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조선반도사의 편찬
일본과 조선 두 민족은 옛날부터 가까워졌다 멀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역사적으로 항상 밀접한 관계를 지속해 왔는데, 마침내 일한 병합에 이르렀다. 그러나 조선에는 아직 옛날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정확하고 간명하게 기술된 역사가 없기 때문에, 공정한 사료에 근거하여 관청 및 일반인들이 참고할 수 있는 조선반도사를 편찬할 필요를 느꼈다. 그리하여 대정 4년(1915) 7월 중추원
에서 그 편찬에 착수했다. ……(중략)……
'중추원' 관련자료
조선반도사 편찬 핵심 내용
모든 제도를 쇄신하고 혼돈스러운 옛 모습을 개혁하며, 모든 종류의 산업을 진작하여 빈약한 민중을 구제하는 것은 조선의 정치에 있어 당면한 시급한 의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물질적인 운영에 노력하는 것과 함께, 교화⋅풍속⋅자선⋅의료 등에 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 조선인들의 지능과 덕성을 계발하고, 이로써 이들을 충성스럽고 선량한 제국의 신민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위치로 이끌어 주도록 해야 한다. ……(중략)……
제국과 조선의 관계는 이와는 반대로, 영토가 서로 접해 있고 인종도 같으며, 제도도 서로 분립하지 않아서, 혼연히 하나의 커다란 국토를 구성하여 서로 이해를 함께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조선인을 방임하여 그 매일의 새로운 걸음이 늦어지는 것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진실로 국가의 기초를 공고히 하는 것이 아니다. ……(중략)……
조선인은 다른 식민지의 야만적이거나 완전히 개화하지 못한 민족과는 달리 독서를 하는 문화에 속해 있으며 감히 문명인에 뒤지지 않는다. 옛날부터 전해져 오는 역사서들이 많으며, 또한 새롭게 저술된 것도 적지 않다. 그런데 전자는 독립 시대의 저술로서 현대와는 관계가 없으며, 단지 독립국의 옛 꿈을 추구하게 만드는 폐단이 있다. 후자는 근대 조선에서 일청·일러 사이의 세력 경쟁을 서술하면서 조선의 나아갈 바를 설명하고 있거나, 혹은 한국통사(韓國痛史)라고 불리는 재외 조선인의 저서와 같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아니라 망설(妄說)을 늘어놓은 것이다. 이러한 역사 서적이 인심을 홀리는 해독은 진실로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완전히 없애는 계책을 모의하는 것은 헛된 노력만 기울이고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 전파를 촉진하게 될 수도 있다. 차라리 옛 역사를 금지하는 것 대신, 공명 적확(的確)한 역사서를 만드는 것이 지름길이며, 효과가 더욱 현저해질 것이다. 이것이 조선반도사의 편찬이 필요한 주된 이유이다.
조선 총독부 조선사 편수회, 『조선사 편수회 사업 개요』, 조선인쇄주식회사, 1938년 6월 18일 발행.
조선 총독부 조선사 편수회, 『조선사 편수회 사업 개요』,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