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 한국사조선 시대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Ⅰ. 학문의 발전1. 성리학의 보급1) 성리학의 역할
    • 01권 한국사의 전개
      • 총설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Ⅱ. 한민족의 기원
      • Ⅲ. 한국사의 시대적 특성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개요
      • Ⅰ. 구석기문화
      • Ⅱ. 신석기문화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개요
      • Ⅰ. 청동기문화
      • Ⅱ. 철기문화
    • 04권 초기국가-고조선·부여·삼한
      • 개요
      • Ⅰ. 초기국가의 성격
      • Ⅱ. 고조선
      • Ⅲ. 부여
      • Ⅳ. 동예와 옥저
      • Ⅴ. 삼한
    • 05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Ⅰ-고구려
      • 개요
      • Ⅰ. 고구려의 성립과 발전
      • Ⅱ. 고구려의 변천
      • Ⅲ. 수·당과의 전쟁
      • Ⅳ. 고구려의 정치·경제와 사회
    • 06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Ⅱ-백제
      • 개요
      • Ⅰ. 백제의 성립과 발전
      • Ⅱ. 백제의 변천
      • Ⅲ. 백제의 대외관계
      • Ⅳ. 백제의 정치·경제와 사회
    • 07권 고대의 정치와 사회 Ⅲ-신라·가야
      • 개요
      • Ⅰ. 신라의 성립과 발전
      • Ⅱ. 신라의 융성
      • Ⅲ. 신라의 대외관계
      • Ⅳ. 신라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가야사 인식의 제문제
      • Ⅵ. 가야의 성립
      • Ⅶ. 가야의 발전과 쇠망
      • Ⅷ. 가야의 대외관계
      • Ⅸ. 가야인의 생활
    • 08권 삼국의 문화
      • 개요
      • Ⅰ. 토착신앙
      • Ⅱ. 불교와 도교
      • Ⅲ. 유학과 역사학
      • Ⅳ. 문학과 예술
      • Ⅴ. 과학기술
      • Ⅵ. 의식주 생활
      • Ⅶ. 문화의 일본 전파
    • 09권 통일신라
      • 개요
      • Ⅰ. 삼국통일
      • Ⅱ. 전제왕권의 확립
      • Ⅲ. 경제와 사회
      • Ⅳ. 대외관계
      • Ⅴ. 문화
    • 10권 발해
      • 개요
      • Ⅰ. 발해의 성립과 발전
      • Ⅱ. 발해의 변천
      • Ⅲ. 발해의 대외관계
      • Ⅳ. 발해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발해의 문화와 발해사 인식의 변천
    • 11권 신라의 쇠퇴와 후삼국
      • 개요
      • Ⅰ. 신라 하대의 사회변화
      • Ⅱ. 호족세력의 할거
      • Ⅲ. 후삼국의 정립
      • Ⅳ. 사상계의 변동
    • 12권 고려 왕조의 성립과 발전
      • 개요
      • Ⅰ. 고려 귀족사회의 형성
      • Ⅱ. 고려 귀족사회의 발전
    • 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중앙의 정치조직
      • Ⅱ. 지방의 통치조직
      • Ⅲ. 군사조직
      • Ⅳ. 관리 등용제도
    • 14권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전시과 체제
      • Ⅱ. 세역제도와 조운
      • Ⅲ. 수공업과 상업
    • 15권 고려 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사회구조
      • Ⅱ. 대외관계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개요
      • Ⅰ. 불교
      • Ⅱ. 유학
      • Ⅲ. 도교 및 풍수지리·도참사상
    • 17권 고려 전기의 교육과 문화
      • 개요
      • Ⅰ. 교육
      • Ⅱ. 문화
    • 18권 고려 무신정권
      • 개요
      • Ⅰ. 무신정권의 성립과 변천
      • Ⅱ. 무신정권의 지배기구
      • Ⅲ. 무신정권기의 국왕과 무신
    • 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정치체제와 정치세력의 변화
      • Ⅱ. 경제구조의 변화
    • 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신분제의 동요와 농민·천민의 봉기
      • Ⅱ. 대외관계의 전개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변화
      • Ⅱ. 문화의 발달
    • 22권 조선 왕조의 성립과 대외관계
      • 개요
      • Ⅰ. 양반관료국가의 성립
      • Ⅱ. 조선 초기의 대외관계
    • 23권 조선 초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양반관료 국가의 특성
      • Ⅱ. 중앙 정치구조
      • Ⅲ. 지방 통치체제
      • Ⅳ. 군사조직
      • Ⅴ. 교육제도와 과거제도
    • 24권 조선 초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토지제도와 농업
      • Ⅱ. 상업
      • Ⅲ. 각 부문별 수공업과 생산업
      • Ⅳ. 국가재정
      • Ⅴ. 교통·운수·통신
      • Ⅵ. 도량형제도
    • 25권 조선 초기의 사회와 신분구조
      • 개요
      • Ⅰ. 인구동향과 사회신분
      • Ⅱ. 가족제도와 의식주 생활
      • Ⅲ. 구제제도와 그 기구
    • 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
      • 개요
      • Ⅰ. 학문의 발전
        • 1. 성리학의 보급
          • 1) 성리학의 역할
            • (1) 사회개혁 사상
            • (2) 왕권과 양반사대부와의 균형
          • 2) 5례·4례의 정비
            • (1) 5례의 정비
            • (2) 4례의 장려
          • 3) 문묘제도의 정비
            • (1) 학교와 존현의 중시
            • (2) 4배향제의 확립
            • (3) 권근 문묘종사 논의
            • (4) 도학적 문묘의례의 확대
          • 4) 대표적인 성리학자들
            • (1) 정도전(1337∼1398)
            • (2) 권근(1352∼1409)
            • (3) 김시습(1435∼1493)
            • (4) 남효온(1453∼1492)
            • (5) 김굉필(1454∼1504)
            • (6) 정여창(1450∼1504)
        • 2. 훈민정음의 창제
          • 1)≪훈민정음≫(해례본)
          • 2) 훈민정음의 창제
            • (1) 창제의 시기
            • (2) 창제자
            • (3) 창제의 동기
            • (4) 제자의 원리
            • (5) 제자의 이론적 기초
            • (6) 합자법과 용자법
          • 3) 훈민정음의 반포
          • 4) 기원설들의 검토
          • 5) 훈민정음 창제의 의의
            • (1) 민족문화의 창조
            • (2) 훈민정음과 우리 민족의 문자생활
            • (3) 세계 문자사에서 본 훈민정음
          • 6) 훈민정음과 관련된 사업들
            • (1) 언문청과 정음청
            • (2) 서적의 간행
            • (3) 간경도감의 불경언해
        • 3. 역사학
          • 1) 민족사의 체계화와 전대사의 정리
            • (1) 전대사의 체계화
            • (2) 고려시대사의 정리
            • (3) 전대사의 체계적 정리
          • 2) 춘추관과 당대사의 편찬
            • (1)≪용비어천가≫와 조선건국사 정리
            • (2) 춘추관과 사관
            • (3) 실록의 편찬과 보관
          • 3) 역사학과 역사사상의 성격
        • 4. 지리지의 편찬과 지도의 제작
          • 1) 지리지의 편찬
            • (1)≪경상도지리지≫의 편찬
            • (2)≪세종실록지리지≫의 편찬
            • (3)≪경상도속찬지리지≫이 편찬
            • (4)≪동국여지승람≫의 편찬
          • 2) 국내지도의 제작
            • (1) 조선 초기에 제작된 지도
            • (2) 동람도의 제작
            • (3) 조선방역도
          • 3) 세계지도의 제작
            • (1) 조선 전기의 세계지도
            • (2)≪해동제국기≫의 일본 및 유구국지도
      • Ⅱ. 국가제사와 종교
        • 1. 국가제사
          • 1) 종묘와 사직
          • 2) 자연신
            • (1) 원구제
            • (2) 자연신
          • 3) 문묘
          • 4) 역대시조
        • 2. 불교
          • 1) 억불정책과 교단의 존폐
            • (1) 억불정책의 전개
            • (2) 양종과 승과의 폐지
          • 2) 도첩제와 부역승
            • (1) 도첩제의 강화와 폐지
            • (2) 승려의 부역과 그 신분 하락
          • 3) 왕실의 불교숭신과 불교행사
            • (1) 숭불의 왕과 그 불사
            • (2) 척불정책 하에서의 왕실불사
          • 4) 민간의 불교신앙
            • (1) 관음신앙
            • (2) 미타신앙
            • (3) 불탄일 연등과 수륙재
          • 5) 사찰재산과 승려의 경제활동
            • (1) 사찰재산
            • (2) 승려들의 경제활동
          • 6) 당시의 고승들
            • (1) 자초와 기화
            • (2) 세종대의 명승들
            • (3) 세조대의 고승들
        • 3. 도교
          • 1) 소격서 중심의 과의적 도교
          • 2) 수련적 도교의 발전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개요
      • Ⅰ. 과학
      • Ⅱ. 기술
      • Ⅲ. 문학
      • Ⅳ. 예술
    • 28권 조선 중기 사림세력의 등장과 활동
      • 개요
      • Ⅰ. 양반관료제의 모순과 사회·경제의 변동
      • Ⅱ. 사림세력의 등장
      • Ⅲ. 사림세력의 활동
    • 29권 조선 중기의 외침과 그 대응
      • 개요
      • Ⅰ. 임진왜란
      • Ⅱ. 정묘·병자호란
    • 30권 조선 중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사림의 득세와 붕당의 출현
      • Ⅱ. 붕당정치의 전개와 운영구조
      • Ⅲ. 붕당정치하의 정치구조의 변동
      • Ⅳ. 자연재해·전란의 피해와 농업의 복구
      • Ⅴ. 대동법의 시행과 상공업의 변화
    • 31권 조선 중기의 사회와 문화
      • 개요
      • Ⅰ. 사족의 향촌지배체제
      • Ⅱ. 사족 중심 향촌지배체제의 재확립
      • Ⅲ. 예학의 발달과 유교적 예속의 보급
      • Ⅳ. 학문과 종교
      • Ⅴ. 문학과 예술
    • 32권 조선 후기의 정치
      • 개요
      • Ⅰ. 탕평정책과 왕정체제의 강화
      • Ⅱ. 양역변통론과 균역법의 시행
      • Ⅲ. 세도정치의 성립과 전개
      • Ⅳ. 부세제도의 문란과 삼정개혁
      • Ⅴ. 조선 후기의 대외관계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개요
      • Ⅰ. 생산력의 증대와 사회분화
      • 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 34권 조선 후기의 사회
      • 개요
      • Ⅰ. 신분제의 이완과 신분의 변동
      • Ⅱ. 향촌사회의 변동
      • Ⅲ. 민속과 의식주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동향과 민간신앙
      • Ⅱ. 학문과 기술의 발달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36권 조선 후기 민중사회의 성장
      • 개요
      • Ⅰ. 민중세력의 성장
      • Ⅱ. 18세기의 민중운동
      • Ⅲ. 19세기의 민중운동
    • 37권 서세 동점과 문호개방
      • 개요
      • Ⅰ. 구미세력의 침투
      • Ⅱ. 개화사상의 형성과 동학의 창도
      • Ⅲ. 대원군의 내정개혁과 대외정책
      • Ⅳ. 개항과 대외관계의 변화
    • 38권 개화와 수구의 갈등
      • 개요
      • Ⅰ. 개화파의 형성과 개화사상의 발전
      • Ⅱ. 개화정책의 추진
      • Ⅲ. 위정척사운동
      • Ⅳ. 임오군란과 청국세력의 침투
      • Ⅴ. 갑신정변
    • 39권 제국주의의 침투와 동학농민전쟁
      • 개요
      • Ⅰ. 제국주의 열강의 침투
      • Ⅱ. 조선정부의 대응(1885∼1893)
      • Ⅲ. 개항 후의 사회 경제적 변동
      • Ⅳ. 동학농민전쟁의 배경
      • Ⅴ. 제1차 동학농민전쟁
      • Ⅵ. 집강소의 설치와 폐정개혁
      • Ⅶ. 제2차 동학농민전쟁
    • 40권 청일전쟁과 갑오개혁
      • 개요
      • Ⅰ. 청일전쟁
      • Ⅱ. 청일전쟁과 1894년 농민전쟁
      • Ⅲ. 갑오경장
    • 41권 열강의 이권침탈과 독립협회
      • 개요
      • Ⅰ. 러·일간의 각축
      • Ⅱ. 열강의 이권침탈 개시
      • Ⅲ. 독립협회의 조직과 사상
      • Ⅳ. 독립협회의 활동
      • Ⅴ. 만민공동회의 정치투쟁
    • 42권 대한제국
      • 개요
      • Ⅰ. 대한제국의 성립
      • Ⅱ. 대한제국기의 개혁
      • Ⅲ. 러일전쟁
      • Ⅳ. 일제의 국권침탈
      • Ⅴ. 대한제국의 종말
    • 43권 국권회복운동
      • 개요
      • Ⅰ. 외교활동
      • Ⅱ. 범국민적 구국운동
      • Ⅲ. 애국계몽운동
      • Ⅳ. 항일의병전쟁
    • 44권 갑오개혁 이후의 사회·경제적 변동
      • 개요
      • Ⅰ. 외국 자본의 침투
      • Ⅱ. 민족경제의 동태
      • Ⅲ. 사회생활의 변동
    • 45권 신문화 운동Ⅰ
      • 개요
      • Ⅰ. 근대 교육운동
      • Ⅱ. 근대적 학문의 수용과 성장
      • Ⅲ. 근대 문학과 예술
    • 46권 신문화운동 Ⅱ
      • 개요
      • Ⅰ. 근대 언론활동
      • Ⅱ. 근대 종교운동
      • Ⅲ. 근대 과학기술
    • 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
      • 개요
      • 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
      • Ⅱ. 1910년대 민족운동의 전개
      • Ⅲ. 3·1운동
    • 48권 임시정부의 수립과 독립전쟁
      • 개요
      • Ⅰ. 문화정치와 수탈의 강화
      • Ⅱ.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
      • Ⅲ. 독립군의 편성과 독립전쟁
      • Ⅳ. 독립군의 재편과 통합운동
      • Ⅴ. 의열투쟁의 전개
    • 49권 민족운동의 분화와 대중운동
      • 개요
      • Ⅰ. 국내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운동
      • Ⅱ. 6·10만세운동과 신간회운동
      • Ⅲ. 1920년대의 대중운동
    • 50권 전시체제와 민족운동
      • 개요
      • Ⅰ. 전시체제와 민족말살정책
      • Ⅱ. 1930년대 이후의 대중운동
      • Ⅲ. 1930년대 이후 해외 독립운동
      • Ⅳ.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체제정비와 한국광복군의 창설
    • 51권 민족문화의 수호와 발전
      • 개요
      • Ⅰ. 교육
      • Ⅱ. 언론
      • Ⅲ. 국학 연구
      • Ⅳ. 종교
      • Ⅴ. 과학과 예술
      • Ⅵ. 민속과 의식주
    • 52권 대한민국의 성립
      • 개요
      • Ⅰ. 광복과 미·소의 분할점령
      • Ⅱ. 통일국가 수립운동
      • Ⅲ. 미군정기의 사회·경제·문화
      • Ⅳ.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
(2) 왕권과 양반사대부와의 균형

 역사발전에 따라 정치권력의 중심이 왕실 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그 참여의 폭이 점차 확대되어 갔다. 이에 새로운 변화에 따른 왕실정치력과 신진사대부 사이의 갈등을 조절하고 해소하기 위한 이론적 체계로서 신유학인 성리학의 정치적 이념이 지니는 위상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성리대전≫에서는 君道·聖學·臣道·治道장을 통하여 사대부의 위상을 밝히고 있다. 군도장에서 정자는

君道는 至誠仁愛를 근본으로 한다. 또한 大要로 말할 것 같으면, 正心으로써 사욕을 막고, 賢人을 구하고 재목을 양육하는 것으로 우선해야 한다. 또 말하기를 人主는 마땅히 싹 트기 이전의 잠재된 욕망을 막아야 한다(≪性理大全≫권 65, 君道).

라고 하였다. 주자는

천하의 기강은 스스로 설 수 없다. 반드시 인주의 心術이 공평하고 정대하면, 偏黨과 反側의 사사로움이 없는 다음에야 기강이 매이는 바에 따라 선사. 君心은 스스로 반듯할 수 없다. 반드시 賢人을 친히하고 소인을 멀리해서 의리의 돌아감을 講明하고, 사사로움의 길을 폐색한 다음에야 반듯할 수 있다(≪性理大全≫권 65, 君道).

고 하여, 바로 왕실의 일차적인 正心에 정치의 기본이 있으나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신을 친히하고 소인을 멀리하는 것이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그것은 다음에 언급하는 臣道와 연계되면서 정치와 사회에서 사대부의 위상을 확고히 하려는 내용으로 이해되고 있다.

 성학장에서도 華陽范은

인주의 學과 不學은 천하의 治亂과 연계된다. 만약 好學하면 천하의 군자가 흠모해서 그 조정에 서기를 바라고, 마땅한 도리로써 임금을 섬기고 德業을 도와 천하의 태평을 이루게 한다(≪性理大全≫권 65, 聖學).

라고 하여, 군주에게 정치적 책임이 있음을 강조하였다.

 君王의 후계와도 연결되는 儲嗣004) 항목 등 왕통에 대한 정치적 배려는 성리학에서 매우 중요한 정치논리의 내용이 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더욱 유의해야 할 것은 그 다음 君臣·臣道 나아가서 치도에 관한 논리전개 과정에서, 우리는 사대부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는 성리학자들의 현실적 감각을 높이 평가해야 하겠다.

 특히「諫諍」등은 소위 군왕에 대한 정치적 견제와 비판기능을 갖게 하였고, 나아가서 사대부의 정치력을 강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그리고 점차 시대적 변화에 따라 조선왕조가 소위 양반관료 국가화되었던 것은 바로 성리학의 정치론에 기초한 결과였다고 하겠다.005)

 성리학은 원시유교의 왕실정치사상을 중심으로 전개된 논리 구조라기보다는 인도주의적·윤리적 이념체계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원시유교에서 정치적·이데올로기적 기능을 강조할 때 왕실 중심의 정치권력구조였다고 한다면, 성리학은 보다 확대된 지식인층인 사대부들과 협력하는 정치이념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성리학이 그러한 시대적 변화와 유교이념적 논리와의 결합을 시도하려는, 그리고 그 다음 단계의 역사무대에서 변화된 상황과 새롭게 대응하려는 유교학문체계의 발전임을 주목하려고 한다. 즉 성리학의 이론체계가 역사의 발전에 따라 대응·변화하였다는 점에 유의하고자 하는 것이다.

 주자는 그의 治道論에서 인주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즉 주자는

천하의 모든 일은 근본이 있다. 이른바 큰 근본이라고 하는 것은 본디 인주의 心術로부터 나온 것은 아니다(≪性理大全≫권 66, 治道 1, 總論).

라고 하여, 인주의 절대적 위상을 강조하면서도 인주의 자의적인 심술이 아니라고 하였다. 또 주자는 중요한 요점을 정리하는 개념에서

任賢을 논하고 私門을 막는 것이 곧 立政之要이다. 良吏를 택하고 賦役을 가볍게 하는 것이 곧 善良之要이다. 將帥를 공정하게 선발하고 近習으로 말미암지 않는 것은 곧 治軍之要이다. 경계하는 말을 듣기를 좋아하고 아첨하는 말을 즐겨하지 않는 것은 곧 聽言用人之要이다(≪性理大全≫권 66, 治道 1, 總論).

라고 하였는데, 왕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질서의 체계를 강조하면서도 역할분담과 균형이라는 시각을 정립하고 있었다.

 사대부의 사회적 역할이 점증했지만 인주의 구심적 역할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人君만이 爲德者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宰相·賢人·士大夫·敎化論 등에서 관인들의 기능을 주목하였다. 이것은 정치적 구조 속에서 상호 견제하는 이론으로,≪성리대전≫의 치도론에서 이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즉 왕과 사대부, 민의 협력 위에 국가가 건강하고 안정된 역사를 이루어 간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왕을 구심점으로 하여 국가체제를 안정시키고, 이를 도와 정치하는 관료, 생산에 임하는 민중들의 존재와 그 가치에 대한 철학적 접근과 그 내용은 성리학자들의 사회적 위상을 돋보이게 하는 것으로, 그 이론적 근거를≪성리대전≫에서 찾을 수 있다.

 ≪성리대전≫속에서 표현되는 군신론의 정치적 역학관계가 조선 초기 사회적 변동기에 그 역사적 대응력을 얼마만큼 발휘하고 있었는가는 또 다른 검토의 대상이다. 그러나 일차적으로≪성리대전≫을 통한 이론적 내용과 그 지적 체계가 갖는 사상체계는 이 시기의 주요 정치관료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 조선 초기의 지성들은 자신들의 역사적 위상에 따른 또 다른 처방을 마련했던 것으로, 그것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사대부의 사회세력을 인식하고, 왕권과 그 측근에서 보다 집권적인 정치체계를 모색했음을 조선 초기의 역사사실은 보여주고 있다. 즉 유자이자 정치세력의 중추적 담당자들은 성리학의 사회구상에서 제시된 몇 가지 요건과 대응하면서 조선의 정치와 제도를 조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민중의 교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와 이를 위한 재정적·정치적 노력은 조선왕조가 갖는 유교이념의 역사적 실상이었다. 성균관·4부학당·향교 등은 조선왕조의 교화정책이 구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인민의 교화내용임을 보여주는 실상인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한 과거제 운영은 역시 교화를 바탕으로 현인을 선발하고 국가관료를 통한 유교정치를 구현하고 있었음을 주목하게 한다. 조선왕조는 민중의 교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로써 왕도만이 아니라 지방의 군현 단위까지 孔子神位를 비롯한 유자들을 숭배하는 문묘와 함께 유교경전과 문학 전반에 걸친 유학교육을 위한 明倫堂의 설립, 이들을 교육하고 교육받기 위한 구체적인 교관과 학생의 구성, 그리고 이들의 학문을 위해 향교를 중심으로 숙식시설을 세워야 했다. 이와 같은 학교의 운영을 위하여서는 재정 지원은 물론이고 유학을 배우고 가르치려는 정신적 지원 또한 필수적임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고려시대만 하더라도 외관으로 현령을 파견하는 것이 난제였던 것은 다 아는 바이다. 고려시대에도 감무의 파견으로 점차 屬縣의 수를 감소시키기는 하였다. 그러나 결국 속현을 정리하고 군현제의 운영으로 일신하면서 동시에 교관을 파견하고 향교를 건립한 것은 조선시대였다. 이러한 운영은 바로 조선 초기유신들로 짜여진 조선왕조의 관료와 유교이념을 기초로 한 정치이념의 실천에 대한 강한 집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004)≪性理大全≫권 65, 儲嗣.
005) 崔承熙,≪朝鮮初期 言官 言論 硏究≫(韓國文化硏究所, 1976).

金 燉,<中宗代 言官의 性格變化와 士林>(≪韓國史論≫10, 서울大 國史學科, 1984).

南智大,<朝鮮 成宗代의 臺諫 言論>(≪韓國史論≫12, 서울大 國史學科, 1985).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