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로 본 한국사분야별경제통일 신라와 발해통일 신라의 활발한 국제 교류

신라의 교역 물품들

중국의 동해에 있는 이 나라[신라]로부터 가져오는 물품은 비단[調段], 검(劍), 키민카우(kiminkhau), 사향(麝香), 침향[蘆薈], 말 안장 용품[馬鞍], 담비 가죽[貂皮], 도기(陶器), 범포(帆布), 육계(肉桂), 쿠란잔(khulanjan)이다.

이븐 쿠르다지마, 『제도로 및 제왕국지』

[그] 지역[신라]에서는 인삼(人蔘)⋅수은(水銀)⋅사향(麝香)⋅송자(松子)⋅진자(榛子)⋅석결명(石決明)⋅송탑자(松塔子)⋅방풍(防風)⋅백부자(白附子)⋅복령(茯笭)⋅대소포(大小布)⋅모시포(毛施布)⋅동경(銅磬)⋅자기(瓷器)⋅초석(草蓆)⋅서모필(鼠毛筆) 등이 나는데, 상선(商舶)들이 5색으로 염색한 비단에 문자(文字)를 세워 무역을 한다.

조여괄, 『제번지』권상, 신라국

والذي يجئ في هذا البحر الشرقيّ من الصين والحرير والفرند والكيمخاو والمسك والعود والسّمور والغضار والصيلبنج والدارصينى والخولنجان

Ibn Khurdāhibah, 『Kitabu’l Masalik wa’l Mamalik(諸道路 및 諸王國志)』

地出人參⋅水銀⋅麝香⋅松子⋅榛子⋅石決明⋅松塔子⋅防風⋅白附子⋅茯笭⋅大小布⋅毛施布⋅銅磬⋅磁器⋅草蓆⋅鼠毛筆等, 商舶用五色纈絹, 及建本文字博易.

趙汝适, 『諸蕃志』卷上, 新羅國

이 사료는 신라가 이슬람 국가 및 당(唐)나라와 교역한 물품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이븐 쿠르다지마(Ibn Khurdāhibah, 820~912)는 아라비아 출신의 지리학자로, 846년과 885년 두 차례에 걸쳐 『제도로(諸道路) 및 제왕국지(諸王國志)』를 간행하였다. 조여괄(趙汝适, 1170~1231)이 1225년에 편찬한 『제번지(諸蕃志)』는 단성식(段成式, 803~863)이 지은 『유양잡조(酉陽雜俎)』 등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두 사료는 당대 또는 그로부터 멀지 않은 시점에 작성되었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

이븐 쿠르다지마의 『제도로 및 제왕국지』에 따르면 이슬람 상인은 신라에서 비단, 검, 사향노루 수컷의 향낭에서 분비되는 분비물로 만든 약재인 사향(麝香), 밀향수나무에서 생산되는 향료인 침향, 말 안장 용품, 담비 가죽, 도기(陶器), 돛을 만드는 포목인 범포(帆布), 살이 많은 계피인 육계(肉桂) 등의 물품을 수입하였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키민카우(kiminkhau)와 쿠란잔(khulanjan)도 수입하였는데, 이것이 어떠한 물품이었는지는 아직까지 분명하지 않다. 『제도로 및 제왕국지』에 언급된 대부분의 물품은 신라에서 생산된 것으로 여겨지지만, 담비 가죽이나 침향, 육계처럼 신라에서 생산되지 않는 물품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아마도 이슬람 상인이 신라 상인과의 교역 물품을 모두 신라산으로 인식하였기 때문에 비롯된 오해라고 생각되는데, 침향과 육계 등은 신라 상인이라는 중간 전달자를 거쳐 구입하였으리라고 생각된다. 원성왕릉(元聖王陵)으로 알려져 있는 경주 괘릉(掛陵, 사적 제26호)에는 서역인의 얼굴을 한 무인상(武人像)이 있는데, 이는 신라가 이슬람을 비롯한 아라비아 반도의 서역인들과 활발하게 교류하였음을 뒷받침해 준다.

한편, 조여괄의 『제번지』 신라국(新羅國)조를 살펴보면 신라로부터 인삼, 수은(水銀), 사향, 솔방울인 송자(松子), 개암나무의 열매인 진자(榛子), 전복 껍질인 석결명(石決明), 겨울에 채취한 솔방울의 씨인 송탑자(松塔子), 풍병을 치료하는 데 효험이 있는 식물인 방풍(防風), 노랑 돌쩌귀라고도 불리며 뿌리에 진통 작용이 있어 약재로 이용되는 백부자(白附子), 소나무 뿌리가 있는 곳에서 자생하는 버섯인 복령(茯笭) 및 대소포(大小布), 모직물의 일종인 모시포(毛施布), 승려가 쓰는 작은 종인 동경(銅磬), 자기(瓷器), 짚자리[草蓆], 족제비의 털로 만든 붓인 서모필(鼠毛筆) 등을 수입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 중 사향은 『제도로 및 제왕국지』에도 보이는 물품이며, 대소포와 자기는 『제도로 및 제왕국지』의 범포와 도기에 각각 상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제번지』에는 송자, 진자, 석결명, 송탑자, 방풍, 백부자, 복령 등 신라에서 자란 약재류가 많이 보인다는 사실이다. 이는 당시 신라와 당나라 사이에 의학 기술의 교류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제도로 및 제왕국지』와 『제번지』에는 비단, 향약, 약재, 도기, 검, 서모필 등 신라의 교역품이 다양하게 언급되어 있다. 이 중 담비 가죽과 침향, 육계를 제외한 나머지 물품은 당나라에 보낸 조공품이나 일본으로 수출한 물품에서도 확인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물품은 신라에서 생산된 토산품으로 이해된다. 이처럼 신라는 여러 토산품을 매개로 당나라나 일본은 물론이고 이슬람 상인과도 활발하게 교역을 벌였고, 그 결과 『제도로 및 제왕국지』와 『제번지』에 신라와의 교역품을 비롯해 신라 관계 기사가 실릴 수 있었던 것이다.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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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세기 이슬람 제종족의 신라 내왕과 그 배경」,『한국고대사연구』44,김창석,한국고대사학회,2006.
「삼국사기에 보이는 이슬람 상인의 무역품」,『이홍직박사회갑기념 한국사학논총』,이용범,신구문화사,1969.
저서
『신라⋅서역교류사』, 무함마드 깐수, 단국대학교 출판부, 1992.
『한국 고대의 동아시아 교역사』, 박남수, 주류성, 2011.
『한국 고대무역사 연구』, 윤재운, 경인문화사, 2006.
편저
「해상활동」, 김문경, 국사편찬위원회, 2003.

관련 이미지

괘릉 무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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