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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반

제목 애국반
한자명 愛國班
유형
시대 근대
관련국가
유의어
별칭•이칭

[정의]

일제 말기에 조직된 국민 정신 총동원 조선 연맹(國民精神總動員朝鮮聯盟), 국민 총력 조선 연맹(國民總力朝鮮聯盟)의 말단 조직.

[내용]

일본에서는 중일 전쟁 직후인 1937년 8월에 치안 대책 강화를 목표로 위로부터 국민의 조직화를 강행하는 국민 정신 총동원 운동(이하 ‘운동’)이 시작되었다. 운동은 식민지 조선에도 파급되어 1938년 7월 조선 내 운동을 이끌어갈 중앙 조직으로서 국민 정신 총동원 조선 연맹이 탄생했다. 조선연맹 아래에는 각 행정 기구의 장이 책임자가 되는 도 연맹(道聯盟)⋅부군도 연맹(府郡島聯盟)⋅읍면 연맹⋅정동리부락 연맹(町洞里部落聯盟)으로 이어지는 지역 연맹과, 부⋅군⋅읍⋅면 내 관공서, 은행, 회사, 공장, 학교의 소속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단체 연맹, 그리고 각 연맹의 말단 기구로서 애국반을 두었다. 곧 애국반은 국민 정신 총동원 조직의 가장 말단 조직이자 기본 조직이었다.

애국반은 지방 연맹의 경우 보통 정동리부락 아래에 인접한 이웃끼리 열 가구, 곧 10호 단위로 설치되었다. 각종 단체 연맹에서는 연맹 상황에 따라 적당히 구분하여 애국반을 조성하도록 했다. 또 항상 많은 사람 수를 포용하는 건물이나 사무소 등에서는 실정에 따라 연맹 또는 애국반을 조직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일제는 강제력을 발휘하여 연맹의 지방 조직을 행정 조직과 일체로 만들어갔다. 이에 각종 연맹과 애국반 조직이 급속도로 이루어졌다. 이후 운동은 1940년 10월부터 더욱 억압적인 성격을 지닌 국민 총력 운동으로 전환되었는데, 애국반은 이때에도 국민 총력 운동의 말단 하부 조직으로서 기능했다. 1944년 2월 당시 애국반 수는 373,750개, 반원 수는 4,597,162명으로, 그 가족을 포함할 때는 거의 모든 한국인을 포괄하는 조직이 되었다.

일제는 애국반을 모든 한국인의 생활 구석구석을 지배하고 감시하는 조직으로 만들고자 했다. 매월 10일을 전후한 야간에 애국반은 애국반상회를 개최했다. 반상회에서는 상급 연맹의 결정 및 하달사항을 실천할 것을 합의했고, 반원 상호 간의 활동을 협의했다. 애국반에는 애국반기와 각종 장부와 서류(반원 대장, 출석부, 작업 일지 등), 경종(警鐘), 공동 작업 용구, 공동 작업장 등 시설을 갖추고 각종 동원에 대비해야 했다. 전쟁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애국반은 관에서 할당한 공출량을 확보하는 조직이자 식량과 각종 물품의 배급 단위로 기능했다. 또한 애국반은 징용 지원자를 추천하거나 징용 기피자를 색출하고 징병 사업을 선전하는 등 징용⋅징병 사무를 지원하는 기구로서도 역할을 담당했다. 국채 등 채권 매입, 비상용 식량의 공동 저축, 인구 조사 등의 단위로도 활용되었다. 일제는 이러한 전쟁 동원 업무에 연대책임제를 강제하여 애국반을 민중에 대한 철저한 감시⋅동원 기구로 정착시키고자 하였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소극적인 태도와 무관심 등으로 일제가 기대했던 만큼의 큰 효과는 거둘 수 없었다.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