국내외 민족 운동 세력들은 이를 독립의 기회로 여겼다. 1918년 11월 윌슨의 특사 크레인(Crane, Charles R.)이 상하이에 오자, 여운형(呂運亨, 1886~1947)은 그를 만나 한민족 독립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또한 여운형 등은 독립 청원서를 작성하고는 김규식(金奎植, 1881~1950)을 파리 강화 회의에 파견하였다. 2⋅8 독립 선언과 3⋅1 운동파리 강화 회의 개최와 민족자결의 원칙 하에 한국의 독립 의욕이 고취된 결과였다.

그러나 파리로 간 한인 대표들은 일본의 방해와 열강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대회장에는 들어가지도 못했다. 기대와 달리 ‘베르사유 강화 조약 결과 파리 강화 조약의 원칙이 되었던 윌슨의 14개조 선언은 승전국을 위해서만 작용’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민족 자결은 연합국을 중심으로 한 열강들의 국제 질서를 재편하는 내수사에 불과했던 것이다. 평화 조약에 걸었던 기대는 좌절되었다. 기대가 큰 만큼 불신과 환멸도 컸다.

그렇지만 윌슨의 14개조 선언을 토대로 독립을 요구했던 식민지 국가들은 그의 민족 자결의 언어를 민족 국가의 보편적 가치로 수용하며 반식민주의 민족 운동을 전개하였다. 한국인들의 독립에 대한 희망은 전후 국제 질서를 주도한 미국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반면, 연합국에 의한 국제 질서 재편을 목도한 이들은 코민테른을 필두로 한 사회주의에 희망을 거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논문
「3⋅1운동과 미국」,『3⋅1 민족해방운동 연구-3⋅1운동 70주년 기념논문집』,고정휴,한국역사연구회⋅역사문제연구소,1989.
「윌슨의 세계평화론과 동북아의 민족운동」,『평화연구』7-1,김형석,경희대학교 국제경영연구소 사회과학정책연구원,1988.
「3⋅1운동의 사상사적 기반」,『3⋅1 민족해방운동 연구-3⋅1운동 70주년 기념논문집』,박찬승,한국역사연구회⋅역사문제연구소,1989.
「윌슨의 민족 자결주의와 세계 평화」,『미국사연구』3,박현숙,한국미국사학회,2011.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의 재편과 민족 지도자들의 대외 인식」,『한국정치외교사논총』26-1,전상숙,한국정치외교사학회,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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