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한국 인민 유서
오호라, 나라의 수치와 백성의 욕됨이 여기에 이르렀으니 우리 인민은 장차 생존경쟁의 와중에서 모두 없어질 것이다. 무릇 살기를 바라는 자는 반드시 죽고 죽음을 기약하는 자는 살 것이니, 제공(諸公)들은 어찌 헤아리지 못하는가? 나 민영환은 다만 한 번 죽음으로써 황은(皇恩)에 보답하고 그리하여 우리 2,000만 동포 형제에게 사죄하려 하노라. 나는 죽되 죽지 아니하고 저승에서라도 제군(諸君)들을 돕기를 기약하니, 바라건대 우리 동포 형제들은 천만 배 분발하고 힘을 써서 그대들의 뜻과 기개를 굳건히 하여 학문에 힘쓰고, 마음으로 단결하고 힘을 합쳐서 우리의 자유 독립을 회복한다면, 죽은 자가 마땅히 저 어두운 저 세상에서 기뻐 웃을 것이다. 오호라, 조금도 실망하지 말지어다. 우리 대한제국의 2,000만 동포에게 이별을 고하노라.
『대한매일신보』, 1905년 12월 1일, 「타루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