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쇠망〉

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한동안 정치가 안정되고 산업이 발달하였으며, 찬란한 민족 문화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러한 신라의 번영도 그 후 일부 귀족들의 호화스런 생활과 정권욕으로 말미암아 점차 기울어져 가게 되었다.

이리하여, 통일 후 약 100여 년이 지나서부터는 중앙의 귀족들 사이에 치열한 정권 다툼이 벌어지게 되었다.

이로 말미암아 일반 백성들의 생활은 극도로 비참하여져 각지에서 반란이 그칠 사이가 없었다. 그 중에 세력 있는 사람은 조직적으로 신라에 반항하였다. 이들 지방 세력 중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전주 지방을 중심으로 후백제를 세운 견훤과, 철원 지방을 중심으로 태봉이라는 나라를 세운 궁예였다. 이리하여, 신라의 통일은 무너지고, 다시 신라, 후백제, 태봉의 세 나라로 나누어지니, 이를 후삼국이라 한다.

후삼국 중에서 가장 세력이 강한 나라는 태봉이었다.

그러나, 태봉의 궁예는 힘이 강하여지자, 백성에게 무도한 짓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궁예의 부하들은 나라를 걱정한 나머지 궁예를 쫓아 내고, 왕건을 추대하여 왕의 자리에 앉게 하였다(918).

왕건은 나라 이름을 고구려를 잇는다는 뜻으로 고려라 하고, 서울을 송악(지금의 개성)으로 옮기고, 정치를 바로잡기에 힘을 썼다. 이 때, 정치가 매우 어지러워진 신라가 마침내 나라를 고려에 넘겨 주고, 후백제도 나라 안의 분란으로 망하게 되자, 반도는 다시 고려에 의하여 통일되었다(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