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2 모둠살이와 살림집: 전통마을과 한옥

02. 한옥

[필자] 한필원

한국의 전통주택 양식을 흔히 한옥(韓屋)이라고 부른다. 한옥의 사전적 의미는 ‘우리나라 고유의 형식으로 지은 집을 양식 건물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이다. 한옥이라는 단어는 융희 2년(1908)에 작성된 ‘가사(家舍)에 관한 조복문서(照覆文書)’에도 등장하는 꽤 오래된 말이다.73) 한옥이라는 용어는 우리 사회에 양식 건물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상생활에서 한옥이라는 말은 한국의 전통 건축물을 통칭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전통적인 살림집을 의미한다.

한옥은 사전적·일상적 의미가 매우 포괄적인 단어이다. 따라서 그것을 간단히 정의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최근 건축계의 논의를 바탕으로 할 때 한옥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다소 느슨한 정의를 내릴 수 있다.

① 한옥은 건물(채)과 마당으로 구성된다. 한옥을 이루는 채는 한국의 전통적인 목구조방식으로 구축된 구조물로, 나무·흙·돌·종이와 같은 자연재료로 짓는다. 한옥의 독특한 특징은 하나의 채에서 온돌 과 마루가 결합된다는 점이며, 온돌과 마루가 짝이 되어 채의 공간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② 한옥은 관례적으로 살림집을 지칭하는 경향이 있으나 건물의 용도에 관계없이 앞의 정의에 부합하는 건축물을 통칭한다.

③ 한옥은 그것이 지어진 시대에 따라 전통한옥·근대한옥·현대한옥 등으로 구분된다. 전통한옥은 시대·지역·계층에 따라 서로 다른 공간적·구조적 특성을 갖는다. 이 글에서는 주로 전통한옥을 다루며 그것을 ‘한옥’이라고 줄여 말하기로 한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상류주택은 고려 말인 1330년에 처음 지어진 것으로 전하는 ‘맹씨 행단’이다. 최영 장군이 지은 집이라고 하는 이 한옥은 충청남도 아산시 배방면 중리에 위치한다. 그러나 이 집은 안채와 사당채만 남아 있으며 그나마 안채는 방향을 바꿔 다시 지어져서 온전한 살림집의 모습을 전하지 못한다. 격식을 갖춘 온전한 한옥으로서는 가장 오래된 것은 1457년에 경상북도 경주시 강동면 양동마을에 세워진 ‘서백당’이다.

<아산 맹씨 행단>   

한옥은 발전을 지속하여 16세기에 와서는 다양한 모습의 한옥들 이 정립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는 현재 남아있는 한옥을 대상으로 한옥의 공간·구조·미학·문화를 전반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렇게 한옥의 특성을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봄으로써 전통 주거문화의 특성을 이해하고 나아가 현대 주거공간을 만드는 데 참조가 되는 현대적이고 보편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서백당 배치 평면도>   
1. 안채 2. 사랑채 3. 대문채 4. 고간채 5. 사당[『한국의 전통가옥』 25-양동 서백당, 문화재청, 2008, p.147.]
[필자] 한필원
73)송인호·배형민·전봉희, 『한옥의 정의와 개념 정립』, 문화관광부, 2006. 12, p.22.
창닫기
창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