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국사교과서태조(太祖)-선조(宣祖)태종조(太宗朝)

태종 11년(1411)

다음 해(1411)에 기은(祈恩)을 혁파하셨다. 기은은 고려(高麗) 때에 매년 봄과 가을에 내시와 무당이 덕적산(德積山), 백악산(白岳山), 송악산(松岳山), 목멱산(木覓山) 등에서 여자 악공을 불러 놓고 산신에게 제사 지내는 것을 말한다.

예조(禮曹)에서 악장의 차례를 정하며 「몽금척(夢金尺)」1)과 「수보록(受寶籙)」2)을 으뜸으로 삼았다. 태종(太宗)이 「몽금척」과 「수보록」은 꿈과 도참(圖讖)의 내용이라 하시며 「근천정(覲天庭)」3)과 「수명명(受明命)」4)을 으뜸으로 삼으셨다. 하륜이 「보동방(保東方)」과 「수정부(受貞符)」 두 편을 지어 바쳤는데 태종은 “이 또한 부참(符讖, 길흉화복이나 흥망 등에 대한 예언)의 글이다.”라고 하셨다. 김여지(金汝知)가 하륜의 말을 인용하여, “비기(祕記)에 ‘고려는 송악(松岳)을 도읍으로 삼고 480년이 [지속되며], 조선은 한양을 도읍으로 삼고 8000년이 [지속된다.]’라고 적혀 있다고 합니다.”라고 말씀을 올리니, 왕께서 “경들은 모두 유학에 조예가 깊은 신하들인데, 어찌 하는 이야기들이 이와 같은가.”라고 하셨다.

1)정도전(鄭道傳)이 태조(太祖)의 공덕을 칭송하기 위해 만든 악장(樂章)으로, 그 내용은 이성계(李成桂)가 조선(朝鮮)을 세우고 즉위하기 전 꿈에 신인(神人)이 나타나 왕위의 신표인 금척(金尺)을 주었다는 것으로, 하늘의 뜻을 받들어 태조가 나라를 이룩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2)정도전이 태조의 공덕을 칭송하기 위해 만든 악장으로, 가사의 내용은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국왕으로 즉위하기 전 지리산(智異山)의 돌벽 속에서 신묘한 글을 얻었다는 내용이다.
3)하륜(河崙)이 태종을 위해 지은 악장으로 태종이 즉위 전 명(明)나라에 가서 황제의 오해를 풀어 조선의 온 백성이 기뻐하였다는 내용이다.
4)하륜이 태종을 위해 지은 악장으로 명나라 황제로부터 태종이 왕의 인준을 받아 기뻐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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