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로 본 한국사시대별근대경제일제의 경제 침탈

회사령

제령 제13호

회사령

제1조 회사의 설립은 조선 총독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2조 조선 밖에서 설립된 회사가 한국에 본점이자 지점을 둘 때에도 직예총독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3조 조선 밖에서 설립되어 조선에서 상업을 운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가 그 사업을 운영할 때에는 조선에 본점 또는 지점을 설립해야 한다.

제4조 제1조 또는 제2조의 규정에 의해 허가를 받은 후 1년 내에 회사가성립되지 않거나 또는 본점 혹은 지점을 설치하지 않을 경우 허가는 그 효력을 잃는다.

……(중략)……

제5조 회사가 본령 혹은 본령에 기초해 발표된 명령 및 허가의 조건을 위반하거나 또는 공공의 질서 및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행위를 했을 때에는 조선 총독은 사업의 정지⋅금지, 지점의 폐쇄 또는 회사의 해산을 명령할 수 있다.

제6조 부실 신고로 제1조 또는 제2조의 허가를 받았을 때에는 조선 총독은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중략)……

제9조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단법인은 모두 이를 회사로 간주한다.

……(중략)……

제12조 제1조의 허가를 받지 않고 회사의 설립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 5000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부실 신고를 하여 허가받은 자도 이와 같다.

제13조 회사의 업무를 집행하는 역원(役員) 또는 외국 회사의 조선 대표자는 다음의 상황에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 또는 5000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2조의 허가를 받지 않고 본점 또는 지점을 설립했을 때

2. 부실 신고로 제2조의 허가를 받았을 때

3. 제3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사업을 개시했을 때

4. 제5조의 규정에 따른 사업의 정지⋅금지 또는 지점 폐쇄의 명령을 위반하여 사업을 운영했을 때

……(중략)……

제15조 본령에 정한 것 외에 필요한 사항은 조선 총독이 정한다.

부칙

……(중략)……

제17조 구 정부의 면허를 받아 본령 시행 당시 사업을 운영하는 회사는 본령에 따라 설립했다고 간주한다.

위 조항의 회사로서 상법에 정한 회사의 어떠한 종류에도 적합하지 않은 경우에는 가장 유사한 회사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다.

……(후략)……

조선 총독부관보』호외, 1910년 12월 30일

制令 第13號

會社令

第一條 會社의設立은朝鮮總督의許可受이可이라

第二條 朝鮮外에셔設立會社가朝鮮에本店이나又支店을設코쟈朝鮮總督의許可受이可이라

第三條 朝鮮外에셔設立야朝鮮에셔事業을營事主目的으로會社가其事業을營에朝鮮에本店이나又支店을設이可이라

……(中略)……

第四條 第一條나又第二條의規定에依야許可受後一年內에會社가成立지아니커나又本店이나或支店을設치아니許可其效力을失이라

……(中略)……

第五條 會社가本令이나或本令에據야發命令과許可의條件에違反거나又公秩序와及善良風俗에反行爲朝鮮總督은事業의停止와禁止와支店의閉鎻와又會社의解散을命을得이라

第六條 不實申告야第一條나又第二條의許可受朝鮮總督은其許可繳消을得이라

……(中略)……

第九條 營利目的으로社團法人은總히會社로看做이라

……(中略)……

第十二條 第一條의許可受치안코會社의設立行爲者五年以下의懲役이나禁錮나又五千圓以下의罰金에處홈 不實申告야其許可受者도亦同니라

第十三條 會社의業務執行役員이나又朝鮮外에셔設立會社의朝鮮의代表者左의境遇에五年以下의懲役이나禁錮나又五千圓以下의罰金에處이라

一 第二條의許可受치안코本店이나又支店을設

二 不實申告야第二條의許可受

三 第三條의規定에違反야事業을開始

四 第五條의規定에依事業의停止나禁止나又支店閉鎻의命令에違反야事業을營

……(中略)……

第十五條 本令에定外에必要事項은朝鮮總督이定이라

附則

……(中略)……

第十七條 舊韓國政府의免許受야本令을施行際에事業을營會社本令에依야設立것으로看做이라

前項의會社가商法의定會社의아모種類에도適合지아닌것은最類似會社에關規定을準用이라

……(後略)……

『朝鮮總督府官報』號外, 1910年 12月 30日

이 사료는 조선을 강점한 일본이 조선에서 회사를 설립할 경우 조선 총독부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한 내용으로, 1910년 12월 30일 〈조선 총독부 관보〉를 통해 제령 제13호로 공배포한 「회사령(會社令)」이다. 이듬해 1월 1일부터 시행되어 1920년 3월 31일까지 유지되었다.

조선을 강점한 1910년 이후 10년간, 일본 정부와 조선 총독부는 헌병 경찰제를 도입하여 조선인의 활동 영역을 극도로 제한함과 동시에 조선의 경제 구조를 장악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정책을 시행하였다. 하나는 ‘토지조사사업’으로 기존 조선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농업 경제를 근대적으로 재편하고 활용하기 위한 정초 작업이며, 다른 하나가 「회사령」이다.

병합 이전 조선 및 대한제국 정부도 나름의 근대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여러 회사를 설립하였다. 또한 대한제국 말기 국권 회복을 위한 자강 운동의 일환으로 민영 회사가 다수 설립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회사들은 아직 근대적 상회사로서의 운영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고, 회사 운영과 관련한 법률도 완비되지 않아서 대개의 회사들이 정부 관료들과 유착하여 도고와 같은 경영 양상을 보인다거나 기타 전근대적인 상업 활동의 연장선상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회사령」은 조선의 전통적인 상권 및 정치 권력과 연결되어 있던 경제 생태계를 해체⋅재구성하여 통제하기 쉽도록 만드는 한편, 일본 자본이 효과적으로 이식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령이었다.

일본 정부와 직예총독부는 「회사령」을 실시한 직후인 1911년 초 조선 피혁 주식회사 설립을 종용⋅유치하였다. 나아가 미쓰비시 제철(三菱製鐵)⋅오지 제지(王子製紙)⋅다이니혼 제당(大日本製糖)⋅오노다(小野田) 시멘트 등 많은 재벌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지원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인이 출원한 회사 설립은 거의 다 허가해 준 반면 조선인 기업의 설립⋅경영에는 엄격한 규제를 가하였고, 기존의 조선인 회사에 대해 해산 명령을 남발하는 등의 사례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통해 본 법령이 갖고 있는 침략적 속성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직예총독부 당국자가 당대 유수의 일본 재벌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사실은, 일본 자본을 동원해 조선에 새로운 경제권을 형성하려는 조선 총독부의 계획을 보여 주는 지점이다.

전문 20조로 구성된 이 「회사령」은, “회사의 설립은 조선 총독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제1조)”, “조선 외에 있어서 설립한 회사가 조선에 본점 또는 지점을 설치하고자 할 때에도 조선 총독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제2조)”, “회사가 본령(本令) 혹은 본령에 의거해 발표되는 명령이나 허가의 조건에 위반하거나 또는 공공의 질서,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에는 조선 총독은 사업의 정지⋅금지, 지점의 폐쇄 또는 회사의 해산을 명할 수 있다(제5조)”라고 규정하였다. 이로써 회사 설립과 지점의 설치에 허가주의를 채택하였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가 회사의 행위가 공공질서, 선량한 풍속에 위반된다고 인정될 때에는 사업의 정지⋅금지에서 해산과 지점의 폐쇄까지를 강제할 수 있도록 하였다. ‘공공질서’, ‘선량한 풍속’이란 추상적인 문구는 본래 법 조항과는 맞지 않으며, 이는 이 법령이 조선 총독부에 의해 자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컸음을 보여 준다.

회사령」이 터무니없는 악법이니 침탈법이니 차별법이니 하는 비난을 받는 것은 그것이 일본 본국에서 시행되던 「상법」 회사 편과 내용을 전혀 달리하기 때문이었다. 일본 「상법」에는 회사의 자유 설립주의를 규정하였다. 즉, 누구든지 뜻이 맞는 사람끼리 모여 정관을 작성하면 그것으로 회사는 설립되었으며, 재판소에 등기만 마치면 되도록 규정하였다. 이는 조선 「회사령」이 일본의 경제관념에 비춰 봤을 때도 억압적이었음을 보여 준다. 이에 대해서는 일본의 자본이 조선에 무계획적으로 진출하여 경제구조를 혼란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경제 안정화 정책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일본 정부가 구상하는 ‘안정한 경제’ 자체가 기본적으로 자본의 국적, 즉 일본 자본의 주도권을 전제로 한 것임을 감안해야 한다.

이처럼 일본 정부와 조선 총독부는 「회사령」을 제정하여 조선인 기업가들의 자유로운 회사 설립과 운영은 통제한 반면 일본인 기업을 유치하여 조선의 자본 유출을 가능하게 하였다.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논문
「초기 일본통치하의 한국경제에 관한 연구(1910∼1919)」,『덕성여대논문집』2,박원국,덕성여자대학교,1973.
「회사령연구」,『한국사연구』45,손정목,한국사연구회,1984.
「1910년대 객주 통제와 ‘조선회사령’」,『역사문제연구』2,전우용,역사문제연구소,1997.
저서
『일제하 민족계 기업설립운동에 관한 연구』, 이한구, 한양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88.
『한국 회사의 탄생』, 전우용,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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