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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업, 명에 대한 의리를 지키다

<충렬사(충북 충주시)>   

“자네, 임경업 장군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나?”

“그걸 조선 천지에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진짜 임경업은 대단한 장군이지”

조선 시대 사람들은 소설 『임경업전』을 무척이나 좋아했어요. 임경업 장군 이야기를 읽으면서 함께 응원하고 또 슬픈 부분에서는 눈물을 흘렸어요.

사실 이 소설의 주인공 임경업은 실제 인물이에요. 임경업 장군의 이야기가 소설로 만들어지고 당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까닭은 무엇일까요?

대장부로 꿈을 키우다.

임경업은 1594년 충주에서 태어났어요. 어린 시절 임경업은 서당에 다니며 글을 익히고 말타기와 활쏘기를 하면서 꿈을 키웠어요. 그러면서 항상 친구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사나이로 태어나서 꼭 이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하는 대장부가 될 거야.”

비록 집안 형편은 넉넉하지 않았지만 임경업은 자신의 꿈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어요. 마침내 임경업은 1618년 무과에 합격해 꿈에 한발 다가섰어요. 임경업은 어릴 때 다짐한 것처럼 열심히 군사들을 이끌며 나라를 튼튼히 지켰어요.

그러던 중 1624년 나라에 큰 일이 일어났어요. 당시 임금인 인조에 불만을 품은 이괄이 무서운 기세로 반란을 일으킨 것이에요. 이로 인해 임금을 비롯해 여러 신하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어요.

당시 반란군의 기세에 놀라 임금도 군인들도 도망을 갔지만, 임경업은 스스로 자원해서 용맹하게 싸웠어요. 이후 임경업은 맡은 바 일에 충실하고 병사들을 잘 이끌어 이름을 날리고 나라에서 인정받는 장수가 되었어요. 임경업은 나라를 지키는 일을 했을 따름이라며 이후에도 평소처럼 묵묵히 군사들을 이끌며 지냈어요.

후금이 힘을 키워 조선을 침략하다

1627년 정묘년에 후금이 조선을 쳐들어왔어요. 당시 조선의 임금이었던 인조와 신하들은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도운 명의 은혜를 배신하면 안 된다며 명과 경쟁하며 힘을 키워가는 후금을 멀리했거든요.

<인조반정과 광해군의 몰락>   

점차 힘이 세진 후금은 자기 나라를 멀리하고 자기들의 경쟁 상대인 명과 친하게 지내는 조선이 영 못마땅했어요. 기회를 엿보던 후금은 광해군이 인조에게 억울하게 쫓겨났다며 조선을 공격했어요. 바로 정묘호란이에요. 당시 방어 준비가 덜 된 조정은 강화도로 급하게 피난을 갔어요. 후금의 계속되는 공격에 조정에서는 어쩔 수 없이 후금과 형제 국가임을 인정하게 되었어요.

이 때 임경업은 땅을 치며 아쉬워했어요. 강화도로 달려가 후금과 맞서 싸우려 했지만 이미 후금과 형제 국가가 되겠다는 발표를 들었기 때문이에요.

‘이 날의 치욕은 내 잊지 않겠다!’

임경업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되겠다고 다짐하면서 군사를 튼튼히 훈련시키고 성곽을 잘 관리했어요. 이런 임경업의 모습을 지켜 본 조정에서는 임경업에게 후금의 공격을 막을 수 있게 북쪽 지역을 방어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겼어요. 임경업은 이에 치밀하게 성곽을 돌보고 군사 훈련을 지휘하면서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했어요.

1636년 병자년 4월, 이전보다 훨씬 힘이 강해진 후금은 나라 이름을 청이라고 바꾸고 조선에 사신을 보내 임금과 신하의 예를 갖추라며 요구했어요. 하지만 조선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인조는 청나라 사신을 만나주지 않았어요. 결국 그해 12월 청나라 황제가 직접 조선을 공격했어요. 병자호란이 일어난 것이에요.

이 때 청의 군대는 조선의 명장 임경업이 굳게 지키고 있던 의주의 백마산성을 지나쳐 한양을 바로 공격했어요.

청의 군대가 한양으로 쳐들어오자 조선의 임금과 대신들은 깜짝 놀라 남한산성으로 가서 맞서 싸우려 했어요. 하지만 강력한 청의 군대를 막아낼 수 없었어요. 결국 인조는 항복을 하며 치욕적으로 청에 신하의 예를 갖추었어요.

사실 이 때 인조의 치욕보다 참담했던 것은 전쟁으로 죽거나 다친 조선의 백성들이었어요. 게다가 수많은 백성들이 청에 포로로 끌려갔어요. 여러모로 병자호란은 조선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어요.

<청군에게 포위된 인조>   

포로가 되고 역적이 되어도 백성들의 지지를 받다

청은 이후 조선의 군사를 동원해 명의 군대를 치려 했어요. 이에 조정의 지시를 받아 청의 명을 수행해야 했던 임경업은 눈물을 머금고 명의 군대와 전투를 치러야 했어요.

“이 글을 명나라 장수에게 전하여라.”

“장군, 너무나 위험한 일입니다.”

“아니다. 우리 군사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임경업은 명의 군대를 공격하는 것이 내키지 않았어요. 더군다나 우리 군사들이 걱정되어 명의 장수에게 미리 상황을 알려주어 서로 피해를 적게 입게 했어요. 덕분에 조선군과 명의 군대는 큰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 같은 일은 오래가지 못했어요. 그만 명의 장수와 주고받은 글이 발각되어 임경업은 청에 잡혀가게 되었어요. 그렇게 임경업은 조선에서 체포되어 수레로 끌려가고 있었어요.

이 때 임경업은 미리 준비해 둔 칼로 포승줄을 풀고 수레를 탈출하여 머리를 깎고 스님 옷을 갈아입고 절로 숨었어요. 청에서는 난리가 났어요. 임경업을 당장 잡아들이라고 호통을 쳤어요. 이에 조정에서도 임경업을 잡으려 했지만 변장을 하며 다니는 임경업을 찾을 수 없었어요.

임경업은 추적이 계속되자 보면서 명으로 떠날 것을 결심했어요. 그리하여 한강에서 나룻배에 올라 조선을 탈출해 드디어 명에 도착했어요. 하지만 임경업 장군의 부인은 청에 끌려갔어요. 임경업을 잡지 못한 조선은 청의 요청에 못 이겨 대신 그의 부인을 청으로 보낸 것이에요. 임경업의 부인 이씨는 나라에 충성한 남편은 죄가 없다며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임경업 장군은 명에 도착해서 조선의 명예를 찾고 명을 도우려 했어요. 하지만 뜻을 펼쳐보기 전에 명나라는 청에게 멸망당했어요. 이러한 기회를 틈타 청에 공을 세우려는 명 장수에 의해 임경업은 포로가 되었어요.

청에서는 임경업처럼 뛰어난 장수를 자기편으로 삼고 싶었어요. 하지만 임경업은 끝내 청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청에서는 임경업을 어찌 처리해야 할까를 두고 고민에 빠졌어요. 이 때 조선에서 임경업이 지은 죄가 있다며 임경업을 조선에 보내달라고 했어요. 임경업이 반역을 꾀해 처벌해야 한다고 한 것이에요. 청은 임경업을 직접 제거하는 것보다 조선에서 처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여 조선의 부탁을 들어주었어요.

사실 이 일은 청의 편에 선 간신들이 임경업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워 자신들의 힘을 키우기 위한 모략이었어요. 조선으로 돌아 온 임경업은 외쳤어요.

“나는 조선을 위해 이 온 몸을 바친 죄밖에 없다. 네 이놈들, 그러고서도 네 놈들이 이런 누명을 씌운 단 말이냐!”

하지만 간신들은 그를 심문하면서 결국 죽음으로 내몰았어요.

임경업 장군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온 나라 백성들은 제 일처럼 모두 원통하게 울었어요. 청나라의 힘에 눌려 그 누구도 말은 못했지만 용감하게 백성들을 위해 싸운 임경업 장군의 억울한 죽음이 마치 자신의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임경업 장군과 전기수>   

임경업 장군을 애타게 여긴 사람들은 소설 『임경업전』을 지어 임경업 장군 이야기를 널리 널리 나누었어요. 전기수(책을 전문적으로 읽어주던 사람)라는 이야기꾼들은 시장이나 골목길, 주막에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임경업 장군의 영웅담을 소리 높여 전했지요. 임경업 장군은 백성들이 사랑한 충성스러운 장군이었어요.

하지만 또 하나 생각해볼 것이 있어요. 명에서 청으로 바뀌는 시대 상황 속에서 명과의 의리만을 강조한 임경업 장군의 선택에 대해 다른 평가를 하기도 해요. 임경업 장군의 선택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집필자] 배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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