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책 이야기
서유견문(西遊見聞)

1883년 9월 미국

조선에서 온 대미 사절단 보빙사

일행의 옷차림은 참으로 이상했다. …… 모두 기혼인데도 부인을 동반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조선은 여성을 천시한다. …… 조선인은 내외 풍습이 있어 남이 보는 앞에서 남녀가 절대 키스하는 법이 없다. - 1883년 9월 13일 시카고 트리뷴

처음 겪는 나라 조선을 바라보는 낯선 시선

우리나라 최초의 미국 유학생 유길준도 그랬다. 조선인의 눈에 비친 새로운 세상

무도회

우리나라 풍속에 따라 본다면 남녀의 분별이 없다고 책망할 자도 있으며… 음란한 풍속이 있다고 비난할 자도 있을 것이다. - 서유견문 제16편 中

기차

그 신기하고도 경이로운 규모와 신속하고도 간편한 방도가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넉넉히 놀라게 하였으며 마음을 뛰게 하였다. - 서유견문 제18편 中

서양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책

서유견문

유길준이 쓴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 기행문

프랑스 파리

서양 여러 나라의 사물이 거의 파리의 제도를 본뜨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심성과 자만하는 의기가 매우 심하다.

독일 베를린

남녀를 가리지 않고 맥주를 좋아하여 그 음주량이 다른 나라 국민들보다 월등히 많다. 날마다 오후가 되면 술에 취한 사람들이 길가에 비틀거리는데, 크게 떠들거나 노래를 부르며, 심한 경우에는 길에다 오줌을 누기도 할 정도로 해괴한 버릇이 많다.

스페인 세비야

다른 나라에는 없는 놀이로 야만스럽고도 잔인한 풍속이 남아 있다. 궁지에 빠진 커다란 소를 찔러 죽일 때에는 투우장에 가득한 관객들이 손뼉치고 갈채하는데, 하루에 찔러 죽이는 소가 열댓 마리나 된다고 한다.

서양은 곧 야만이던 시절

유길준이 품었던 꿈, 개화

새로운 근대 국가 모두가 평등한 세상

제왕처럼 귀하고 제후처럼 부유해져도 첩을 두는 풍속이 없고,

일부일처가 임금으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두루 통하는 제도다.

그러므로 봄날 안방에서나 가을날 다듬이질을 하면서도 원한이 없다.

- 제15편〈여자를 대접하는 예절〉中

묘시(오전 5-7시) 말에 끝난 일이 있었는데, 그 내용이 신문에 실려, 그 날 신시(오후 5-7시)에는 서울에서 300리 떨어진 곳까지 떠들썩했으니 놀랄만한 일이다.

-제17편 〈신문〉中

개항 이후 점점 거세지는 외세의 압력

그 틈바구니 속에서 흔들리는 조선 나라의 근본인 아이들은 굶주림 추위 질병에 시달리고

배우지 못 해 제 이름 하나 쓰지 못하는 가난한 백성들 뼈아픈 조선의 현실

외국 사람들과 국교를 이미 맺었으니 온 나라 사람들 상하 귀천 부인 어린이를 가릴 것 없이 저들의 형편을 알지 못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서유견문〉서문 中

총 20편 72개 항목에 담은

서양의 역사, 지리, 정치, 산업, 제도, 문화

그들의 말을 조금씩 알아듣고 그들의 풍속에 조금씩 익숙해지자.

학교의 제도를 연구하여 교육하는 깊은 뜻을 엿보고

또 농업 공업 상업에 관한 일을 살펴서 풍성한 현황과 편리한 규모를 탐색하며

군비 학문 법률 조세 등의 법규를 살펴서 미국 제도의 대강을 이해한 뒤에……

그 중에 조선이 본받을 반한 것 독립주권(방국의 권리) 근대적인 정부(정부의 종류, 역할) 주체적인 인민(인민의 권리)

우리나라 최초국한문 혼용 단행본

나라의 상하귀천 부인 유학자를 막론하고 알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서투르고도 껄끄러운 한자로 얼크러진 글을 지어 실정을 전하는 데 어긋남이 있기보다는 유창한 글과 친근한 말을 통하여 사실 그대로의 상황을 힘써 나타내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 1889년 늦은 봄, 유길준

단순한 기행문이 아니라 유길준이 꿈꿨던 조선의 모습

그것이 바로 서유견문이다.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