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청의 개혁안은 조선정부가 일본의 간섭을 배제하고 자주적으로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설치한 교정청에서 1894년 7월 18일 의정한 12개조의 개혁안이다.

1894년 1월 고부에서 봉기한 동학농민군

'동학농민군' 관련자료

이 관군을 대적하여 연승을 거두며 전라도 일대를 장악하자, 조선정부는 청국에 원군을 요청하여 농민군을 진압하려 했다. 조선정부의 요청에 따라 6월 청군이 출병하자, 일본도 동시에 조선에 출병했다. 조선정부는 6월 11일 농민군과 전주화약을 체결하고, 청일 양국에 군대를 철수할 것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일본은 청국에 공동으로 조선의 내정개혁을 추진할 것을 제의하였고, 청국이 거절하자 단독으로 조선의 내정개혁을 추진할 것을 결정하였다.

일본이 내정개혁을 요구하며 간섭하자 고종

'고종' 관련자료

은 7월 8일 윤음을 발표하여 주체적인 내정개혁의 결의를 언급하는 한편 일본측의 계속되는 내정개혁 요구에 대해 거부의 뜻을 밝히고 일본군의 철수를 요구했다. 조선정부는 1894년 7월 13일(음력 6월 11일) 국왕의 전교를 발표하고 내정개혁을 협의 실시할 특별기구로 교정청을 설치하였다. 일본의 내정간섭을 거부하고 대신 독자적으로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었다. 교정청에 소속된 관료로는 총재관에 영중추부사 및 삼정승을 임명했고, 위원으로 호조, 병조, 이조판서, 내부협판들이 임용되었다. 교정청 참여 인물들은 개혁적 성향의 관료들보다는 주로 보수적인 원로대신들이었으며, 일본이 조선의 내정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교정청 설치 다음날 각궁, 각영, 각아문 등 여러 기관이 지난 10년간에 새로 설정되었던 잡세에 대하여 폐지를 결정하고, 각도 관아에 대하여 그 조사와 실시를 명하였다. 교정청은 7월 18일(음력 6월 16일) 12개조로 이루어진 「교정청의정혁폐조건」을 정하고 이를 각 지방에 통보하였다.

개혁안의 주요 내용은 향리의 의해 자행되었던 조세 포탈, 토지에 부과되는 각종 조세를 추가하는 것, 군역, 공물·진상 부담을 가중하는 것 등 조세 수취와 관련된 폐단을 개혁하는 것이었다. 또한 지방관이나 지역의 세력가가 권력을 이용하여 토지를 부당하게 매입하거나 묘를 쓰는 것을 금지하고자 했다. 그 외에도 보부상을 칭하며 작폐하는 일, 지방 관청의 재정을 확보할 목적으로 설치한 민고를 혁파할 것 등을 정했다.

이와 같은 교정청의 개혁 내용은 지방관이나 향리의 탐학, 조세 수취의 폐단을 개혁할 것을 요구했던 동학농민군

'동학농민군' 관련자료

의 개혁안을 수용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방관의 부정부패와 조세 수취 제도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으며, 동학농민군

'동학농민군' 관련자료

이 제기했던 여타의 폐단에 대한 개혁안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이와 같이 조선정부가 교정청을 설치하고 자주적으로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일본군은 7월 23일(음력 6월 21일) 보병 제21연대를 동원하여 경복궁

'경복궁' 관련자료

을 점령했다. 이로 인해 교정청이 의정한 개혁안은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다. 일본의 강압에 따라 1894년 7월 27일(음력 6월 25일)일 김홍집

'김홍집' 관련자료

을 비롯한 개혁 관료들을 중심으로 한 갑오정권이 수립되고 개혁 추진 기구로 군국기무처가 설치되어 갑오개혁이 추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