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성곽
城市의 출현은 인류가 문명국가 시대로 진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440) 우리 나라의 초기 국가들도 세계 모든 민족들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城을 근거지로 하는 城邑國家 혹은 城市國家로 불리는 국가 형태로 출발했으리라고 짐작이 간다.
나라 國자는 城墻을 의미하는 ‘囗’자와 무기를 의미하는 ‘戈’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작은 입 口자는 人口를 의미하고 있다. 즉, 창과 방패를 들고 성장 안에 있는 戶口를 보호한다고 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國’자의 뜻이다.≪左傳≫에서는 ‘國’자의 뜻이 國君이 거주하고 있는 도성을 의미하고 있으므로 ‘國’은 곧 ‘城’으로 해석하고 있다.441) 따라서 국가의 기원과 성곽의 기원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城郭史的 입장에서 본다면 성곽의 발생이 곧 국가의 발생 시기로 보고 있다.
‘城郭’이라 함은 왕이 거주하는 ‘內城’과 국민들이 거주하는 ‘外城’을 의미하는 것인데, 본고에서는 도성의 성곽이나 전투용인 산성 모두를 성곽으로 통용하였다. 아울러 고고학적 자료에 근거를 두고 서술하였으므로 문헌자료에서 제시하고 있는 건국 연대와는 일치하지 않은 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