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 군정장관의 인민공화국 부인 성명
금일 본인이 기자들에게 발표하는 내용은 각 신문 제1면에 특재(特載)할 것으로, 이는 명령의 성질을 가진 요구이다.
조선이 일본의 기반(羈絆)
굴레
에서 해방되었다는 것은 축하식, 시위행렬, 웅변대회 등을 개최하여 경축할 만한 일이다. 그리고 조선인에게 언론자유, 출판자유를 허락한 이상 미숙한 신문편집자에 의해 종종 우매경솔한 기사도 나올 수 있다. 사회의 안녕질서를 교란치 않고 치안을 문란치 않으며 조선 정부의 정연한 행정을 방해치 않는 한, 이러한 유치한 행동이 비록 노년자(老年子)가 벌인 일이라 할지라도 부운유수(浮雲流水)에 부칠 수 있을 것이다.북위 38도 이남의 조선에는 오직 한 정부가 있을 뿐이다. 이 정부는 맥아더 원수의 포고와 하지 중장의 명령과 아놀드 소장의 행정령에 의하여 정당히 수립된 것이다. 이는 아놀드 군정장관과 군정관들이 엄선하고 감독하는 조선인으로 조직된 정부로서 행정 각 방면에 있어서 절대의 지배력과 권위를 가진다. 스스로 추천하고 스스로 임명한 『관리』라든가 『경찰』이라든가 『국민전체를 대표』하였노라는 대소 회합이라든가 (자칭) 『조선인민공화국』이든가 (자칭) 『조선공화국내각』은 권위와 세력과 실재가 전연 없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고관(高官)과 대직(大職)을 참람스레 칭하는 자들이 흥행적 가치조차 의심할 만한 꼭두각시극을 하는 배우라면 그들은 즉시 그 극을 폐막하여야 마땅하다. 만일 어떤 종류의 『보안대』가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법률에 저촉하지 아니하고 유치하나마 성의껏 행동을 하였다면 이제는 해체하고 각기 직장으로 돌아가 겨울나기를 위해 필요한 식량과 의복과 주택을 확보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국내에는 정당한 직업과 공정한 급료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조선의 노무력은 반드시 겨울나기에 필요한 물자를 생산해야 할 것이다.
만일 이러한 꼭두각시극의 막후에 그 연극을 조종하는 사기꾼으로서 어리석게도 조선 정부의 정당한 행정사무의 일부분일지라도 단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마땅히 맹연(猛然)
급히
(猛然) 각성하여 현실을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연출을 당연 정지하여야 할 것이다.최근 모 신문에 조선 민중을 기만하는 기사가 있다. 이는 1946년 3월 1일에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소집하여 허위선거를 발표한 것이며, 또 그 선거에 있어서 반역자를 제하고는 18세 이상의 모든 남자와 여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자유민에게는 투표권 이상 신성한 것이 없다. 이 사리(私利)는 거짓 희망을 주면서 대중을 유도하는 자칭 정치가의 유희물이 되기에는 너무도 신성한 것이다. 이 선거권은 조선 정부가 지도한 방법과 시기에만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비법적(非法的) 선거를 제안한 개인이나 단체는 군정부에 대한 가장 중대한 방해한 반항적 행동이다. 만일 조선 민중이 새로 얻은 언론의 자유, 출판의 자유 및 다년간 받은 모든 구속에서 해방된 자유를 귀중히 여긴다면 민중의 도의적(道義的) 지도력을 한층 분발하여 이러한 어리석고 악질의 인물들로 하여금 이상 자유를 유린하지 못하게 할 때가 왔다. 조선 인민은 이런 무책임한 인물들로 하여금 국가의 안녕질서를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단연코 엄금하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이 정부가 가진 권력을 가지고 간섭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1945년 10월 10일
미군정장관
육군소장 아치볼드 빈센트 아놀드
『신조선보』, 1945년 10월 12일 「아 장관 경고의 돌격 - 신성한 자유를 선용, 조선은 군정부 밖에 없다, 아놀드 군정장관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