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로 본 한국사분야별정치삼국 이전여러 나라의 발전

부여의 제천의례 영고

은력(殷曆) 정월에 하늘에 제사를 지내며 나라에서 대회를 열어 연일 마시고 먹고 노래하고 춤추는데, 영고(迎鼓)라고 한다. 이때 형옥(刑獄)을 중단하여 죄수를 풀어 주었다.

『삼국지』권30, 「위서」30 오환선비동이전

以殷正月祭天, ……(中略)…… 國中大會, 連日飮食歌舞, 名曰迎鼓, ……(中略)…… 於是時斷刑獄, 解囚徒.

『三國志』卷30, 「魏書」30 烏丸鮮卑東夷傳

『삼국지』는 중국 삼국 시대의 위(魏)⋅촉(蜀)⋅오(吳) 세 나라에 관한 정사(正史)이다. 진(晉)나라의 진수(陳壽, 233~297)가 편찬하였는데, 그 가운데 「동이전(東夷傳)」에는 동북아시아 여러 나라에 관한 전기(傳記)가 있어 한국 고대사 연구에 가장 중요한 사료 중의 하나로 평가된다. 하지만 「동이전」은 기사가 매우 간략하여 실상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기에 해석을 둘러싼 다양한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사료에 있는 부여(夫餘)의 영고(迎鼓)에 관한 기록도 마찬가지이다. 우선 ‘국중(國中)’의 경우 ‘나라 안’으로 볼 수도 있고, ‘국도(國都) 안’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 온 나라의 행사라는 의미로 영고의 규모를 말해 주며, 후자의 경우 국도에서 열린 행사라는 의미로 영고의 공간을 알려 준다고 할 수 있다.

영고의 의미도 문제이다. 많은 경우 영고 자체를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것을 계기로 나라에서 대회를 열어 연일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영고라고 하였기 때문에 영고가 바로 ‘하늘에 제사 지내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영고가 보다 포괄적인 의례이고 그 일부가 제천의례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논란은 ‘단형옥(斷刑獄)’의 해석에 있다. ‘단(斷)’을 중단(中斷)한다고 볼 수도 있으며, 결단(決斷)한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 죄수에 대한 사면의 의미가 되며, 후자의 경우 재판의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한편 영고는 은나라 달력으로 정월, 즉 음력 12월에 거행되었다. 이는 수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으로 고구려의 동맹(東盟)⋅동예의 무천(舞天)이 음력 10월에 거행되었다는 것과 비교된다. 다만 영고가 다른 여러 나라 제천의례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국가적 행사였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 즉, 고대 여러 나라의 제천의례는 한 해의 생산 활동을 마감하고 정리하며 다음 해의 풍요를 기원한다는 종교적 목적이 있었는데, 이와 함께 각종 생산물을 분배함으로써 사회의 통합을 확인하고 또한 그것을 더욱 강화할 수 있었다고 이해된다.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저서
『고구려사 연구』, 노태돈, 사계절, 1999.
『한국전통문화론』, 이기백, 일조각, 2002.
『동이전의 문헌적 연구』, 전해종, 일조각, 1980.
『고대 한국의 국가와 제사』, 최광식, 한길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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