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대(次對)1)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영상(領相)이 바야흐로 지문(誌文)을 짓고 있거니와, 선대왕의 사업과 실적은 곧 균역(均役)
⋅탕평(蕩平)
⋅준천(濬川)이다. 탕평
은 50년 동안의 대정(大政)인데, 말을 만들어 갈 적에 단지 탕평
두 글자만 쓴다면 혼돈하게 될 염려가 없지 않다. 충신과 역적을 구분하는 데 이쪽이 옳고 저쪽이 그른 것과, 저쪽이 객(客)이고 이쪽은 주(主)인 구별을 분명하게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이광좌(李光佐)⋅최석항(崔錫恒)⋅조태억(趙泰億)을 추탈한 것도 또한 선조(先朝)의 뜻을 받든 것이다. 탕평
은 의리에 방해받지 않고 의리는 탕평
에 방해받지 않은 다음에야 바야흐로 탕탕평평(蕩蕩平平)
의 큰 의리라 할 수 있다. 지금 내가 한 말은 곧 의리의 탕평
이지, 혼돈의 탕평
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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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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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은 말한다. 태극(太極)이 있고 나서 음양(陰陽)이 있으므로 복희씨(伏羲氏)는 음양을 점괘로 풀이하여 이치를 밝혔고, 음양이 있고 나서 오행(五行)이 있으므로 우(禹)는 오행을 기준으로 세상 다스리는 이치를 밝혀 놓았으니, 물과 달의 형상을 보고서 태극, 음양, 오행에 대해 그 이치를 깨우친 바 있었던 것이다. 즉 달은 하나뿐이고 물의 종류는 1만 개나 되지만, 물이 달빛을 받을 경우 앞 시내에도 달이요, 뒤 시내에도 달이어서 달과 시내의 수가 같게 되므로 시냇물이 1만 개면 달 역시 1만 개가 된다. 그러나 하늘에 있는 달은 물론 하나뿐인 것이다.
하늘과 땅이 오직 올바른 것을 우리에게 보여 주고, 해와 달이 오직 밝음을 보여 주며, 모든 물건들이 서로 보는 것은 남방의 괘(卦)이다. 밝은 남쪽을 향하고 앉아 정사를 들었을 때 세상을 이끌어 갈 가장 좋은 방법을 나는 터득할 수가 있었다. 그리하여 무(武)를 숭상하던 분위기를 문화적인 것으로 바꾸고 관부(官府)를 뜰이나 거리처럼 환하게 하였으며, 현자(賢者)는 높이고 척신(戚臣)은 멀리하며, 환관(宦官)과 궁첩(宮妾)은 멀리하고 어진 사대부
를 가까이하고 있다. 세상에서 말하는 사대부
라는 이들이 반드시 다 어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금세 희었다 하면서 남인
지 북인
지 모르는 편폐(便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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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에게 아첨을 잘하여 총애를 받는 시신(侍臣)⋅복어(僕御, 하인이나 심부름꾼)
와는 비교가 안 될 것 아닌가 ……(중략)…… 내가 바라는 것은 성인을 배우는 일이다. 비유하자면 달이 물속에 있어도 하늘에 있는 달은 그대로 밝다. 그 달이 아래로 비치면서 물 위에 그 빛을 발산할 때 용문(龍門)2)
의 물은 넓고도 빠르고, 안탕(雁宕)의 물은 맑고 여울지며, 염계(濂溪의 물은 검푸르고, 무이(武夷)
, 달은 각기 그 형태에 따라 비춰 줄 뿐이다. 물이 흐르면 달도 함께 흐르고, 물이 멎으면 달도 함께 멎고, 물이 거슬러 올라가면 달도 함께 거슬러 올라가고, 물이 소용돌이치면 달도 함께 소용돌이친다. 그러나 그 물의 원뿌리는 달의 정기(精氣)다. 거기에서 나는, 물이 세상 사람들이라면 달이 비춰 그 상태를 나타내는 것은 사람들 각자의 얼굴이고, 달은 태극인데 그 태극은 바로 나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이 바로 옛사람이 만천(萬川)의 밝은 달에 태극의 신비한 작용을 비유하여 말한 그 뜻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또 나는, 저 달이 틈만 있으면 반드시 비춰 준다고 해서 그것으로 태극의 테두리를 어림잡아 보려는 자가 혹시 있다면, 그는 물속에 들어가서 달을 잡아 보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아무 소용없는 짓임도 알고 있다. 그리하여 나의 연거(燕居) 처소에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이라고 써서 자호(自號)로 삼기로 한 것이다. 때는 무오년(1798, 정조
22) 12월 3일이다.
2)
용문(龍門) : 황하(黃河) 상류에 있는 계곡이다. 『후한서(後漢書)』 「이응전(李膺傳)」의 주해(注解)에서는 황하 상류에 용문이라는 계곡이 있는데 근처에 흐름이 빠른 폭포가 있어 그 밑으로 물고기들이 모여들었으나 오릊 못하였으며, 만약 오르기만 하면 용이 된다고 하였다. 이로부터 용문을 오른다는 의미의 ‘등용문(登龍門)’은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여 출세를 하거나 과거에 급제함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중국 푸젠성(福建省)과 장시성(江西省) 사이의 산 이름으로 주자가 만년에 이곳에서 주자학의 체계를 세움
의 물은 소리 내어 흐르고, 양자(揚子)
양자강 또는 장강(長江). 중국 중부 지방을 흐르는 중국에서 제일 긴 강
의 물은 차갑고, 탕천(湯泉)
온천을 말하며, 중국 북경 소탕산(小湯山)의 온천과 남경 탕산(湯山)의 온천 등이 있음
의 물은 따뜻하고, 강물은 담담하고 바닷물은 짜고, 경수(涇水)는 흐리고 위수(渭水)는 맑지만3)
3)
중국 황화의 지류인 경수(涇水)와 위수(渭水)를 말한다. 이 둘은 시안(西安) 부근에서 합쳐지는데 함께 섞여 흐를 때도 맑고 흐림이 구분된다고 하며, 이로부터 시비를 분간한다는 뜻의 ‘경위(涇渭)’를 가린다는 말이 나왔다.
'정조' 관련자료
『홍재전서』권10, 서인
'서인' 관련자료
- 초계문신 제도(抄啓文臣制度) : 37세 이하 젊고 재능 있는 문신들을 의정부
'의정부' 관련자료'규장각' 관련자료
- 차대(次對) : 조선 시대 의정부
'의정부' 관련자료'당상관' 관련자료'대간' 관련자료
- 용문(龍門) : 황하(黃河) 상류에 있는 계곡이다. 『후한서(後漢書)』 「이응전(李膺傳)」의 주해(注解)에서는 황하 상류에 용문이라는 계곡이 있는데 근처에 흐름이 빠른 폭포가 있어 그 밑으로 물고기들이 모여들었으나 오릊 못하였으며, 만약 오르기만 하면 용이 된다고 하였다. 이로부터 용문을 오른다는 의미의 ‘등용문(登龍門)’은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여 출세를 하거나 과거에 급제함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 중국 황화의 지류인 경수(涇水)와 위수(渭水)를 말한다. 이 둘은 시안(西安) 부근에서 합쳐지는데 함께 섞여 흐를 때도 맑고 흐림이 구분된다고 하며, 이로부터 시비를 분간한다는 뜻의 ‘경위(涇渭)’를 가린다는 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