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로 본 한국사
  • 고종과 대한제국의 개혁과 좌절
  • 4. 대한제국기의 개혁사업
  • 4) 교육 개혁과 일상생활의 변화
  • 가. 공립소학교의 확대

대한제국이 수립된 이후 교육 방침은 전과 비교하여 크게 달라졌다. 갑오을미년 간의 개혁에서는 재래 교육을 부정하고 일본식 교육 제도의 도입을 통해 신식 교육 제도를 수립하고자 하였지만, 대한제국은 전통 교육의 개편을 도모하면서 신교육을 더욱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공립소학교의 증설, 실무 관료의 육성과 실업 교육의 강화 등으로 구체화되었다.

대한제국에서는 비록 공립 소학교를 증설하는 정책을 추진하였지만, 교육 재원이 별도로 마련되지 못하였다. 소학교의 설립과 운영은 대한제국 국가와 지방관의 흥학(興學) 정책과 지방 유지들의 협력에 의해 좌우되었다. 갑오개혁기에 발표한 23부 공립 소학교를 유지하다가 1896년 7월 13도제에 따라 38개 공립 소학교의 위치를 재조정하여 교원들을 임명하였다.

1898년에는 주요 도시에 공립소학교의 신설을 지원하였으며, 1900년에는 51개 지방 공립 소학교에 보조금을 지급하였으며, 사립 학교에 대한 보조금도 대폭 증액하였다. 1905년까지 설치되었던 공립소학교는 한성부 공립 소학교와 보조학교 51개교, 비보조 공립 학교 27~36개교로 되어 대폭 늘었다.

〔사료 4-4-01〕「공립 소학교의 풍경」

“초등학교, 소년기에 가르치는 정부의 공식 학교다. 사범학교 출신 교사들이 봉급을 받고(각자 맡는 학급에 따라 20~30달러의 월급을 받는다) 가르친다. 1⋅2학년 과정을 성공적으로 수료한 학생은 3학년을 다닌다. 이곳에서 공부하려는 어린이는 공교육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부모나 보호자와 함께 출석만 하면 된다. 초등학교 교육은 무상이다. 정부가 모든 것을 제공한다. 어린이들은 상급반인 3학년을 마치려면 2학년까지 수료하면 된다. 그전에 학교를 떠나면 보호자는 정부에 교육비를 보상해야만 한다. 월 2.5달러씩이다. 예전에 학생들에게 식비로 하루 50센트를 지급하기도 했다.

수업은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 한다. 그 사이 식사 시간 외에 오락이 있다. 초등학교는 시골이나 도심의 주택을 사용하는데, 보통 교사로 쓰는 집은 한 칸이다. 교사와 학생은 의자나 바닥에 앉아 수업한다. 과목 중에 도덕 기본서 읽기가 있다. 한글이나 한자로 인쇄된 책자로서, 공자와 맹자 책을 번역하거나 발췌했다. 우화적 조선의 역사, 조선과 세계의 지리, 산수의 4원칙, 즉 가감승제 등을 배운다. 교사는 각 문자의 의미와 필기를 설명하고, 학생들은 크게 소리 내어 반복한다. 학생들은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끄덕이거나 몸을 흔들면서 큰 소리로 읽는다. 이런 책 읽기는 학교 옆을 멀찍이 지나가는 사람에게도 들릴 정도다. 초등학교 첫 두 해 동안 어린이는 글자 2~3천 자와 도덕 및 기본원칙을 배운다. 부모와 조상과 친구 등에 대해서뿐 아니라 그 외 의무들도.

교사들은 항상 커다란 연수정 안경을 착용한다. 말총으로 만든 특이한 형태의 선비 모자를 쓰고, 어린 학생들의 산만한 질서를 잡고자 지휘봉을 사용한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나서 학생들은 ‘졸업증서’를 받는다. 서울에는 외국인 두 명이 운영하는 초등(상급)학교가 하나 있다. 학과목은 과학, 화학, 천문, 산수, 기하, 지리, 역사, 가사, 중국 고전 등으로 구성된다.

(출전 : 에밀 부르다레 Emile Bourdaret, 『En Cor′ee, 대한제국 최후의 숨결』글항아리, 정진국 옮김. 2009, 224~2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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