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팔경의 시를 올리다[進新都八景詩]
기전산하(畿甸山河)
기름지고 걸도다 천 리의 기전(畿甸),
안팎의 산과 물은 백이(百二)1)
로구려,
1)
산하(山河)의 험고(險固)함을 말한 것이다. 『사기(史記)』에 “진(秦)나라는 땅이 험고하여 2만 명만 있으면 족히 제후(諸侯)의 백만 군사를 당할 수 있다” 하였다.
덕교(德敎)에다 형세(形勢)마저 아울렀으니,
역년(歷年)은 천 세기를 기약하도다.
도성궁원(都城宮苑)
성(城)은 높아 천 길의 철옹이고,
구름 둘렀어라 봉래 오색(蓬萊五色)2)
이,
2)
봉래궁(蓬萊宮)은 당(唐)나라 대명궁(大明宮)인데, 여기서는 우리 궁궐에 비유하여 쓴 것. “천자(天子)의 정궁(正宮)이어서 그 뒤에는 항상 오색의 서운(瑞雲)이 떠 있다” 하였다.
연년(年年)이 상원(上苑)에는 앵화(鶯花) 가득하고,
세세로 도성 사람 놀며 즐기네.
열서성공(列署星拱)
줄 이은 관서는 우뚝하게 서로 마주서서,
마치 별이 북두칠성을 끼고 있는 듯,
새벽달에 한 길 거리 물과 같으니,
명가(鳴珂)
말굴레 장식
는 먼지 하나 일어나지 않누나. 제방기포(諸坊碁布)
제택(第宅)은 구름 위로 우뚝이 솟고,
여염(閭閻)은 땅에 가득 서로 연달았네,
아침과 저녁에 연화 잇달아,
한 시대는 번화롭고 태평하다오.
동문교장(東門敎場)
북소리 두둥둥 땅을 흔들고,
깃발은 나풀나풀 공중에 이었네,
만 마리 말 한결같이 굽을 맞추니,
몰아서 전장에 나갈 만하다.
서강조박(西江漕泊)
사방 물건 서강(西江)으로 폭주해 오니,
거센 파도를 끌어가네,
여보게 썩어 가는 창고의 곡식 보소,
정치란 의식의 풍족에 있네.
남도행인(南渡行人)
남도(南渡)라 넘실넘실 물이 흐르나,
사방의 나그네들 줄지어 오네,
늙은이 쉬고 젊은 자 짐 지고,
앞뒤로 호응하며 노래 부르네.
북교목마(北郊牧馬)
숫돌같이 평평한 북녘들 바라보니,
봄이 와서 풀 성하고 물맛도 다네,
만 마리 말 구름처럼 뭉쳐 있으니,
목인(牧人)은 서쪽 남쪽 가리질 않네.
『삼봉집』권1, 「육언절구」 진신도팔경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