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로 본 한국사분야별사회통일 신라와 발해진골 귀족의 호화로운 생활상

안압지 출토 14면체 주사위

노래 없이 춤추기

여러 사람이 코 때리기

술잔 비우고 크게 웃기

술 3잔을 한 번에 마시기

덤벼드는 사람이 있어도 참고 가만히 있기

스스로 노래 부르고 마시기

팔을 구부려 다 마시기

얼굴을 간지럽혀도 참기

마음대로 노래 청하기

월경(月鏡) 노래 한 곡 부르기

시 한 수 읊기

두 잔이 있으면 즉시 비우기

더러운 것 버리지 않기

스스로 괴래만(怪來晩)을 부르기

안압지 출토 주사위

禁聲作舞

衆人打鼻

飮盡大笑

三盞一去

有犯空過

自唱自飮

曲臂則盡

弄面孔過

任意請歌

月鏡一曲

空詠詩過

兩盞則放

醜物莫放

自唱怪來晩

雁鴨池 出土 骰子

이 사료는 경주 안압지(雁鴨池)에서 발굴된 14면체 주사위에 새겨져 있는 명문이다. 누군가 약정된 주령(酒令)을 위반했을 경우에 적용하는 벌칙이 새겨져 있다. 그 내용은 ‘三盞一去(삼잔일거)’라 하여 ‘술잔 세 잔을 한 번에 마시라’고 하는가 하면, ‘自唱自飮(자창자음)’, 즉 ‘스스로 노래하고 스스로 마셔라’라고 적어 놓기도 했다. 모두 14가지 벌칙을 마련하여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대로 행동하게 한 것이다. 이 안압지 출토 14면체 주사위를 통해 신라 귀족의 놀이 문화의 일면을 이해할 수 있다.

경주에 있는 안압지는 신라 시대에 조성된 인공 못이다. 1971년 마련된 경주관광개발계획에 따라 발굴 조사와 함께 1만 5000여 점에 달하는 유물이 수습되어 통일신라 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유물 가운데 최초로 출토된 신라 시대 놀이 용구가 바로 위의 참나무로 만든 14면체 주사위로, 사각형면 6면, 삼각형면 8면 등 전체 14면으로 된 특이한 형태이다. 일반적으로 주사위는 6면의 각 면에 한 점에서 최고 여섯 점의 표시가 되어 있지만, 이 14면체는 각 한 면마다 한자(漢字) 네 글자를 새겨 넣었다.

그런데 ‘주령구(酒令具)’라는 주사위는 유감스럽게도 유물을 보존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에 타 버렸다. 당시 습기를 빼내는 작업 과정에서 전기 과부하로 인해 잿더미로 변한 것이다. 다행히 작업에 앞서 사진 촬영과 정밀 실측을 해 둔 덕분에 복제품을 만들어 국립경주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다.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논문
「주사위와 쌍육」,『생활문물연구』11,김영진,국립민속박물관,2003.
「14면 주사위를 통해 본 신라 귀족의 놀이문화」,『신라문화』35,김정숙,동국대학교 신라문화연구소,2010.
「안압지 출토 목제 주사위 명문의 체계와 의미」,『정신문화연구』104,김태환,한국학중앙연구원,2006.
「안압지 조영과 신라왕가의 풍속」,『한국조경학회지』69,박경자⋅양병이,한국조경학회,1998.
「신라의 유희」,『신라문화제학술발표회논문집』4,윤경렬,동국대학교 신라문화연구소,1983.
「신라 상고의 전쟁과 유희-‘풍류’의 원료를 찾아서-」,『소헌남도영박사화갑기념 사학논총』,이기동,간행위원회 편,1983.
「안압지에서 출토된 신라목간에 대하여」,『경북사학』1,이기동,경북사학회,1979.
저서
『신라사회사연구』, 이기동, 일조각,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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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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