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관(諫官)이 상소(上疏)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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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신 등은 듣건대, 임금의 마음은 정치를 하는 근본입니다. 마음이 바르면 모든 일이 따라서 바르게 되고, 마음이 바르지 못하면 온갖 욕심이 이를 공격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존양성찰(存養省察)의 공부1)
를 지극히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1)
존양(存養)은 정(靜)할 때에 마음의 본체를 잘 간직하여 천리(天理)를 보존하는 것을 말하며, 성찰(省察)은 동(動)할 때에 인욕(人慾)이 있는가를 잘 살펴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옛날 순(舜)임금은 삼가고 두려워하였으며, 탕왕(湯王)과 문왕(文王)은 두려워하고 조심하였으니, 이것이야말로 태평성세(太平盛世)를 이룩한 근본입니다. 조금이라도 이와 달리하여 아첨하는 말을 달게 여긴다면 공광(孔光)과 장우(張禹)2)
같은 무리들이 나와 마음이 날로 안일해질 것이며, 신선(神仙)을 좋아하다면 문성 장군(文成將軍)과 오리 장군(五利將軍)3)
과 같은 무리가 나와서 마음이 날로 방탕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천하와 국가를 다스리는 자는 자기 마음을 바로잡을 것을 생각하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
2)
공광(孔光)과 장우(張禹) : 한 문제 때의 간신들로 이들 때문에 전한은 끝내 멸망하였다.
3)
문성 장군(文成將軍)과 오리 장군(五利將軍) : 한 무제 때의 방사(方士)들로, 문성 장군은 소옹(少翁)이며, 오리 장군은 난대(欒大)인데, 이들은 귀신을 부르는 방술(方術)로 유명하여 장군에 제수되었으나 뒤에 속임수임이 밝혀져 모두 죽음을 당하였다.
앞 시대의 유학자 진덕수(眞德秀)가 『대학연의(大學衍義)』4)
를 지어 경연(經筵)
에 올렸습니다. 책 첫머리에 제왕의 정치하는 순서를 싣고, 다음에 제왕의 학문하는 근본을 게재하였는데, 임금의 몸과 마음으로부터 시작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이것이 이른바 강(綱)이라는 것입니다. 맨 앞에 도술(道術)을 밝히고 인재를 변별하며, 정치하는 대체(大體)를 살피고 백성의 마음[民情]을 살피는 것은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요체입니다. 다음의 경외(敬畏)를 숭상하고 나태함과 욕심을 경계하는 것은 성의(誠意)⋅정심(正心)의 요체입니다. 그 다음에 언행을 삼하고 위엄과 예의를 바르게 하는 것은 수신의 요체입니다. 그 다음에 배필(配匹)을 소중히 여기고 내치(內治)를 엄히 하며, 국본(國本)
4)
송나라 유학자 진덕수(眞德秀)가 주자의 『대학장구(大學章句)』를 근본으로 하여 왕도 정치
를 서술한 것이다. 주자(朱子)는 일찍이 『대학(大學)』의 명명덕(明明德)⋅신민(新民)⋅지어지선(至於至善)을 삼강령(三綱領), 격물(格物)⋅치지(致知)⋅성의(誠意)⋅정심(正心)⋅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를 8조목(八條目)으로 나누었는데, 이 중 명명덕은 수기, 신민은 치인이며, 다시 격물⋅치지⋅성의⋅정심⋅수신은 명명덕, 제가⋅치국⋅평천하는 신민으로 분속시킨 바, 또한 명명덕 중에 격물⋅치지는 궁리(窮理) 공부로서 지(知)에 해당하고, 성의⋅정심⋅수신은 정심(正心) 공부로서 행(行)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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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를 가리킴
을 정하고, 척속(戚屬)]
친척을 가리킴
을 가르치는 것은 제가(齊家)의 요체이니, 이것이 이른바 목(目)입니다. 맨 앞에는 성현의 교훈이 되는 글을 게재하고 다음에는 고금의 사실을 게재하여 임금이 마땅히 알아야 할 이치와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자세히 이 책에 나타나 있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전하께서는 사저에 계실 때부터 독서하기를 좋아하셨으며, 왕위에 오르신 후에는 날마다 부지런히 강론하시니, 그 궁리(窮理)⋅정심(正心)의 학문과 수기치인(修己治人)의 방법에 대하여 진실로 이미 밝게 아시고, 익숙하게 강습하셨을 것입니다. 우매한 신들이 어찌 감히 다시 의논하겠습니까?
그러나 경연
을 설치한 후 한갓 그 명칭만 있을 뿐이었지, 나아가 강론한 적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전하의 생각으로는 반드시 ‘넓은 집과 큰 뜰 안의 어느 곳이든 모두 학문하는 곳이니, 어찌 반드시 일정한 법도에 얽매여 날마다 경연
에 나간 다음에야 학문을 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하실 것입니다.
'경연' 관련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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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신들은 생각하옵건대, 임금의 학문은 한갓 외우고 강설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날마다 경연
에 나아가 선비를 맞이하여 좋은 말을 체납하는 것은 첫째는, 어진 사대부
를 접견하는 때가 많음으로써 그 덕성(德性)을 훈도하기 위한 것이며, 둘째는, 환관(宦官)과 궁첩(宮妾)을 가까이 하는 때가 적음으로써 그 나태한 마음을 진작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더구나 창업한 임금은 자손들의 모범이 되니, 전하께서 만약 경연
을 급무로 여기지 않으신다면 후세에서 이를 핑계로 삼아서, 그 폐단이 반드시 학문을 하지 않는 데에 이를 것이니, 어찌 작은 일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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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바라옵건대, 전하께서는 날마다 경연
에 납시어 『대학(大學)』을 강론하게 하여, 격물⋅치지⋅성의⋅정심의 학문을 극진히 하시고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공효에 이르소서” 하니 임금이 이를 윤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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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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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양(存養)은 정(靜)할 때에 마음의 본체를 잘 간직하여 천리(天理)를 보존하는 것을 말하며, 성찰(省察)은 동(動)할 때에 인욕(人慾)이 있는가를 잘 살펴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 공광(孔光)과 장우(張禹) : 한 문제 때의 간신들로 이들 때문에 전한은 끝내 멸망하였다.
- 문성 장군(文成將軍)과 오리 장군(五利將軍) : 한 무제 때의 방사(方士)들로, 문성 장군은 소옹(少翁)이며, 오리 장군은 난대(欒大)인데, 이들은 귀신을 부르는 방술(方術)로 유명하여 장군에 제수되었으나 뒤에 속임수임이 밝혀져 모두 죽음을 당하였다.
- 송나라 유학자 진덕수(眞德秀)가 주자의 『대학장구(大學章句)』를 근본으로 하여 왕도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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