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찍이 민족과 국제평화를 위하여 1919년 3월 1일, 우리의 독립을 선언하였다. 우리는 역사적 복수주의(復讐主義)를 반복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들의 국권과 자유를 회복하려 함에 있다. 우리는 결코 일본 전민족에 대한 적대가 아니요, 다만 일본 제국주의의 야만적 통치로부터 탈퇴코자 함에 있다. 우리들의 독립의 요구는 실로 정의의 결정으로 평화의 표상(表象)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국자본주의의 횡포한 일본 정부는 학살(虐殺)‧고문(拷問)‧징역(懲役)‧교수(絞首) 등 악형으로써 우리를 대하면서 경비(警備)‧군비(軍備)‧이민(移民)‧자본(資本)을 더욱 늘려왔다. 그들의 억압정책과 착취방법은 완전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우리들의 생존권 전부를 박탈하였다. 그리하여 우리들의 피와 눈물과 통곡 소리는 삼천리를 가득 메웠고, 멀리는 도쿄(東京)‧니가다(新潟)‧남북만주(南北滿洲) 내지는 전 세계에 울러 퍼졌다. 슬프도다. 이천삼백만 형제자매들이여, 오늘에 있어 융희황제(隆熙皇帝)에 대해 궁검(弓劍)을 사이에 두고 통곡한다는 것이 과연 어떠한 감동에서 나온 것인가. 사선(死線)에 함몰된 비애로써 우리 모두 울어보자. 그러나 눈물로써 사선을 탈출할 수 없으므로, 정의의 결합을 한층 강고히 하여 평화적 요구를 더욱더 강력하게 하자. 이천삼백만 민족의 마음과 힘이 하나가 되면 광폭한 총검도 무서울 것이 못된다.
현재 세계대세는 식민지 대(對) 제국주의 군벌의 전쟁과 무산자계급 대 자본가계급의 전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제국주의 군벌에 대한 전쟁은 민족적‧정치적 해방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며, 자본계급에 대한 전쟁은 계급적‧경제적 해방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그러므로 식민지에 있어서는 민족해방(民族解放)이 곧 계급해방(階級解放)이고 정치적 해방이 곧 경제적 해방이라는 것을 알지 않으면 안된다. 즉, 식민지 민족이 모두가 무산계급이며 제국주의가 곧 자본주의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재 우리는 당면한 적인 정복국(征服國)의 지배계급으로부터 정치적 또는 경제적인 모든 권리를 탈환하지 않으면 사선에서 탈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형제여! 자매여! 눈물을 그치고 절규하자! 전 세계의 피압박민족과 무산자대중은 모두 함께 정의의 깃발을 들고 우리와 함께 보조(步調)를 맞춰 나갈 것이며, 붕괴하고 있는 제국주의의 하나인 일본지배 계급도 운명이 다하고 있다는 것은 지자(智者)가 아닐지라도 누구라도 알 수 있다.
보라! 그들 관청의 기강은 혼란에 빠져들고 있지 않은가!
그들의 정당(政黨)은 인간사냥의 도구로 되고 있지 않은가!
그들의 군비(軍備)는 살아있는 인간을 어육(魚肉)으로 만들고 있지 않은가!
형제여! 자매여! 속히 전진하자! 최후까지 싸워 완전 독립을 쟁취하자!
혁명적 민족운동자 단체 만세! 조선독립만세!
1926년 월 일
大韓獨立黨 (인)
「대한독립당 격고문」, 『齋藤實文書』 10, 高麗書林, 1990, pp.198~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