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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합방론

제목 대동합방론
한자명 大東合邦論
유형
시대 근대
관련국가 조선~대한제국, 일본
유의어
별칭•이칭

[정의]

1893년(고종 30) 일본인 다루이 도키치(樽井藤吉, 1850~1922)가 일본과 조선의 ‘합방’, 아시아연방의 성립 등의 주장을 담아 출판한 책.

[내용]

대동합방론은 일본의 아시아주의자였던 다루이 도키치가 1891년 잡지 『일본인(日本人)』에 연재한 글을 1893년 단행본으로 발행한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서양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는 한국, 중국, 일본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일본과 한국이 나라를 합해 대동국(大東國)을 세우고, 대동국이 중국과 동맹을 맺고, 다시 동아시아와 연대하여 일본을 맹주로 하는 대아시아 연방국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루이 도키치는 유교의 윤리관이 서양보다 우월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당시 동아시아 유교 지식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유교적 언술을 사용하여 한문으로 작성했다. 또한 일본과 조선이 원래 같은 민족이었지만, 백제가 멸망한 이후 나라가 갈라져서 오랫동안 각자 살게 되었다며 일본과 조선의 ‘합방’은 역사적으로 볼 때 당연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1898년(고종 35) 러시아,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이 중국을 분할하기 시작하자, 량치차오(梁啓超, 1873~1929)는 『대동합방신의(大東合邦新義)』란 제목으로 이 책을 출판했다. 량치차오는 서문에서 이 책의 내용은 공자(孔子)의 대동사상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라고 칭송했다. 상하이에서 10만 부가 발행된 『대동합방신의』는 그중 1천 부를 대한제국에서 수입하였는데, 책이 모자라서 필사본이 대량 유통될 정도로 당시 대한제국 지식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대한제국 친일 지식인들 사이에서 이 책의 영향력은 매우 컸다. 1909년 12월 일진회가 전개한 ‘합방’ 청원 운동에 동조하고 나선 유학자들은 이 책의 내용을 근거로 ‘합방’이 춘추대의(春秋大義)라는 궤변을 하기도 했다. 1910년 강제 병합 이후 일본에서 다시 출간되었고, 일본의 대한제국 ‘병합’을 선전하는 데 이용되기도 했다. 이 책은 20세기 일본의 침략주의적 팽창의 경로를 선취한 책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또한 청일 전쟁 이후 등장한 아시아주의의 의미와 영향력을 고찰하는 데 중요한 책이기도 했다.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