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
농민은 역사발전의 주체요, 국가적 과제인 식량의 생산자로서 조국방위와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 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공업우선, 수출제일주의 경제정책 하에서 저임금을 위한 생산비도 안 되는 낮은 농산물가격 정책으로 오늘날 농민은 더욱 심화된 상대적 빈곤과 사회적 소외와 천시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도 당국은 농민을 보호하기는커녕 물가안정이라는 명분으로 쇠고기·돼지고기·땅콩·양파·마늘·고추·감자·참깨·밀가루·옥수수 등을 무절제하게 수입하여 국내 농산물가를 폭락시키고 농민들의 소득원을 모조리 뒤흔들어 놓았다. 해마다 생산비가 보장되는 농산물 값을 받지 못한 농민들은 물가안정이라는 미명하에 수입된 농산물 때문에 이제는 닭을 생매장해야 하고 양파를 썩혀야 하며 피땀 흘려 생산한 농산물을 버리다시피 방매해야 하는 비참한 처지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급등되는 물가고 속에서도 공산품은 ’원활한 물량 공급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현실화’라는 이름을 붙여 값을 대폭 인상하면서도, 왜 농산물 값은 생산비가 보장되는 값으로 “현실화”하여 원활한 공급을 시도하지 않고, ‘남아서 창고에 썩혀 버릴 정도’로 수입하여 값을 폭락시키는가?
농산물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식량으로서 어떤 비상사태를 맞더라도 안정적인 공급이 보장되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일시적인 현상으로 값이 오른다는 이유만으로 무절제하게 수입하여 농민의 소득원을 짓밟고 농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지극히 한심스러운 처사가 아닐 수 없으며, 농민은 생존의 위협마저 느낀다.
따라서 국민 식량의 생산자인 우리는 임기웅변적인 무책임한 수입으로 농민 생존을 위협하는 농산물수입 중단을 강력히 요구한다.
우리의 주장
농산물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
2. 생산비 보장되는 농산물 가격 안정책을 강구하라.
1979년 4월
한국가톨릭농민회
한국가톨릭농민회, 「농산물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 1979년 4월, 김삼웅 편, 『민족·민주·민중선언』, 일월서각, 1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