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료는 1938년 5월 3일 공포된 「국가총동원법 시행일의 건」(칙령 제315호) 및 「국가총동원법을 조선, 타이완 및 가라후토(화태)에 시행하는 건」(칙령 제316호) 등 국가총동원법과 관련된 내용이 실린 『조선총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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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보』 1938년 5월 10일자이다. 「국가총동원법」은 1938년 4월 1일 법률 제55호로 제정되었는데, 그 시행일은 칙령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었다. 이에 칙령 제315호로써 동법을 1938년 5월 5일부터 시행한다고 공포하였다. 이어 칙령 제316호로 동법을 조선, 타이완(臺灣) 및 가라후토(樺太, 남사할린)에서도 일본 내지와 동일하게 시행한다고 공포하였다. 당시 일본제국에서는 일본 본토인 내지와 식민지인 외지 사이의 법 적용이 달랐으므로, 법 시행을 동일하게 하기 위하여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었다.

일본은 1937년 7월 7일 중일전쟁을 일으켜 중국 대륙침략을 본격화하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전쟁이 장기화하자 총동원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하였다. 그 결과 제정된 법령이 「국가총동원법」이었다. 일본정부는 1937년 10월 기획원을 설치하고 중일전쟁의 확대, 육군의 군수동원 및 총동원계획 일부 실시 등을 근거로 하여 법안 입안 작업을 시작하였고 1937년 말 거의 완성하였다. 법안은 1938년 1월 중의원에 제출되었는데, 법안 제출 이유는 “근대국가의 특질에 비추어 국가총동원의 실시 및 준비에 준거해야 할 법규를 제정하고 현하 시국의 추이 및 장래 전시사변에 대비할 것을 요한다”라는 것이었다. 법안은 3월 16일 중의원에서, 3월 24일 귀족원에서 가결되었고, 4월 1일 법률 제55호로 제정되었다. 법률제정과 시행 과정에서 주도권을 발휘한 것은 일본 육군으로, 육군은 이미 1937년 5월 「총동원법 입안에 대한 의견」을 정부측에 제출한 바 있다.

「국가총동원법」은 총 50개 조와 부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조에서 “국가 총동원이란 전시(전쟁에 준하는 사변의 경우를 포함)에 국방 목적 달성을 위해 국가의 전력을 가장 유효하게 발휘하도록 인적·물적 자원을 통제 운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여 군사적 목적 수행을 위하여 국가가 인적, 물적 자원을 통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규정하였다. 제2조 및 제3조에서는 ‘총동원 물자’와 ‘총동원 업무’의 범위를 규정하였다. 제4조에서는 “정부는 전시에 국가 총동원상 필요한 경우에는 칙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제국 신민(帝國臣民)을 징용

'징용' 관련자료

하여 총동원 업무에 종사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였는데, 이것은 이후 노무동원의 근거가 되었다. 즉 이 조문에 의거하여 전시 한국인에 대한 강제동원이 실시되었으며, 1939년 제정된 「국민징용령

'국민징용령' 관련자료

」의 근거도 이 조항이었다. 제8조에서는 물자 수급조정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였고, 제10조에서는 “정부는 전시에 임하여 국가 총동원상 필요한 경우에는 칙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총동원 물자를 사용 또는 수용할 수 있다”고 하여 정부에 의한 물자 수용을 가능케 하였다. 제13조에서는 “정부는 전시에 국가 총동원상 필요한 경우에는 칙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총동원 업무인 사업에 속하는 공장, 사업장, 선박, 기타 시설, 또는 이로 전용할 수 있는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관리·사용 또는 수용할 수 있다”고 하여 필요에 따라 일본정부가 산업시설 전반을 장악할 수 있게 하였다. 이외에도 자금 수급에 관한 사항, 시설 및 기술 사용에 관한 사항, 사업 통제에 관한 사항, 직업능력 조사, 기술자 양성 등 여러 방면을 포함하고 있다.

「국가총동원법」이 공포되자, 중일전쟁 발발 후 군수산업 동원의 법적 근거로 활용되었던 「군수공업동원법」은 폐지되었다. 「국가총동원법」에 의거하여 1939년부터는 「국민징용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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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수회사법」, 「노무조정령」, 「임금통제령」 등 각종 하위법이 제정되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법령을 근거로 하여 노무자 동원 등 전시 동원이 본격화하였다.

한편 「국가총동원법」 제정 직전인 1938년 2월 「육군특별지원병령」(1938.2)을 공포하여 한국인 병력 동원을 개시하였고, 3월에는 제3차 교육령 개정을 통해 학교에서 일본어 및 일본사 교육을 강화하고 한국어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도 취하였다.

일본정부는 당시 위임통치령이었던 남양군도에서도 국가총동원을 시행하였으며, 만주국에서도 동일한 내용의 법을 제정하였다. 이와 같은 추세로 보아 당시 일본정부는 이른바 ‘대동아공영권’에 포함되는 모든 지역에서 일본의 전쟁 수행을 위한 총동원 체제 구축을 도모하였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