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청년총동맹
의 창립총회
'조선청년총동맹' 관련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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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선 청년 운동의 내력이 어떠한 것인지를 생각할 때 우리는 많은 느낌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유럽의 대전쟁[제1차 세계 대전] 직후 전 세계에 가득 찬 개조의 새로운 기운은 마침내 조선 민족의 가슴에 불을 일으켰고, 이 불길이 무서운 기세로 퍼져 다시 신문화 건설을 부르짖게 되었다. 이와 같은 부르짖음은 제일선으로 청년운동을 일으켰으니 이것은 조선 민족의 정치적 해방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 이와 같은 제1기의 청년 운동은 전 조선 각지에 수백 개의 청년 단체를 조직하게 만들고 사상·교육·상업 각 방면에 걸쳐 모든 의미의 초기 운동을 시도하였다. 이리하여 민족정신의 고취와 민족적 해방 운동의 선봉이 됐다.
2.
그러나 사물이 극에 달하면 뒤집지 않을 수 없는 것과 같이 조선 민족 운동의 기세가 침체된 가운데 전에 없는 번민을 맛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리하여 온 사회를 감싸고 있는 음울한 공기는 반드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불온한 움직임을 만들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분열과 모든 변동이 생겨났다. 이 가운데 『무엇』을 새로 찾지 않을 수 없으며, 찾고자 하는 이 『무엇』을 얻기까지 많은 고투를 하였다. 그 결과 일반 민중은 추상적인 측면에서 구체적인 측면으로, 부분적인 측면에서 근본적인 측면으로 문제를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리하여 비로소 대중을 기초로 하는 신사회의 건설을 목표로 한 제2기의 청년 운동이 일어났다. 많은 의심에 의심을 거듭하여 침통한 번민을 맛볼 대로 맛본 일반 민중은 이제야 과거보다 몇 배의 용기와 환희를 회복하였다. 이리하여 대동단결의 신조를 굳세게 하는 동시에 전조선청년총동맹의 기치를 든 것이다.
3.
사상과 경향을 생활의 내용과 분리하여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운동은 반드시 일반 민중이 움직이는 데 큰 힘을 발휘하리라. 아, 조선 민중의 혼란한 사상에 통일의 광명을 비추라. 그리고 생존의 위협에 자위의 활로를 열라. 그래서 대중을 기초한 최후의 해방을 향하여 돌진하게 하라. 정의의 수호를 임무로 하고 순진과 열성을 그 생명으로 하는 우리 청년 인사여, 조선 모든 민중의 총동맹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깊고 절실한지를 생각하라.
『동아일보』 1924년 4월 21일, 「조선청년총동맹의 창립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