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료는 『삼국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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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전하는 백제 건국 신화이다. 백제 건국 시조는 다양한 사료에서 전한다. 『삼국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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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조왕(溫祚王)

'온조왕(溫祚王)' 관련자료

즉위조에서는 백제 시조를 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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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하였으나, 그 주(注)에서는 온조가 아닌 비류(沸流)로 전하고 있다. 한편 『삼국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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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이(紀異)편 남부여조에서는 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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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되어 있다. 이 밖에 『수서(隋書)』⋅『북사(北史)』 백제전(百濟傳)에는 “동명(東明)의 후예인 구태(仇台)가 대방(帶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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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옛 땅에 나라를 세웠다.”라고 하여 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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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비류가 아닌 구태가 백제를 세웠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속일본기(續日本記)』 환무천황(桓武天皇) 8⋅9년조에는 “백제 태조 도모대왕(都慕大王)”으로 기록되어 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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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류⋅구태가 아닌 도모라는 또 다른 백제의 시조에 대해 전하고 있다.

이처럼 백제 시조에 대한 신화가 다양한 것은 백제의 건국 과정에 여러 세력이 참여하였거나, 당시 각 세력마다 독자적인 건국 신화를 가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백제의 시조 전승에 대한 사료는 단순한 건국 신화가 아니라 백제가 건국되는 과정과 그 이후 역사 전개과정에서 어떻게 이들에 대한 전승이 신화로서 자리매김하였는지를 보여 주는 매우 중요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2명의 백제 시조에 대해 전하고 있는 『삼국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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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내용은 백제의 건국 및 초기 사회의 모습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삼국사기

'삼국사기' 관련자료

』 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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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의 기록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주몽(朱蒙)-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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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이어지는 부계 관계를 중심으로 한 건국 신화이다. 이 기록에서는 주로 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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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인 주몽과의 관계, 유류(孺留)의 등장으로 인한 남하, 그 후 위례성(慰禮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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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정착하여 백제를 건국하기까지 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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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중심으로 서술된 부분이다. 또 다른 하나는 본문에 이어 나오는 할주(割註)

본문 사이에 두 줄로 잘게 단 주

부분으로, 이에 따르면 비류와 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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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아버지가 주몽이 아닌 우태(優台)로 기록되어 있다. 이 기사는 앞서 보이는 주몽-온조계 중심의 서술에 비하여 일관되게 부여 계통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그 서술의 중심 역시 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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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비류에 맞추는 점이 특징이다.

여러 기록을 종합하여 본다면 비류와 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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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력은 고구려에서 남하한 이후 각각 미추홀(彌鄒忽)과 위례에 정착하여 소국(小國)을 세우고 한강 중⋅하류 지역에서 세력 증대를 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이들 세력은 한강을 매개로 하여 보다 확대된 연맹체를 형성하였고, 이는 백제가 성립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건국 설화에서 비류와 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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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형제라고 표현된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둘이 실제 혈연상의 형제보다는 두 집단이 연맹을 형성하고 그 관계를 보다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이들을 ‘형제’로 결합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미추홀에 남아 있던 비류 세력이 귀부해 오고 온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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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토착 마한(馬韓) 세력을 통합하여 국호를 십제(十濟)에서 백제(百濟)로 바꿨다는 것은 백제의 성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백제의 시조가 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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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비류를 시조로 하는 전승이 언제, 어떻게 하여 형성되었는지 의문이 남는다. 이와 관련하여 백제의 왕계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류와 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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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각각 시조로 받드는 전승은 초고왕(肖古王, 재위 166~214)계와 고이왕(古爾王, 재위 234~286)계의 교립(交立)에 따른 현실적 영향에 의한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백제 초기 왕위 계승은 개루왕(蓋婁王, 재위 128~166) 이후 초고계와 고이계가 양립하면서 전개되는데, 특히 『삼국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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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본기에 전하는 고이왕의 즉위 과정에 대한 기록은 그가 왕이 되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음을 보여 준다. 더욱이 고이왕은 이전의 왕들과는 달리 전 왕의 아들이 아닌 초고왕의 ‘모제(母弟)’로 즉위하여 기존의 왕계와 다른 존재로 표현된 점에서 고이계와 초고계의 교립을 왕실 세력의 교체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비류와 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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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전승은 각각 고이왕계(우태-비류-고이왕계)와 초고왕계(주몽-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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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왕계)로 나누어 성립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대체로 백제 왕실은 고이왕계가 계왕(契王)을 끝으로 단절되고 근초고왕(近肖古王, 재위 346~375)이 즉위하면서 다시 초고계로 이어진다. 더욱이 근초고왕 대에 백제의 사서인 『서기(書記)

'서기(書記)' 관련자료

』가 편찬되면서 백제사는 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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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중심으로 하는 시조 전승으로 재편되어 정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삼국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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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전하는 백제의 건국 설화는 백제의 건국과정과 이에 참여한 다양한 세력 및 그 성격에 대한 파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건국과정에서의 문제뿐만 아니라 이후 전개되는 백제 왕실과 관련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우리에게 안겨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