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국사교과서태조(太祖)-선조(宣祖)문종조(文宗朝)

문종 원년(1451)

신미 원년(辛未元年, 1451)에 고려(高麗) 왕들의 제사를 지내는 사당을 ‘숭의전(崇義殿)’이라 하였다. 왕께서 진법(陣法)을 직접 만드시고 오위(五衛)를 설치하셨으며, 승려들이 성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금지하셨다. 왕께서 몸이 편치 않으셨기 때문에 집현전(集賢殿)의 여러 신하를 불러 모으신 후 촛불을 켜고 서로 이야기하셨다. 왕께서 세자를 자신의 무릎 아래 앉히시고 손으로 그 등을 어루만지시면서 “이 아이를 경들에게 부탁한다.”고 말씀하셨다. [왕께서] 어탑(御榻, 왕의 의자)에서 내려오신 후 술잔을 들어 권하셨다. 성삼문(成三問), 박팽년(朴彭年), 신숙주(申叔舟) 등이 모두 술에 취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다. 왕께서 내시에게 명하셔서 문 위의 나무를 뜯어 수레로 만들어 차례로 메고 나가 입직청(入直廳)에 나란히 눕혀 놓았다. 그날 밤에 눈이 많이 내렸는데, [다음 날 아침에] 여러 신하가 술이 깨니 낯선 향기가 방 안에 가득하고, 몸은 담비 털로 만든 갖옷이 덮여 있었다. 왕께서 손수 덮어 주신 것이다. 그들은 서로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임금의 특별한 은혜에 보답하기로 맹세하였다.

창닫기
창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