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평소에 우리들의 숙원이던 억대 수출의 달성을 보게 됨에 즈음하여, 나는 수출 증진이라는 국가 지상의 과제를 이룩하기 위하여 제일선에서 애써 노력한 수출업자와 생산업자 여러분은 물론, 온 국민 여러분과 더불어 충심으로 기뻐해 마지 않는 바입니다.
더욱이 우리 나라 수출 무역에 있어서 역사적인 기점을 마련한 오늘을 「수출의 날」로 정하여 널리 기념하게 된 것은 자립 경제의 근간이 되는 수출 증대의 앞날을 위하여서는 참으로 뜻 깊은 일로 여기는 바입니다.
돌이켜 보건대, 우리 나라는 과거 반세기 외국 식민지 하에서 산업구조가 기형화되었고 2차대전의 종전과 함께 해방을 맞았으나, 불행히도 국토가 둘로 나뉘어 공업적 입지조건이 유리한 북한 땅을 잃어버렸습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6·25 동란으로 인한 참혹한 전쟁의 피해로 그나마 산업 시설이 흔적도 없이 모두 불타버렸습니다. 그리하여 선진 제국과 비교할 때, 국민소득 수준은 낮은 위치에 머물고 또 국제수지는 만성적인 역조 현상을 면치 못하여 상품 수입이 수출의 10배를 넘는 실로 엄청난 불균형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발생한 부족한 외화를 외부 지원에 의존하면서, 우리는 자립 경제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환경 속에서 살아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정부나 경제계의 여러분, 그리고 일반 국민이 비상한 각오로써 자립 경제 달성의 요체가 되는 수출 증진에 온갖 정력을 쏟음으로써 국제수지의 개선을 시도한 보람이 있어서 그간 눈부신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특히 고질화된 국제수지의 역조 현상을 개선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출업자와 생산업자 여러분은 물론 모든 국민이 수출 진흥에 적극 노력한 결과, 수출액 증가 추세는 계속 유지되어, 오늘에 이르러서는 우리 나라 수출 규모가 억대 돌파라는 새로운 과정을 확립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한편 수출 무역에 있어서 양적인 면에서만 진전을 보았을 뿐만 아니라, 근래에 와서는 국내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공업품 수출이 현저하게 증대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후진적인 수출 구조에서 점차로 고도화된 수출 구조로 개선되어 가고 있어, 우리 나라 수출 무역의 장래를 밝게 해주고 있음은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날 세계 각국은 무역 자유화의 경향과 함께 판로의 개척과 확대를 위하여 실로 불을 뿜는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추어, 우리 나라에 있어서도 수출업 또는 생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여러분들은 경영을 보다 합리화하고 기술을 개선함으로써 품질과 가격 면에서 국제 간의 경쟁에 뒤지지 말아야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에서도 여러분의 노력에 못지 않게 국제 경제의 환경에 적응되는 효과적인 시책으로 적극 여러분을 지원할 것을 다짐해 두는 바입니다.
또한 우리 나라는 천연자원은 아직 미개발 상태에 있으나 반면에 인적자원은 풍부합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우리는 지난날과 같이 농수산물 및 광산물과 같은 자연 자원 수출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질과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다각적인 생산 활동을 벌여 나가야 합니다. 특히 노동집약적인 산업을 육성시키고 여기서 만들어지는 공산품 수출을 진흥시키는데 더욱 노력할 것을 아울러 요망해 두고자 합니다.
끝으로 오늘 제1회 「수출의 날」 기념식에 즈음하여 상공 당국이나 대한무역진흥공사가 이룩한 업적을 높이 찬양하고, 또 관계관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이 뜻 깊은 날이 자립 경제를 촉성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을 기원하는 바입니다.
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
「제1회 수출의 날 치사」, 1964년 12월 5일, 대통령기록관 기록컬렉션 연설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