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金九)는 임시 정부의 대변인 엄항섭(嚴恒燮)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27년간 꿈에도 잊지 못하던 조국 강산을 다시 밟을 때 나의 흥분되는 정서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나는 먼저 경건한 마음으로, 우리 조국의 독립을 싸워 얻기 위하여 희생되신 유명 무명의 무수한 선열과 아울러 우리 조국의 해방을 위하여 피를 흘린 수많은 동맹국 용사에게 조의를 표합니다.
다음으로는 충성을 다하여, 3천만 부모 형제 자매와 우리나라에 주둔해 있는 미국·소련 등 동맹군에게 위로의 뜻을 보냅니다. 나와 나의 동료들은 과거 2·30년간을 중국의 원조 하에서 생명을 부지하고 우리의 공작을 전개해 왔습니다. 더욱이 이번의 귀국에는 중국의 장개석(蔣介石) 장군 이하 각계 각층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또 한국에 있는 미군 당국의 성대한 성의도 입었습니다. 그러므로 나와 나의 동료는 중·미 양군에 대하여 큰 존경의 뜻을 표하는 바입니다.
또 우리는 우리 조국의 북부를 해방해 준 소련에 대해서도 함께 존경의 뜻을 표합니다.
이번 전쟁은 민주를 옹호하기 위하여 파시스트를 타도하는 전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전쟁이 승리하게 된 오직 하나의 원인은 동맹이라는 약속을 통하여 상호 단결 협조함에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전쟁을 앞장서서 이끌어 큰 전공을 세운 미국조차도 승리의 공로를 독점하지 아니하고 동맹국 전체에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의 겸허한 미덕을 찬양하며 한 마음으로 협력한 동맹국에 대해서도 똑같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이러한 태도는 모두 우리에게 주는 큰 교훈이라고 확신합니다. 나와 나의 동료는 각각 한 사람의 시민 자격으로 귀국하였습니다. 동포 여러분의 부탁을 받아서 노력한 결과 이와 같이 여러분과 얼굴을 마주하게 되니 대단히 죄송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나에게 벌을 주지 아니하시고 도리어 열렬하게 환영해 주시니 감격의 눈물을 흘릴 뿐입니다.
나와 나의 동료는 오직 완전히 통일된 독립 자주의 민주 국가를 완성하기 위하여 여생을 바칠 결심을 가지고 귀국했습니다. 여러분은 조금이라도 가림 없이 심부름을 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조국의 통일과 독립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불 구덩이나 물속에라도 들어 가겠습니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의 도움을 받아 여러분과 기쁘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래지 않아 또 소련의 도움으로 북쪽의 동포도 기쁘게 대면할 것을 확신합니다.
여러분도 우리와 함께 이 날을 기다립시다. 그리고 완전히 독립 자주할 통일된 신 민주 국가를 건설하기 위하여 함께 노력합시다.”
『자유신문』, 1945년 11월 24일, 「김구 주석의 스테-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