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로 본 한국사분야별문화고려 시대불교 사상과 신앙

팔관회 행사-도이장가

임금님을 온전케 하온

마음은 하늘 끝까지 미쳤네

넋은 가셨으되

몸 세우고 하신 말씀

직분을 다해 활 잡는 이 마음 새로워지기를

좋다, 두 공신이여

오래오래 곧은

자취를 나타내실지어.

『평산신씨 고려대사장절공유사』, 「도이장가」

主乙完乎白乎

心聞際天乙及昆

魂是去賜矣

中三烏賜敎

職麻又欲望彌阿里刺及彼

可二功臣良

久乃直隱

跡烏隱現乎賜丁

『平山申氏高麗大師壯節公遺事』, 「悼二將歌」

이 자료는 1120년(예종 15년) 10월 서경(西京)에서 열린 팔관회(八關會)태조(太祖, 재위 918~943)를 위해 목숨을 바친 신숭겸(申崇謙, ?~927)과 김락(金樂, ?~927)의 충절을 기리고자 예종(睿宗, 재위 1105~1122)이 지은 향찰표기(鄕札表記)의 가요이자 부시(賦詩)다. 향가는 아니지만 향가의 전통이 남아 있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두 장수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927년(태조 10년) 후백제 견훤(甄萱, 867~935)은 신라 경주를 공격하여 경애왕(景哀王, 재위 924~927)을 죽이고 궁인을 욕보였으며, 경순왕(敬順王, 재위 927~935)을 즉위시켰다. 이에 태조는 크게 분개하여 친히 정예 기마병 5천을 거느리고 후백제군을 치기 위해 대구의 공산(公山) 동수(桐藪)로 나아갔다. 하지만 오히려 후백제군에 포위되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였다. 이때 궁예를 내쫓고 태조를 추대하는 데 공을 세웠던 신숭겸이 김락과 함께 태조로 위장하고 싸우다 전사하였다. 태조는 신숭겸의 충절을 기려 시호를 장절(壯節)이라 내려주었고, 김락의 동생 김철(金鐵)을 원윤(元尹)으로 삼은 뒤 지묘사(智妙寺)를 지어서 명복을 빌었다.

또한 태조는 매년 11월 개경에서 중동팔관회(仲冬八關會)를 열어 신숭겸과 김락을 추모하는 행사를 올려 그 충절을 기렸다고 전한다. 특히 태조가 풀로 두 공신의 허수아비를 만들어 복식을 갖추어 자리에 앉게 하니, 이들이 술을 받아 마시고 생시처럼 춤을 추었다 한다. 그 뒤 예종이 즉위한 뒤 개최된 팔관회에서 허수아비 둘이 관복을 갖추어 입고 말에 앉아 뜰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연출되자, 왕이 두 장수를 애도하는 시를 지었는데, 이와 관련한 기록이 『평산신씨장절공유사(平山申氏壯節公遺事)』와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 『고려사(高麗史)』 신숭겸 열전 등에 보인다.

「도이장가(悼二將歌)」는 한시가 아닌 8구체 향가의 형식인데, 향찰로 표기되어 있어 향가로 보기도 한다. 이와 달리 신라 향가가 있던 시대와 200년 가까이나 차이가 있고 형식도 3음절 중심의 향가에 비해 「도이장가」는 2음절이라 하여 향가와 동질적인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좋다, 두 공신이여”라 한 부분을 보면, 「사뇌가(詞腦歌)」에서의 후렴구에 해당하므로 향가로 연결하려는 의견이 많다.

「도이장가」는 예종서경 팔관회에 참관하여 잡희를 보면서 두 장수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직접 지은 향가라는 점, 이로 인해 제작 연대와 제작 경위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미가 크다. 동시에 서경 팔관회에서 나타나듯 공신을 추모하는 위령제적인 면도 보인다는 점에서 팔관회 이해에 도움을 주는 자료이다.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논문
「도이장가에 대하여」,『인문과학』14⋅15합,김동욱,연세대학교,1966.
「신숭겸과 공산동수 전투」,『군사』29,민병하,국방군사연구소,1994.
「도이장가의 장르귀속」,『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연구』16,성기옥,영남대학교,1974.
「나말여초 신숭겸의 생애와 사후평가」,『강원문화사연구』6,이인재,사단법인 강원향토문화연구회,2001.
「도이장가 ‘2장(二將)’에 관한 소고」,『국어문학』25,전일환,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회,1985.
「고려 시가문학의 변천」,『전통과 사상』3,조동일,한국정신문화연구원 인문연구실,1988.
저서
『향가해독법연구』, 김완진, 서울대학교 출판부, 1982.
『한국고전시가의 연구』, 김학성, 원광대학교 출판국, 1980.
편저
『고려시대의 가요문학』, 김열규 외, 새문사, 1982.
「향가 및 그 잔영」, 조동일, 국사편찬위원회, 1994.

관련 사이트

담양군 한국가사문학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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