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지금은 지역이 점차 열리고 지혜도 날로 발전하여 증기선이 전 세계를 누비고 전선이 서양까지 연결되며, 공법(公法)을 제정하여 국교를 수립하고, 항만과 포구를 축조하여 서로 교역하므로 ……(중략)…… 일과 물건이 온갖 형태로 나타나고 각종 기계와 물건에 있어서도 그 기교가 1만 가지이니, 세상의 일에 마음을 둔 사람이라면 몰라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조정에서도 박문국(博文局)
을 설치하고 관리를 두어 외국의 신문을 폭넓게 번역하고 아울러 국내의 일까지 기재하여 나라 안에 알리는 동시에 다른 나라에까지 공포하기로 하고, 이름을 순보(旬報)라 하여 견문을 넓히고, 여러 가지 의문점을 풀어 주고, 상업에도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중국, 서양의 관보(官報), 신보(申報)를 우편으로 교신하는 것도 그런 뜻에서이다.
'박문국(博文局)' 관련자료
세계 속의 방위(方位), 진침(鎭浸), 정령(政令), 법, 재정, 기계, 빈부, 식량 사정 등만 아니라, 인품의 선악, 물가의 높고 낮음까지를 사실대로 정확히 실어 밝게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평가도 사이사이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독자들이 먼 것을 외면하고 가까운 것만 좋아한다면 휩쓸려 걷다가 자기 걸음걸이마저 잃어버리는 격이 될 것이고, 새것에는 어둡고 옛것만을 고집한다면 우물에 앉아서 제 것만 크다고 하는 격이 될 것이니, 반드시 때와 형세를 살펴 무작정 남만 따르거나 자기 것만 고집하지 말고 선택과 평가를 반드시 이치에 맞도록 하여 정도(正道)를 잃지 않은 뒤에야 박문국
을 설치한 본래의 뜻에 맞을 것이다.
'박문국' 관련자료
『한성순보』, 1883년 10월 31일, 「순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