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국사교과서Ⅵ. 민족 문화의 발달2. 중세의 문화[4] 귀족 문화의 발달

건축과 조각

고려 시대의 건축은 궁궐과 사원이 중심이었는데,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개성 만월대 터를 보면 당시 궁궐 건축을 짐작할 수 있다. 경사진 면에 축대를 높이 쌓고 건물을 계단식으로 배치하였기 때문에 건물이 층층으로 나타나 웅장하게 보였을 것이다.

고려 전기에는 주로 주심포 양식이 유행하였는데, 13세기 이후에 지은 일부 건물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 안동 봉정사 극락전은 가장 오래 된 건물로 알려져 있고,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예산 수덕사 대웅전은 균형잡힌 외관과 잘 짜여진 각 부분의 치밀한 배치로 고려 시대 건축의 단아하면서도 세련된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고려 후기에는 다포식 건물도 등장하여 조선 시대 건축에 큰 영향을 끼쳤다. 황해도 사리원의 성불사 응진전은 고려 시대 다포식 건물로 유명하다.

고려 시대의 석탑은 신라 양식을 일부 계승하면서도 독자적인 조형 감각을 가미하여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었다. 다각 다층탑이 많았고, 안정감은 부족하나 자연스러운 모습을 띠었다. 석탑의 몸체를 받치는 받침이 보편화되었다. 개성 불일사 5층 석탑과 오대산 월정사 팔각 9층 석탑이 유명하며, 고려 후기의 경천사 10층 석탑은 원의 석탑을 본뜬 것으로, 조선 시대로 이어졌다. 지역에 따라서 고대 삼국의 전통을 계승한 석탑이 조성되기도 하였다.

승려의 승탑은 고려 시대에도 조형 예술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였다. 고달사지 승탑처럼 신라 후기 승탑의 전형적인 형태인 팔각원당형을 계승하는 것이 많고, 특이한 형태를 띠면서 조형미가 뛰어난 법천사 지광국사 현묘탑 등도 있다.

고려 시대의 불상은 시기와 지역에 따라 독특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초기에는 하남 하사창동 철조 석가여래 좌상 같은 대형 철불이 많이 조성되었다. 논산 관촉사 석조 미륵보살 입상이나 안동 이천동 마애 여래 입상처럼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 지역 특색이 잘 드러난 거대한 불상도 조성되었다. 또, 영주 부석사 소조 여래 좌상같이 신라 시대 양식을 계승한 걸작도 있다.

주심포식(柱心包式) 건물

지붕의 무게를 기둥에 전달하면서 건물을 치장하는 장치인 공포가 기둥 위에만 짜여져 있는 건축 양식

다포식(多包式) 건물

공포가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짜여져 있는 건물. 웅장한 지붕이나 건물을 화려하게 꾸밀 때에 쓰였다.
부석사 무량수전(경북 영주)
수덕사 대웅전(충남 예산)
불일사 5층 석탑(경기 개성)
무량사 5층 석탑(충남 부여)
월정사 팔각 9층 석탑(강원 평창)
경천사 10층 석탑(국립 중앙 박물관)
하남 하사창동 철조 석가여래 좌상(국립 중앙 박물관)
부석사 소조 여래 좌상(경북 영주)
관촉사 석조 미륵보살 입상(충남 논산)
고달사지 승탑(경기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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