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왕(嬰陽王, 재위 590~618)이 즉위하자 온달(溫達)이 아뢰었다. “생각하건대 신라가 우리 한북(漢北)의 땅을 빼앗아 군현(郡縣)으로 삼아, 백성들이 가슴 아파하고 원망스러워하며 부모의 나라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원컨대 대왕께서 저를 어리석고 못나다 생각하지 마시고 저에게 군사를 주신다면, 한번 가서 반드시 우리 땅을 되찾겠습니다” 왕이 허락하였다. 출전에 즈음하여 맹세하며 말하기를, “계립현(鷄立峴)⋅죽령(竹嶺)의 서쪽 지역을 우리나라로 되돌려 놓지 못한다면, 돌아오지 않겠다!”라고 하였다. 마침내 출전하여 신라군과 아단성(阿旦城) 아래에서 전투하였는데, 날아오는 화살에 맞아 쓰려져 죽었다. (온달의) 장례를 치르려고 하였지만 관이 움직이지 않았다. 공주(公主)가 와서 관을 어루만지며, “죽음과 삶이 이미 결정되었으니, 아아! 돌아가시지요.”라고 말하자 드디어 관을 들어서 장례를 지낼 수 있었다. 대왕이 이를 듣고 비통해 했다.
『삼국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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