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시

[내용]

651년(신라 진덕 여왕 5년) 집사부와 함께 설치되었다. 747년(신라 경덕왕 6년)에 관청과 관직 이름을 중국식으로 바꾸는 한화 정책(漢化政策)의 일환으로 시중(侍中)으로 개칭되었다.

신라의 다른 주요 관청의 장관은 제5등인 대아찬(大阿湌)에서 제1등인 이벌찬(伊伐湌)에 이르는 관등 소지자가 임명될 수 있었던 데 비해, 중시(中侍)는 제5등에서 제2등 이찬(伊湌) 관등 소지자가 취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 중시에 임명된 인물 중에는 제6관등 아찬(阿湌) 소지자도 있었다. 다른 장관직보다 임명 가능한 관등이 낮았다고 볼 수 있다. 또 주요 관청의 장관이 2명 이상인 경우가 많았는데, 집사부 중시는 1명만 임명되었다.

중시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서는 집사부를 어떤 성격의 관부로 보느냐에 따라 학자들의 견해가 나뉜다. 집사부를 행정을 총괄하는 최고 관부로 보는 견해에 따르면, 중시는 기존의 상대등(上大等)을 대신하는 새로운 재상직이 된다. 집사부를 단순히 왕명 출납 등을 담당하는 근시(近侍) 기구로 보는 입장에서는 중시를 왕의 명령을 대변하는 존재로 보고 있다. 하지만 두 견해는 모두 중시가 왕권 강화와 함께 새로이 등장한 관직으로 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이러한 중시의 성격 때문에 왕의 가까운 친척이 임명되는 경우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