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있는 초등역사
  • 조선
  • 김시민
  • 김시민, 진주성을 지키다

김시민, 진주성을 지키다

<진주성(경남 진주시)>   

“많은 왜적들이 엄청나게 쳐들어온다고 합니다.”

“두려워 하지마라. 이 날을 위해 우리가 그간 준비해 오지 않았더냐. 각자 맡은 자리로 가서 준비한 대로 하면 된다.”

“예, 분부대로 준비하겠습니다.”

전투를 앞두고 성 안이 몹시 바빠졌어요. 끊임없이 몰려드는 일본군과 맞서 싸워야하기 때문이에요. 엄청난 적에 비해 가진 무기와 병사 수는 적었지만 이 힘든 전투를 승리로 이끈 장군이 있어요. 과연 그는 누구일까요?

장수의 꿈을 키우다

이 장군이 바로 김시민 장군이에요. 김시민은 어린 시절 병정놀이를 좋아했어요. 한번은 동네에서 친구들과 병정놀이를 하는데 그 앞으로 고을 원님이 행차하고 있었어요. 어린 김시민은 행렬을 막고 이야기했어요.

“이곳은 함부로 지나갈 수 없는 곳입니다.”

“허허, 이 놈 보게. 감히 이 분이 누구신데.”

“지금 한창 전쟁을 막기 위해 진을 치고 있는데, 어찌 함부로 이곳을 지나간단 말입니까?”

혼을 내려던 수행원을 뒤로 하고 이 길을 지나가던 원님은 오히려 아이를 칭찬해주었어요.

“이곳에 진이 쳐져 있는 것을 못 보았구나. 장수로서 용감하게 이야기하는 그 기백이 뛰어나구나. 앞으로 나라를 위해 훌륭한 장군이 될 수 있게 노력하여라.”

어린 김시민은 그 말을 잊지 않고 열심히 무예를 익히고 공부를 하면서 장군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꿈을 키워갔어요. 그러던 어느 날 김시민이 살던 마을에서는 큰 뱀이 나타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어요. 이 때 김시민은 활을 가져다가 그 뱀에게 화살을 쏘아 명중시켰어요. 이로 인해 김시민의 용맹함이 널리 알려졌어요.

그렇게 세월이 지나고 장성한 김시민은 25세에 무과에 응시하여 합격했어요. 마을 사람들은 우리 지역에서도 큰 장군이 나오겠다며 김시민의 합격을 축하했어요.

차근차근 군대를 정비하다

김시민은 무과에 합격하여 기분이 좋았지만 군대 사정은 말이 아니었어요. 무기들은 녹슬고 병사들은 제대로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았거든요. 이에 김시민은 용기를 내어 국방을 책임지는 높은 관리에게 이야기했어요.

“소인이 훈련원에 있는데 문제가 많사옵니다. 무기는 녹슬고, 병사들은 제대로 훈련이 안 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비책이 꼭 필요합니다.”

“지금처럼 좋은 시절에는 군대에 너무 힘을 쓰지 않아도 되는 법이다.”

“하지만 평화로울 때 전쟁을 미리 대비해야 하옵니다.”

“어허, 무엄하도다. 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우리 조선은 평화롭게 잘 지낼 수 있다!”

김시민은 높은 관리에게 간곡하게 군대를 정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높은 관리는 젊은 김시민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어요. 이에 김시민은 더 이상 이야기를 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선 사직서를 쓰고 고향으로 내려갔어요.

고향으로 내려 온 김시민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했어요. 고향에 내려와서 김시민은 낙심하지 않고 차근차근 튼튼하게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준비했어요.

다행히도 김시민의 능력을 눈여겨보았던 다른 장군이 김시민을 고향에서 불러 군사들을 맡겼어요. 김시민은 열심히 노력해서 공을 세웠어요. 그리고 1591년에는 진주판관이 되어 군사들을 훈련시키고 또 지역 백성들에게는 덕을 베풀어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어요.

진주대첩을 승리로 이끌다

김시민이 진주판관에 부임한 다음 해인 1592년 임진년 4월에 임진왜란이 일어났어요. 일본군은 방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조선군을 패배시키고 백성들을 약탈했어요.

‘드디어 왜적들이 쳐들어왔구나!’

<지리적 요충지인 진주성>   

김시민은 오래 전부터 이런 침략에 대비해 군사들을 훈련시켜 왔어요. 잘 훈련된 김시민 장군과 그 병사들은 일본군의 침략이 두렵지만은 않았어요. 김시민은 부하들과 함께 거창과 진해 그리고 창원 등을 침략한 일본군을 무찌르면서 큰 공을 세웠어요.

일본군은 잇달아 김시민 장군에게 패하면서 기가 꺾였어요. 그러면서도 경상도 남부지역의 핵심이자 호남 지역으로 가는 길목인 진주성을 공격하기로 했어요. 이를 위해 일본군 중 강력한 수만 명의 병사들을 진주성으로 이동시켰어요.

김시민도 일본군이 진주성을 공격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아쉽게도 당시 일본군과 맞서 싸워야 할 진주성에는 약 3,000여 명 가량의 군인밖에 없었어요.

“장군, 우리 병력으로는 왜적들과 맞서 싸우기 힘듭니다.”

“걱정 마시게. 우리는 오직 이 날을 준비해 오지 않았던가. 비록 병사는 부족하지만 맹훈련을 한 병사들과 또 우리를 응원하는 진주 백성들이 있네.”

김시민은 철저하게 일본군의 공격에 대비했어요. 성안에 있는 여성과 노인들에게도 군복을 입혀 야간에 횃불을 들게 했어요. 성안에 군사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서였죠. 또한 처음부터 일본군에게 활을 쏘지 말라고 했어요. 화살을 아끼면서 결정적일 때 집중 공격을 펼치기 위해서였어요. 그리고 비격진천뢰, 현자총통, 화약 등의 무기들을 준비해두면서 일본군과 맞서 싸울 준비를 했어요.

<진주성과 촉석루>   

드디어 1592년 10월, 구름처럼 많은 일본군들이 진주성을 공격하기 시작했어요. 일본군은 진주성을 완전히 포위한 채로 높은 사다리 등을 동원해서 성벽을 기어오르고 조총을 쏘면서 공격해왔어요.

김시민은 몸을 사리지 않고 직접 전투를 지휘했어요. 군사들과 백성들은 김시민의 지시를 따르며 온 힘을 다해 일본군과 맞서 싸웠어요. 이런 노력 덕분에 첫날 전투에서 승리를 거뒀어요.

“우와, 우리가 이겼다!”

진주성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얼싸 안으며 이날의 승리를 기뻐했어요. 하지만 전투는 끝나지 않았어요. 일본군은 진주성을 놓칠 수 없다며 공격을 멈추지 않았어요.

<진주대첩>   

성안의 군사들뿐만 아니라 백성들도 돌과 흙 등을 던지면서 진주성을 넘어오려는 일본군에 맞서 싸웠어요. 게다가 진주 부근에 있던 의병 부대들이 진주성을 지키기 위해 달려왔어요. 곽재우를 비롯한 의병장들은 진주성으로 지원 부대를 보내 일본군을 무찌르는데 도움을 주었어요. 김시민의 지휘 하에 수많은 사람들이 한데 힘을 모아 10배가 넘는 일본군을 기적처럼 물리칠 수 있었어요.

일본군은 조선군과 조선 백성들의 맹렬한 저항으로 진주성을 공격한 지 7일 만에 엄청난 피해를 입고 물러갔어요. 이 전투를 진주 대첩이라고 불러요. 진주 대첩은 김시민 장군을 중심으로 진주성내의 병사와 백성들 그리고 의병들이 죽기를 각오한 채 3만의 일본군을 무찌른 대승으로, 한산도 대첩, 행주 대첩과 함께 임진왜란의 3대 대첩으로 일컬어져요.

이 전투의 승리는 아주 중요했어요. 당시 진주성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기 때문이에요. 이순신 장군의 활약으로 바닷길이 막힌 일본군은 군량미가 부족한 상황에서 진주성을 넘어 호남 지역으로 가려고 했어요.

이에 김시민이 이끄는 조선군과 백성들은 온 힘을 다해 일본군이 호남 지역으로 가는 길목인 진주를 지켜냈어요. 이로 인해 조선은 임진왜란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어요.

하지만 김시민은 전투에서 일본군의 총에 맞아 안타깝게도 전사했어요. 김시민의 사망 소식은 처음에는 비밀로 했어요. 용맹한 김시민 장군이 없다면 다시 일본군이 쳐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후 상황이 안정되고 나서야 비로소 김시민의 장례식을 치렀어요.

임진왜란이 끝나고 조정에서는 진주대첩의 큰 공을 세운 김시민에게 공신교서를 내렸어요. 공신교서는 임금이 국가에 공을 세운 공신들에게 주는 공문서에요. 김시민에게 내린 공신교서를 보면 당시 김시민의 공적과 그에 따른 포상 내용이 담겨 있어요. 공신교서는 현재 국립진주박물관에 가면 직접 살펴볼 수 있어요.

사실 이 공신교서는 여러모로 소중한 유물이에요. 임진왜란 당시 상황과 옛날 문서를 살필 수 있는 연구 자료이기 때문이에요. 특히 이 공신교서는 국민들이 모금을 통해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으로 유출된 것을 되찾아 온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어요. 이로 인해 김시민 선무공신교서는 현재 보물로 지정되어 박물관에서 전시 중이에요.

김시민 선무공신교서를 통해 임진왜란 당시의 상황과 소중한 유물을 되찾아 온 오늘날의 역사를 함께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김시민 선무공신교서 중 일부>   
국립진주박물관

[집필자] 배성호

책목차 글자확대 글자축소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페이지상단이동 오류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