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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북변강 문제의 중요성에 대한 충분한 인식
동북변강 문제는 학술 문제일 뿐만 아니라 국가의 영토, 강역, 주권 등에 관련된 중대한 정치 문제이다. 지역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국가의 안전이나 평온과 관계된 전면적인 문제이다. 우리들은 단지 학술적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 국가 영토 주권의 보전, 국가의 안전, 변강의 평온, 민족 단결 등의 측면에서도 이 문제의 연구가 중요하고 긴박함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듯이, 동북 지역은 중국 강토에서 분할할 수 없는 일부분이고, 동북 각 민족은 모두 중화 민족 대가족의 일원이며, 동북의 역사는 사마천의 『사기(史記)』로부터, 반고의 『한서(漢書)』 이래로 줄곧 중국의 正史에서 중요한 구성 요소였다.
동북 각 민족의 인민은 5,000년간 빈번한 이주와 이동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강역을 개척하고 변강과 내지의 교류를 촉진하였으며, 각 민족의 융합을 가속화시키고 중국 북방 민족의 문명사를 창조하였다. 묘후산인(廟後山人), 금우산인(金牛山人), 합자동인(鴿子洞人) 등 원시인들은 중국 고인류군 중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구성원들이다. 동북의 원시인들로서, 그들은 중원 및 기타 지역의 원시 거주민 무리와 공동으로 중화민족의 고대 문화(遠古文化)를 창조하였다. 이로써 신락하층(新樂下層) 문화와 홍산(紅山) 문화는 대표적인 동북의 원시 문화가 되었고, 황하 유역의 앙소 문화, 양자강 유역의 하모도 문화처럼 중국 신석기 시대 문화의 중요한 기원이 되었다. 고구려 문화와 발해 문화는 모두 선명한 민족적 특징과 지역 특색을 갖추고 있고, 중국 고대 다민족 문화 통일체 중에서 독특한 특색을 지닌 중요한 구성 요소이다. 이후 동북의 몇몇 소수 민족은 중국의 강성과 문명적 발전에도 커다란 공헌을 하였다. 특히, 거란족이 세운 요, 여진족이 세운 금, 몽골족이 세운 원, 만주족이 건립한 청 등의 왕조는 중국 다민족 국가의 형성에 지극히 중요한 공헌을 하였다. 소수 민족이 건립한 정권들은 중국의 드넓은 강역을 형성하는 데 기초를 다졌고, 동북 지역의 통치, 관할, 개발 등을 강화하였으며 동북의 각 민족간 및 동북과 중원 사이의 관계 및 융합을 촉진하였다. 그리고 전체 중국의 정치, 군사, 경제, 문화 등을 발전시키고 영향을 주었다. 이를 통해 동북 지역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는 전체 중화 민족의 발전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의의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역사적 원인, 특히 근대 이래 서양 식민주의와 제국주의 국가의 침략은 중국 동북강역 문제를 복잡하게 변화시켰다. 최근 국제적으로 몇몇 적대 세력들은 우리 나라에 대하여 침투와 분열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몇몇 사람들은 학술 연구라는 명의를 빌려서, 역사 문제를 이용하여 과장된 글을 쓰고 흑백을 전도하고 역사를 왜곡하면서 공공연하고 대담하게 우리에게 영토를 요구한다. 이러한 적대 조직은 민족 문제와 종교 문제를 이용하여 온갖 방법으로 우리 나라에 대한 침투를 진행하고, 우리 나라 사람들에 대해 회유, 분화, 유혹 등의 술책을 부리고, 망령되게 사단(事端)을 만들어서 우리 나라의 영토 보전과 변강 안전, 그리고 민족 단결을 파괴하려 한다. 바로 이러한 배경 속에서 동북 변강 문제 연구를 강화하는 것이 갈수록 절박하고 중요하게 되었다.
당 중앙 지도자의 친밀한 관심과 국무원의 대대적인 지지, 지휘 아래, 정부는 ‘하상주(夏商周) 시대 구분 공정’에 뒤이어 다시 중국사회과학원과 동북 삼성(東北三省)에 위탁하여 공동으로 ‘동북변강 역사와 현재 상황에 대한 일련의 연구 공정’에 착수하였다. 이것은 중요한 조치이며, 그것은 반드시 동북변강 역사와 현재 상황에 대한 연구 분야의 학과 건설을 대대적으로 추진할 것이고, 전체 동북 지역의 개혁 개방, 사회 안정, 경제 발전에도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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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哲洙, 「동북변강 문제에 대한 연구 진행의 몇 가지 문제」, 馬大正 편저, 동북아역사재단 역, 『중국의 동북변강 연구』, 2007, 22~24쪽.
중국 고위관리 ‘동북공정’ 지휘
중앙·지방 당정간부 대거참여…예산도 대부분 지출
중국 정부가 ‘학술 연구’라고 주장해온 ‘동북공정’(동북변경 역사와 현황 시리즈 연구공정) 사업에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리가 ‘지도자’로 대거 참여하고 있으며, 사업 예산의 대부분을 중국 정부가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동북공정이 단군조선을 부정하고 기자조선-위만조선-한사군-고구려-발해 등 다섯 왕조·정권이 모두 중국 속국 또는 지방정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사실이 이미 완성된 ‘과제’들을 통해 재확인됐다.
지난 5일 동북공정 사무처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대폭 개편해 새로 공개한 동북공정 관련 자료를 보면, 동북공정 조직의 고문으로 리톄잉 중국사회과학원 원장 겸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더불어 샹화이청 중국 국무원 재정부 부장이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조직의 지도그룹(영도소조)의 조장은 왕루이린 중국사회과학원 부원장 겸 중국공산당 중앙위원이 맡고 있으며, 부조장으로는 양광훙 헤이룽장성위원회 부서기, 촨저주 지린성 부성장, 자오신량 랴오닝성 부성장 등 동북삼성의 부성장급 당정 간부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동북공정의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처 직원 12명 가운데 판춘량 헤이룽장성 선전부 부부장, 궁커 지린성 선전부 부부장, 창웨이궈 랴오닝성 선전부 부부장 등이 포함돼 있어, 동북삼성 성정부의 공보 담당관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동북공정’이 중국 정부의 조직적인 지도 아래 진행되고 있는 사업임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고구려사 귀속 논쟁을 학술 차원으로 돌리자”고 한 중국 정부의 진의를 의심케 한다는 지적이 높다.
또 ‘동북공정 경비관리 방법’이란 문서를 보면, 동북공정 사업에 드는 총예산 1500만위안(약 22억5000만원) 가운데 중국 국무원 재정부가 1000만위안, 동북삼성 공산당 성위원회에서 375만위안, 중국사회과학원 중대과제 경비에서 125만위안을 지출하는 것으로 돼 있어 중국 정부가 동북공정 예산의 대부분을 지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 2004년 8월 7일, 「중국 고위관리 ‘동북공정’ 지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